오늘은 꼭 좋은 시 볼 수 있다면
난 오늘 아침 오래전에 돌아가신 내 아버지를 만났다 . 아무 말 없이 날 물끄러미 바라보고 계셨다 . 내가 그때 그 아버지 만큼 늙은 오늘 목 늘어난 난링구 를 입고 그렇게 . . .
전처의 딸을 만났다. 우연히, 길에서 , 서로 어색했다 . 조명 꺼진 무대 ㅡ 지워지는 분장처럼 아직도, 내 딸일까,
슬퍼하는 사람 아무도 없는 장례식에서 뜨끈한 설렁탕을 먹었다 맛있었다 향은 산자들을 위해서 타오르고있었다
시외버스 종점 배웅하는 이 아무도 없는 노인이 마장동 시외버스 종점에서 버스를 탄다 새로 사 입은 듯한 하얀 모시 남방이 너무 깨끗하다 오후의 그림자 는 흙바닥에 누워있다
어머니의 기도 팔십 넘으셨던 어머니가 식사 때마다 하셨던 기도를 이제야 알았다 . 며늘아이가 끓여온 하얀 죽그릇을 두손으로 감싸쥐고 나도 기도 했다 어머니가 하셨던 그 기도를
4월의 뒷모습 / 재희 해거름 바람이 어깨를 스치고 지나가면 꽃잎 몇 장이 뒤를 돌아보듯 천천히 빈 벤치 위에 내려앉는다 더 머물 줄 알았던 햇살은 손끝에 닿을 듯 이제 한 뼘 남았다 연둣빛 하늘이 조용히 접혀 봄의 주머니 속으로 사라진다 정다웠던 날들의 온기를 남긴 채 멀어져 간다 떠나가는 끝이 아니라 다음을 위한 여백처럼
<후회> 슬픔이 있어 기쁨이 기뻤고 마음이 아파 그리움이 쌓였다 후회의 유리잔 가득 찬 그리움이 넘칠듯 찰랑인다
몰랐는데 난 늘 그 밑에 있었다
사랑? 너무 장황하게 설명마라 헷갈린다 . 다 알잖아 그개 뭔지를 그냥 하면 되는데 잘 안 되니까 문제지 자꾸 가르치려고 마라 네가 앞서가면 된다 .
가끔은 , 쌍문동 종점 방석집 젓가락 장단 노래가 듣고싶어진다 목늘어난 빨강색 낡은 쇄타 압은 나이든 막걸리집 색시 목쉰 소리로 가만, 가만 부르던 철지난 유행가 추적 추적 비내리는 오늘 저녁 같은 날은
파랑새는 있다 / 재희 언제부터인가 마음 깊은 곳에 둥지를 튼 작은 새 한 마리 숨을 고르며 다시 날개를 펼친다.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도 놓지 않는 꿈 하나 그것이 날개가 되어 다시 하늘을 밀어 올린다. 저 산 너머엔 아직 만나지 못한 내일이 있고 그곳 어딘가에 분명, 파랑새는 있다. 작은 새는 안다 지금의 떨림이 꽃이 되어 피어
같은 산에서 종달새는 노래하고 소쩍새는 운다 저녁연기 퍼지는 이때쯤이면 소쩍, 소쩍 소쩍 소리 숲속 깊이 스며들어 산 하나가 조용히 젖어든다
<쥐의 기도> 축복받은 고양이가족이 배부른 감사기도를 올릴때 쥐 구멍속에 숨어 울고있는 어미쥐는 무슨 기도를 어떻게 해야할까 둘 다 하나님이 지으신건데 , 어미쥐는 울다가 울다가 잠이 들었다
홀로 오는 봄 / 재희 우리 함께였던 그 바닷가 봄이 저 홀로 왔듯 나도 혼자 왔다. 그대 떠난 빈자리에 그 시절의 노래는 여전한데 찻잔은 하나뿐이다 식은 찻잔 속에 끝나지 않는 우리 이야기 파도가 불러주는 추억의 노래 발길이 먼저 기억하여 나를 더 머물게 하는 이 해변에 다시, 봄이 왔다. * 더보기 : 글벗과 詩人의 마당 | -
<고향집> 허물어진 대청마루 모서리 닳은 댓돌 그 위에 작업화 한짝 아직도 있다
<빈방> 저녁 햇살 들어와 벽 기대어 앉아있다 .
다리가 없었던 거제도 장승포 부두로 연락선이 들어온다 부우~~웅 고동소리 기일게 뽑으며 포구 돌아 연락선이 고개 내밀면 바닷가 작은집 대문 열리고 작은아이 걸어나와 바위위에 앉는다 따라나온 누렁이 머리 쓰담으며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할까 ,
봄에 더 아픈 까닭 / 재희 그대 없이 열두 번째 봄이 옵니다 고요한 호수 같던 마음이 그대가 떠나던 가을보다 봄에 더 아려옵니다 마음속에 남겨진 그리움의 씨앗 하나 해마다 봄이면 메마른 가슴 헤집고 그대가 자라나니까. * 더보기 : 글벗과 詩人의 마당 | - Daum 카페
나는 비를 맞고 한여름에도 감기에 걸릴 것입니다 한 이틀 방바닥에 누워 열에 들뜬 신음을 흘리다 아주 깊은 잠에 빠져 들겠지요 세상일 아무도 모르듯이 나는 여기에 있고 아무도 모릅니다 손에 든 쓸모없는 해열제를 바닥에 흘려버리고 나는 식은땀을 흘리겠지요 누군가는 핼쑥해진 내 얼굴을 보고 예뻐졌다고 지나가는 상냥한 말을 할 것입니다 나는 괜찮을 것이고 이제
4월의 시 [詩] 다시, 시작해 볼래요 / 재희 3월이 남기고 간 설렘 그 흔적 위로 꽃들은 이유도 없이 다시 피어나고 마음은 또 까닭 없이 흔들린다 특별한 약속이 없어도 어딘가로 끝없이 이어지는 길을 걸어가고 싶어진다 아무도 부르지 않았는데 자꾸만 그리운 이름들이 뒤따라온다. 괜찮다면, 함께 걸어요 다시, 시작해 볼래요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