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꼭 좋은 시 볼 수 있다면
법당 처마 풍경도 바람이 불면 흔들린다 속이 텅 ~빈 목탁 소리 가을 하늘에 스며든다
오월에 내린 비 / 재희 오월의 비는 소리 없이 마음을 타고 흘러 오래된 추억을 젖게 합니다. 마음속 깊이 추억이 된 이름 하나, 멀리 떠나온 고향길 하나, 세월 속에 접어 두었던 그리움 하나가 빗물에 젖은 꽃잎처럼 가만히 되살아납니다. 흐린 창밖에서도 그 시절 마음속 풍경은 더 또렷해져 오늘은 그리움마저 따뜻한 위로가 됩니다. 사
사는데 무슨 이유가있나 내가 모르는 어디에서 부터 알 수 없는 어디론가로 엮여나가는 인연 그 중간 어디쯤에서 난 이쪽과 저쪽을 잡고있는 사슬고리 하나 그냥그런 아무렇지도 않은 사슬 고리 하나인걸 . . . . .
우리 사랑할 시간 / 재희 오월은 햇살도 사람을 닮아 조용히 등을 토닥이는 계절입니다. 연둣빛 잎새를 스치는 바람은 말하지 못한 마음을 흔들어 깨우고, 꽃들은 피어나는 순간마다 사랑을 배우라 속삭입니다. 우리는 늘 내일이 남아 있을 것처럼 살아가지만, 사랑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사랑할 시간이 생각 보다 더 짧습니다. 부모님의 굽은 손을 한 번 더 잡아드릴
봄 돋아나는 새잎들은 알까 깊은 땅속 뿌리의 노고를
어머니 전상서 / 재희 꽃이 피는 봄날보다 먼저 내게 오신 사람, 세상의 이름보다 따뜻한 말 한마디로 나를 불러주시던 사람. 어머니. 한결같은 마음으로 늘 새벽을 품고 사신 당신 가장 먼저 하루를 불 밝혀주시던 어머니. 나를 위한 봄은 그저 오지 않는다며 아끼고 참아 낸 것들이 많아야 봄비 속에 꽃이 핀다며 어깨를 다독여 주시던,
난 오늘 아침 오래전에 돌아가신 내 아버지를 만났다 . 아무 말 없이 날 물끄러미 바라보고 계셨다 . 내가 그때 그 아버지 만큼 늙은 오늘 목 늘어난 난링구 를 입고 그렇게 . . .
전처의 딸을 만났다. 우연히, 길에서 , 서로 어색했다 . 조명 꺼진 무대 ㅡ 지워지는 분장처럼 아직도, 내 딸일까,
슬퍼하는 사람 아무도 없는 장례식에서 뜨끈한 설렁탕을 먹었다 맛있었다 향은 산자들을 위해서 타오르고있었다
시외버스 종점 배웅하는 이 아무도 없는 노인이 마장동 시외버스 종점에서 버스를 탄다 새로 사 입은 듯한 하얀 모시 남방이 너무 깨끗하다 오후의 그림자 는 흙바닥에 누워있다
어머니의 기도 팔십 넘으셨던 어머니가 식사 때마다 하셨던 기도를 이제야 알았다 . 며늘아이가 끓여온 하얀 죽그릇을 두손으로 감싸쥐고 나도 기도 했다 어머니가 하셨던 그 기도를
4월의 뒷모습 / 재희 해거름 바람이 어깨를 스치고 지나가면 꽃잎 몇 장이 뒤를 돌아보듯 천천히 빈 벤치 위에 내려앉는다 더 머물 줄 알았던 햇살은 손끝에 닿을 듯 이제 한 뼘 남았다 연둣빛 하늘이 조용히 접혀 봄의 주머니 속으로 사라진다 정다웠던 날들의 온기를 남긴 채 멀어져 간다 떠나가는 끝이 아니라 다음을 위한 여백처럼
<후회> 슬픔이 있어 기쁨이 기뻤고 마음이 아파 그리움이 쌓였다 후회의 유리잔 가득 찬 그리움이 넘칠듯 찰랑인다
몰랐는데 난 늘 그 밑에 있었다
사랑? 너무 장황하게 설명마라 헷갈린다 . 다 알잖아 그개 뭔지를 그냥 하면 되는데 잘 안 되니까 문제지 자꾸 가르치려고 마라 네가 앞서가면 된다 .
가끔은 , 쌍문동 종점 방석집 젓가락 장단 노래가 듣고싶어진다 목늘어난 빨강색 낡은 쇄타 압은 나이든 막걸리집 색시 목쉰 소리로 가만, 가만 부르던 철지난 유행가 추적 추적 비내리는 오늘 저녁 같은 날은
파랑새는 있다 / 재희 언제부터인가 마음 깊은 곳에 둥지를 튼 작은 새 한 마리 숨을 고르며 다시 날개를 펼친다.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도 놓지 않는 꿈 하나 그것이 날개가 되어 다시 하늘을 밀어 올린다. 저 산 너머엔 아직 만나지 못한 내일이 있고 그곳 어딘가에 분명, 파랑새는 있다. 작은 새는 안다 지금의 떨림이 꽃이 되어 피어
같은 산에서 종달새는 노래하고 소쩍새는 운다 저녁연기 퍼지는 이때쯤이면 소쩍, 소쩍 소쩍 소리 숲속 깊이 스며들어 산 하나가 조용히 젖어든다
<쥐의 기도> 축복받은 고양이가족이 배부른 감사기도를 올릴때 쥐 구멍속에 숨어 울고있는 어미쥐는 무슨 기도를 어떻게 해야할까 둘 다 하나님이 지으신건데 , 어미쥐는 울다가 울다가 잠이 들었다
홀로 오는 봄 / 재희 우리 함께였던 그 바닷가 봄이 저 홀로 왔듯 나도 혼자 왔다. 그대 떠난 빈자리에 그 시절의 노래는 여전한데 찻잔은 하나뿐이다 식은 찻잔 속에 끝나지 않는 우리 이야기 파도가 불러주는 추억의 노래 발길이 먼저 기억하여 나를 더 머물게 하는 이 해변에 다시, 봄이 왔다. * 더보기 : 글벗과 詩人의 마당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