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에대한 심상보의 이야기
체즈다이는 타이난에서 식물으로 만든 가방이다. 옛날에는 시장에 야채 등을 사러 갈때 사용한 가방이고 1970년대 후에 대만의 플라스틱 산업이 발전해서 대량 생산을 위해 원료를 식물에서 나일론 재질로 바뀌었다. 색상은 빨강, 초록, 파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저렴하고 내구성이 있어 대만 할머니의 뤼비통으로 불린다. 체즈다이의 색상은 각각 빨강, 초록, 파
감정인식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답안의 예시가 있는 경우와 예시가 없는 경우가 서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어떤 표정의 사진을 보고 '화난' '놀란' '어이없음'의 예시를 주면 셋 중 하나를 선택할 경우가 80% 이상이지만 사진의 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단어로 표현하라고 하면 유사한 답이 나올 확률은 50% 정도다. 사람은 어떤 단서가 쥐어주면 단서를 기준으로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던 회의나 수업이 온라인으로 대체되던 초기에는 화면에 잘 나오길 바라는 마음에 사람들은 옷도 잘 챙겨 입고 메이크업도 하고 심지어는 배경도 정리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얼마 전 참가한 웹 회의에서는 모든 참가자가 비디오를 끄고 회의를 진행했다. 사실 나는 내 비디오를 켜놓았었는데 운영자가 비디오를 껐다. 회의는 화면에 공유된 자료와 목소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사기의 이야기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알아야 한다. 사기의 이야기는 먼저 누구나 공감하고 알고 있는 현제 상황에 대한 사실을 이야기한다. 두 번째 사실에 근거해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은 기대를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기대가 이뤄질 때 기대에 참여한 상대방이 얻을 것을 말한다. 그리고 미래에 얻을 것을 미리 달라고 한다. 사람들은
어른이 된다는 건 나의 답은 갖고 있으면서 세상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세상은 항상 유동적이고 한 순간도 완전히 마감되지 않는다. 나의 답은 늘 옳지만 세상의 답과는 차이가 있다. 나의 답을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은 나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다. 하지만 나의 정체성은 세상과의 교류에서 만들어지니 항상 세상에 질문을 던져야 나의 위치를 알 수 있
단돈 만원이 아까워서 그러는 게 아니야!!라고 말하는 사람은 만원이 아까운 게 확실하다. 내가 그걸 몰라서 그러는 게 아니야!!라고 말하는 사람은 그걸 모르는 것이 확실하다. 내가 널 못 믿어서 그러는 게 아니야!라고 말하는 사람은 널 못 믿는 게 확실하다. 내가 편하자고 그러는 게 아니야!라고 말하는 사람은 자기 편하자고 그러는 게 확실하다. 생색이나
한국인이 쓰는 단어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시원하다!' '섭섭하다!' '시원섭섭하다!!' 상황에 따라 단어들의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고, '귀엽네!' '괜찮다!' '찝찝하다!' 의미의 범위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대충!' '적당하게!' '거의!'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도 이렇게 의미가 다양한데, 우리말을 새로운 용어로 사용해서 더 복잡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디자인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디자이너 때문이 아니라 제품화 과정에 관여하는 디렉터의 디렉션 때문이다. 제품화를 위한 첫 단계는 기능적인 결합이다. 소재와 핵심 구조의 구현이 가능한 기본 틀을 잡고 기본적인 설계를 한다. 이때부터 디자인이 필요하다. 디자이너의 첫 스케치는 새로운 제품의 결과물에 대략의 형태를 결정한다. 일반적인 경우, 디
디자인은 사람의 신체 크기, 움직임, 습관을 고려하여 설계되어야 한다. 좋은 디자인은 몸을 편안하게 해 주고, 고민 없이 습관적인 동작으로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러나 대중을 위한 디자인은 평균이라는 오류 때문에 완벽할 수 없다. 아무도 평균에 맞는 신체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디자인은 사람의 신체를 기반으로 하지만, 결코 어느 누구에게도
노인이 모시 재킷을 입고 '난 여름엔 이 옷이 가장 좋다!'라고 말한다. 멋있는 옷이 분명하다. 모시는 아주 좋은 여름옷 소재다. 예전엔 분명히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모시보다 좋은 소재가 많다는 것을 노인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노인은 모시가 최고라고 말한다. 이건 엄마가 끓여준 된장찌개와 비슷하다. '난 세상에서 엄마가 끓여준 된장찌개가 가장 맛있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선택 기준은 연봉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유명한 회사와 높은 연봉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뉴스에서는 청년취업문제가 심각하다고 계속 보도하고 있지만 최소한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태는 전혀 딴판이다. 나에게 졸업생을 추천해 달라는 회사는 점점 늘어가고 있지만, 아무리 공고를 띄워도 지원자는 없다. 이유는 나에게 추천을 요청하는 회사
이론은 필요없다. 경험이 쌓여 만들어진 이론은 경험하지 않은 자에게는 똑같이 적용될 수 없다. 이론을 만든 경험한 자의 시간이 지금 똑같이 전개되지 않으므로 이론대로 흘러가는 사건은 없다. 그래서 이론은 판단을 위한 참고일 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장면은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으로 저장이 가능하다. 저장된 사진을 보면서 같은 기준으로 과거 장면을 기억해 낸다. 맛은 도구를 이용해서 저장할 수 없다. 오로지 개개인의 기억에 의존해서 저장된다. 하지만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왜곡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이거 맛있지?!!"라고 의견을 묻거나 "음~ 그 맛이야!" 라고 맛의 기억을 회상한다.
BTS도 오징어 게임도 우리나라의 엔터테인먼트가 세계에서 인정받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세계에서 인정받는 우리나라 음악이나 영상이 아주 괜찮아 보이지는 않는다. 비틀스보다는 부족한 것 같고, 왕가위의 영화보다는 어딘가 감이 떨어지는 것 같다. 나는 왜 그렇게 느낄까? 곰곰이 생각해보고 내린 결론은 '지금 이시절이 나의 전성기가 아
1. 가장 좋은 대화는 경청이다. 2. 진실을 근거로 상대방의 잘못을 따지지 마라. 진실이 반드시 옳지 않다. 3. 의견을 말하지 마라. 의견은 항상 상대방과 다르다. 여러번의 요청이 있을 때만 의견을 말한다. 4. '나는 말이야~'를 하지 마라. 5. 상대방을 가르치려 하지 마라. 6. 상대방의 기분이 상하는 모든 대화는 관계를 악화 시킨다.
머리로 생각하고 판단하기 전에 몸은 몸에 저장되어있는 기억을 이용하여 창조적인 몸짓을 한다.
늙음은 회복될 수 없다. 늙어가는 속도에 익숙해질 시간이 부족하다는 건 늙어야 안다. 늙으면 늙음에 익숙해지는 방법을 빨리 찾아야한다. 그런데 늙으면 빨리 움직일 수 없다.
손님을 채우려는 욕망, 음식을 팔려는 욕망들은 수많은 간판을 내걸어 거리를 좁게 만든다. 가게들은 배를 채우고, 술에 취하고, 소리지르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를 채워주며 자신의 욕망을 채운다. 뱉어버린 침과 버려진 담배꽁초들은 거리의 욕망을 가득 채운다.
처음부터 패션디자인을 전공할 생각은 없었다. 스스로 그림에 소질이 있다고 생각해서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일을 해봐도 좋겠다는 정도의 기대로 의상학과를 지원했다. 그리고 30년이 지났다. 만족할 만큼은 아니지만 디자이너로써 꽤 훌륭한 삶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며 살았다. 그러나 점점 더 어려워지는 패션이라는 카테고리는 나의 ‘훌륭한 삶’이 가치 없는 것처럼 느껴지
기계는 스스로 오류를 만들지 않는다. - 기계는 수리(數理)를 현실화 한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기계 오류는 사람의 조작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 모든 데이터는 최초에 사람이 입력한다. 하지만 사람은 기계가 어떤 작동을 할지 완벽하게 알지 못한다. - 조작하는 사람이 조작하는 기계를 모두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계를 다루는 사람은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