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산 숨은벽 마당바위 — 단풍이 시작되는 그곳
올해도 어김없이 단풍 시즌이 찾아왔다. 작년엔 단풍철에 북한산 백운대 코스로 다녀왔는데,백운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하는 최단코스는 정상에 올라서야 비로소 단풍을 볼 수 있는 구조였다. 게다가 요즘은 북한산 등산이 워낙 인기가 많아져서정상으로 가는 길이 마치 ‘성지순례길’처럼 병목 현상이 생길 정도였다.
그래서 이번엔 조금 다른 길을 찾아보기로 했다.
“단풍을 더 가까이에서, 덜 힘들게 볼 수 없을까?” 고민하던 중, 숨은벽 코스가 단풍 명소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문제는 체력… 올해는 정말 확실히 예전 같지 않다. 게다가 숨은벽은 와이계곡만큼 혹은 그보다 어렵다는 말을 들으니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누군가 “숨은벽까지 안 가도, 숨은벽이 보이는 마당바위까지만 가도 단풍은 충분히 볼 수 있다”는 꿀팁을 알려줬다. 등린이도 충분히 갈 수 있다는 말을 듣고...그 말을 듣자마자 확신이 섰다.
“그래! 이번엔 숨은벽 마당바위까지만 가자.”
🚶♀️ 출발 — 밤골매표소에서 시작
이번 등산의 출발점은 밤골매표소였다.
양주 37번 버스를 타고 효자2통 정류장에서 내려 조금만 걸으면 입구가 나온다.
입구 근처에는 특유의 스산한 기운이 느껴졌는데, 알고 보니 굿당이 자리하고 있었다.
‘굿당이 먼저고 등산로는 나중인 느낌’이랄까.
묘한 기운 속에서 일행을 만나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 능선과 오솔길, 그리고 변주 많은 코스
초반에는 오르막이 이어지다가,
곧이어 능선 느낌의 오솔길이 나오고,
다시 오르고, 또 걷고 —
코스가 계속 변주를 주니
힘들면서도 이상하게 지루하지 않았다.
중간쯤 가니 경치도 보이고
훨씬 좋아진 느낌
“이 코스, 은근히 매력 있다.”
이런 생각이 들 무렵, 진짜 고비가 찾아왔다.
정상까지 2~300m 정도 남았을 때, 돌연 바위 구간이 등장! 그때부터는 말 그대로 진짜 등산의 시작이었다.
어느새 시야가 트이고,
“힘내라 전완근!”을 외치며 손과 발을 총동원해 올라가다 보면
슬슬 뭔가 그럴 듯한 풍경들이 보이고
이날 날이 흐리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좋아서 기분이 좋아졌다.
구름도 멋있었고
저 멀리 산자락도 잘 보였는데
이제 뭐랄까 슬슬 사람들도 잘 보이고 거의 다 왔음을 직감하는 순간
혼자 외로이 있지만 눈에 띄게 빨갛던 단풍을 발견하고
어찌나 예쁘던지 출사 나오신 분들도 찍고 계셨다고
단풍을 뒤로 하고 계속 바위를 넘고 넘어본다.
이제 마지막 이 계단을 오르면
오르는 도중에 옆에 보였던 다른 단풍들
🍂 드디어 도착, 마당바위에서 만난 숨은벽
드디어 마당바위 도착!
이곳에 서면 이름 그대로 ‘숨은벽’이 한눈에 펼쳐지고, 그 아래로 붉고 노란 단풍이 겹겹이 물든 풍경이 펼쳐진다.
나는 10월 25일에 다녀와서 이제 막 물들기 시작한 단풍을 볼 수 있었는데, 아마 11월 1~2일 혹은 11월 1주엔 가장 절정의 색감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단풍 보기...
진짜 원 없이
단풍을 만끽했다.
정말 장관이고요.
아름다운데 절정일 때 가면 더 아름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엔 꼭 시기 맞춰서 가야지...
단풍 사진을 찍다 보니, 산속 고양이 친구들도 마주쳤다. 작은 고양이들이 산에 살고 있는 걸 볼 때마다 신기하면서도 조금 안쓰럽고,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마당바위 끝쪽으로 조금 더 가면 해골바위도 볼 수 있다. 이름만큼 독특한 형태라 꼭 한 번쯤은 직접 봐야 할 포인트!
인증샷도 찍고요..
해골바위를 감상한 뒤, 슬슬 하산을 시작했다.
내려오는 길에 트랭글 앱이 꺼져버려서 기록이 완전하게 남진 않았지만,
총 거리로는 약 4.4km 코스였다.
거리만 보면 짧지만, 중간의 암릉 구간 덕분에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렸다.
참고로 힘내라 전완근 코스는 내려올 때 더 힘들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 힘들어서. 스틱이 엄청 도움 되었다. 스틱이 있다면 꼭 추천 드린다.
그래도 코스의 난이도, 풍경, 그리고 마당바위의 탁 트인 뷰까지 — 모든 게 마음에 들어서
“다음엔 단풍 절정일 때 한 번 더 오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 정리하자면
산행일: 2025년 10월 25일
코스: 밤골매표소 → 숨은벽 마당바위 (총 약 4.4km)
난이도: 보통 보다 살짝 위 (후반 암릉 주의⚠️)
포인트: 숨은벽 뷰 + 마당바위 단풍 + 해골바위
추천 시기: 10월 말 ~ 11월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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