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에서 태극기 좀 작작 흔들라고 했지.
전 세계에서 서로 다른 나라 출신 선수들이 팀으로 뛰는데 유독 손흥민 한테만 대한민국 출신임을 계속 상기 시키면 콧대 높은 영국놈들이 참 좋아라 하겠다.
반대로 생각해 봐. K리그에서 뛰는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온 선수가 팀의 주장이고 한국 선수보다 실력도 좋은데 그 나라 국민들이 매 경기마다 와서 자기 나라 국기를 계속 흔든다고. 팀으로선 여러모로 수입이 늘어서 좋으면서도 속으론 무시하겠지. 저 축구도 못하는 나라 것들. 기량만 떨어져봐라 당장 치워버려야지, 하고 이를 갈면서.
손흥민을 진짜 위한다면 토트넘 경기에선 토트넘 팬으로 응원해 줘야지, 뭐임?
리사랑 태국팬들이 하는 짓을 봐, 블핑이 아니라 계속 태국인인걸 내세우니까, 있던 정도 똑 떨어지잖아. 자기들은 리사가 태국색 드러내서 자랑스러울지 몰라도.
그런 거야. 토트넘 팬들이 손흥민이 한국인이어서 좋아하는 건가? 토트넘 선수여서 좋아하는 거지. 영국인들도 애국심 쩔어. 남의 나라에 응원 가서 무슨 추태를 보이는 거야?
태극기 안 흔들어도 손흥민이 한국인인 거 다 안다고.
손흥민은 또 얼마나 부담 됐겠어? 눈 앞에 태극기가 떡 하니 있어서. 다른 선수들은 또 무슨 생각을 했겠냐고? 나도 나라 있는데, 나도 우리나라 사랑하는데, 한국인들 참 유별나다 생각했겠지. 다들 겉으로는 웃어도 별로 기분은 좋지 않았을 거다.
영국 축구팬들 훌리건이라고 불릴 정도로 광팬들 많은데, 속으로 얼마나 꼴보기 싫었을까? 손흥민이 잘하는 걸 좋아하면서도 개인 성적보단 팀 성적에 도움되는 걸 더 원했겠지. 그나마 지금까지는 손흥민이 태도도 훌륭하고 인성도 좋아서 사랑해주고 미운 마음을 애써 눌렀을 텐데, 이번에 화내는 거 보고 속마음이 확 드러났을 것임. 어디서 화를 내? 이러면서. 원래 미국도 무시하고 자국인이 최고라고 여기는 영국인들인데.
사람 심리를 이렇게 몰라서야.
- 선택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