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안하지만 실명을 적시하며 쓴소리 좀 하겠습니다. 글이 긴 점도 미안합니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에 대해서는 작년부터 많이 불안했고, 짧은 식견이지만 비판과 대안, 투수운용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어찌어찌 그의 세이브 숫자는 늘어가고 팀이 우승까지 해버리니 저의 불안과 비판은 뭐 묻히는 게 당연했달까요.
2루타와 홈런 등 장타허용률과 볼넷출루허용률이 높고, 하이패스트볼 말고는 위닝샷이 없습니다. 150km/h 안팎의 구속은 KBO에서 이제는 평범합니다. 위풍당당하게 삼진 하나 제대로 못잡는 마무리, 밀어내기 볼넷으로 점수 주며 역전을 허용하는 마무리가 가당합니까? 칼질 못하는 쉐프와 뭐가 다릅니까.
정해영의 구속은 어찌어찌 봐준다 해도, 구위와 구종 구질은 마무리로는 역부족입니다. 중요한 건 구속보다는 구위와 구종 배합, 제구겠지요.
마무리 실패? 블론세이브요? 당연히 나올 수 있지요. 기계가 아닌데요! 그러나 반복되는 패턴이 고쳐지지 않는다는 게 문젭니다. 작년부터 그랬는데 아무 변화없이 타성에 젖어 그냥 그대로 가더군요. "오늘도 운좋게 어떻게 막아지겠지ᆢ"라는 타성에 선수와 코치 감독 모두 젖은 채 습관처럼 등판시킵니다. 어제까지 그래왔으니까 오늘도 그렇게 하는 거죠. 마치 공무원들 일하는 것 처럼.
2.
멍~~하니 있다가 습관대로 타성에 내맡긴 이범호 감독의 투수운용및 경기운영과, 특히 정해영 조상우의 수준 이하 경기력에 질려서 야구를 끊고 싶군요.
상대는 정해영 조상우를 손금보듯 훤히 꿰고 있는데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아무 변화없이 털레털레 걸어나가 처참하게 당하곤 합니다.
스마일 가이 윤영철은 펑펑 울기라도 하더군요. 절치부심의 눈물! 너무 안쓰러웠습니다. 그 어린 투수가 30cm 높이의 마운드에서 혼자 얼마나 힘들었을까ᆢ. 제 조카인양 짠했습니다.
정해영이나 조상우 이범호는 울지도 않습니다. 고개를 갸우뚱 하기만 합니다. 이범호는 인상만 한 번 쓰고요. 이런 정신상태, 훤히 읽힌지 오래인 이런 경기력으로 무슨 大타이거즈의 마무립니까. 그게 무슨 프로입니까. 상대 선수들은 다 호구고 한 수 아래입니까?
타자들이 몸 앞에 붙잡아놓고 치기에 딱 좋은 수준의 정해영 구위와 구질(구속 말고 구위)도 문제지만, 그를 계속 마무리로 기용하는 이범호 씨의 고정관념이 더 진짜 문제입니다.
전설이 되어가고 있는 삼성 오승환 선수는 40세가 되며 타자들에게 맞아나가기 시작하고 블론세이브가 잦아졌지만, 정해영은 이제 겨우 26세입니다. 경우가 완전히 달라요. 현재의 정해영 구위와 구질로는 어느 팀에서도 절대 마무리 깜이 못됩니다. 그런데도 계속 마무리로 나가 중압감에 시달리며 게임을 책임져야 하는 것은 팀뿐 아니라 정해영 자신도 망가지게 하는 겁니다. 이런 걸 모르지 않으면서도 계속 그대로 가는 게 문제의 핵심입니다.
3.
미안하지만, 이렇게 비유하고자 합니다.
1톤 트럭에 짐 3톤을 실으면 짐 배송도 안될뿐 아니라 트럭도 퍼져버립니다. 트럭을 바꿔야 합니다. 정해영은 너무 오랫동안 맡아왔고, 상대에게 속속들이 읽혔고, 여전히 단조롭습니다. 보직을 바꿔줘야 해요. 그게 감독이 할 일입니다. 제 단견으로는, 일단 5~6회 중간계투 요원이 어떨까 싶군요. (구종과 구질은 계속 연마해야 하는데, 그건 모든 투수들의 공통 사항.)
4.
7/22 광주 LG전 역전패, 많은 것을 느끼게 합니다. 인간의 고정관념이 얼마나 무서운지ᆢ!
불량품은 시장퇴출이 답이듯, 불량경기 불량선수 불량감독 불량결정권자 역시 퇴출이 답입니다.
기아의 문제가 뭔지 아십니까? 팬들이 수십 년간 변함없이 응원해주니까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는 겁니다. 고마워할 줄 모르는 건 염치가 없는 거죠. 몰염치한 것들은 멍석말이 후 동네에서 내쫓겼지요.
수십 년 찐팬분들이 많으신데 이런 말씀 꺼내서 면구합니다만, 기아 야구, 아니 야구 자체를 끊고 싶습니다. 상식이 외면당하면 더 이상 대거리하기 싫고, 상대하기 싫어지자나요. ㅠㅠ
야구만이 '저녁이 있는 삶'은 아니겠죠.
역전승의 짜릿한 기쁨과 환호, 우승의 충만감, 연승의 환희, 연패 탈출의 뭉클함과 희망, 연이은 2위 꾸짖어 돌려보내기, 어김없이 찾아와 희열에 젖게했던 '약속의 8회' ᆢ. 그간 타이거즈덕에 통쾌했고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몇 번 지니까, 기아가 선두가 아니니까 이러는 거 아닙니다. 어려운 여건임은 알지만, 타이거즈만의 아이덴티티와 근성을 느끼지 못하겠습니다. 상식적인 야구가 아닙니다. 그 실망이 너무 오래 지속됩니다. 실망이 너무 큽니다. 죄송하고 아쉽지만 저는 기차에서 내립니다. 즐거운 저녁, 저녁이 있는 삶들 되시기 바랍니다.
5.
타이거즈는 10개 구단 중 하나가 아니라, 오롯한 고유의 타이거즈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그러하기를 바랍니다. 남들이 어찌 알겠습니까. 타이거즈만의 정체성과 기운, 限, 흥, 포원을ᆢ.
졸견입니다만, 이 말씀은 드리고 싶습니다.
이범호 씨는 자질과 역량이 아직 2%, 아니 20%쯤 부족해보입니다. 전임 감독의 갑작스러운 유고로 느닷없이 감독이 됐는데 덜컥 우승까지 하고 나니 자신의 정확한 위치와 실상, 분수와 야구감각을 냉정하게 보지 못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긴, 아직 40대 초반 혈기방장한 나이니까 그렇겠지요? 세월이 그냥 흐르는 게 아니고, 경험과 혜안은 그냥 생기는 게 아닌데 말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야구는 개인 기량에 기반한 팀웤 경기이고, 육상은 아니지만 기록경기 성격이 매우 강한 종목입니다. 그러니 개별 기량 총합의 극대화와 상대에 따른 변용이 중요합니다. 당연히 용인술 역량이 결정적이지요. 감독 권한이 크고, 책임도 그만큼 큽니다. 이범호 씨의 용인술은 폭이 고르면서도 시의적절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해영이가 잘 해줘야하는데ᆢ"라고 하더군요. 그런 말은 누구나 하는 얘기이자 하나마나한 얘깁니다. 감독이 그리 말한다는 건 아무 대책이나 대안이 없다는 얘깁니다. 그저 막연히 잘 하기만을 기다리는 것, 기우제 야굽니다. 기우제는 비 올 때까지 지내면 되겠지만, 야구는 시즌 종료일이 정해져있습니다. 기우제는 중세 이후로는 하지 않습니다.
6.
김도영 선수가 천부적 재능 중 하나인 질주 능력을 잃는 게 아닌지 암울하게 걱정이 돼서, 기차에서 내리면서도 마음이 참 안좋습니다. 부디 신의 가호가 있어 그의 '5툴'이 지켜지기를 빕니다.
타이거즈와 타이거즈 팬들을 사랑합니다. 타이거즈 팬분들, 건강과 화목, 행운이 늘 함께 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아울러, 야구 보시다가 스트레스가 쌓이는 일은 적어지기를 빌겠습니다.
승패를 떠나 기백있는 야구, 상식적인 야구, 번트대는 걸 좀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야구, 본헤드 플레이는 안하는 야구를 기원합니다. ((번트는 김태군이 최고더군요. 연습하면 다 할 수 있고, 프로라면 번트도 확실히 댈 줄 알아야 합니다. 실은 번트가 매우 어려운 공격 기법이자나요. 우습게 보는 선수나 감독은 큰 선수, 큰 감독이 못됩니다.))
7.
오해마십시오. 늘 이길 수도 없고, 늘 이기라는 게 결코 아닙니다. 지더라도 '우리는 최선을 다 한 거고, 상대가 우리보다 더 잘 해서 지는' 건 흔쾌히 수용하잖습니까. 그럴 때는 상대의 선전을 축하해주고 "욕봤다"고 등 두려주는 게 타이거즈 팬들 아니십니까.
어제같이 심신의 데미지와 충격이 큰 패배에서 제발 한 가지라도 명심해 새기고, 용감하게 변화하기를 바랍니다.
타이거즈는 야구의 또다른 이름 아닙니까! 기차에서 내리지만 기아 경기 기록지는 가끔 챙겨보겠습니다. 타이거즈여 영원하라!!!
((김호령의 자신있는 모습과 활발한 스윙, 타구 비거리 향상을 본 것은 올 해의 큰 기쁨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아픈 손가락이었던 그의 변모가 지속되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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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자체가 너무 명문입니다.
댓글을 안 다는데,
내용도 문장도 너무 좋네요.
백프로 동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