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기만 봐도 팀의 윤곽은 드러난다.
개막 후 5경기, 1승 1무 3패. 숫자는 단순하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지난 시즌과 무엇이 달라졌는지 묻는다면, 선뜻 답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엔시와의 역전승의 분위기가 삼성과의 첫경기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5-2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승부로 끝난 장면은 단순한 ‘한 경기’가 아니었다.
상승 흐름을 타야 할 타이밍에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았고, 이후 흐름은 그대로 꺾였다.
결국 문제는 늘 같은 지점이다. 사소한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주저앉는 모습, 전형적인 약팀의 패턴이다.
더 큰 문제는 이 모든 과정이 낯설지 않다는 데 있다.
감독이 바뀌고, 수백억 원을 투자했지만 팀의 체질은 그대로다.
이쯤 되면 현장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프런트의 책임을 짚지 않을 수 없다.
수년간 지명한 선수들 중 제대로 터진 자원이 얼마나 되는가.
스카우팅의 실패인지, 육성 시스템의 부재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FA 영입 역시 방향성을 잃었다.
외국인 선수 영입도 최선인지 묻고 싶다.
또한,
과거 암흑기를 겪던 팀에서 데려온 선수들이 주전으로 자리 잡고 있고, 거액을 들인 계약 선수들은 2군에 머물고 있다.
리그 최고 연봉을 받는 양의지마저 시즌 초반 20타수 1안타에 머물며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개인의 부진을 탓하기 전에, 팀이 과연 시즌을 준비할 구조였는지부터 돌아봐야 한다.
현장 운영 역시 답답하다.
투수 출신 감독의 늦은 교체 타이밍, 이름값은 화려하지만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코칭스태프,
그리고 그 안에서 방향을 잃은 선수들.
겉은 화려하지만 내용은 비어 있는 팀이다.
결국 결론은 하나다.
이승엽 체제의 실패 이후, 두산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
구단주의 팀에 대한 애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지갑만 여는 방식은 더 이상 해법이 아니다. 투자와 운영은 별개의 문제다. 돈을 쓰는 것과 팀을 만드는 것은 다르다.
이제는 책임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선수도, 감독도, 코칭스태프도 아니라면 남은 건 프런트다.
뿌리 깊은 구조적 문제를 외면한 채 또 한 시즌을 흘려보낸다면,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다.
두산이 진짜 변해야 할 곳은, 그라운드 위가 아니라 그 뒤다.
- 선택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