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의 추억
감자꽃793809
댓글 0나도 어린이였다. 오늘은 어린이날이다. 어릴 때는 이 날이 그저 들뜬 하루였다. 선물을 받을 수 있고,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고, 엄마가 평소보다 조금 더 잘해주시던 날.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던 고소하고 향긋한 제과점 빵, 예쁜 양말 두어 켤레를 선물로 받고 자랑하던 날.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느 순간부터 어린이날은 나를 위한 날이 아니게 되었다. 부모의 손을 잡고 있는 어린이를 바라보며 묘한 감정을 느끼는 날이 되었다. 부러움이라기보다는, 지나온 시간에 대한 조용한 확인 같은 것? 어린 시절의 나는 지금의 나를 상상 못 했지. 아마도 훨씬 더 대단하고, 더 자유롭고, 더 의젓하게 성공한 어른을 욕심내며 기대했을 것이다. 갖가지 맛난 과자점의 주인을, 화려한 보석이 반짝이는 금은방 사장님을, 하얀 가운의 의사 선생님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어려운 시절임에도 나에게 꿈을 심어주신 엄마가 계셨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다. 약사라는 전문직으로 근 오십 년을 일하고 은퇴했으니, 확실히 성공한 삶을 살았다고 자부한다. 어린이날은 어린이만의 날이 아니라, 한때 어린이였던 모든 사람의 날인지도 모른다. 잊고 지낸 시절을 잠시 꺼내보는 날. 기대와 호기심을 다시 떠올려보는 날. 그래서 오늘은, 아주 잠깐이라도 어릴 적 나를 추억해 본다. 연세(?) 칠십을 훨씬 넘긴 할머니가 됐는데도..
댓글 0
댓글 정렬방식 선택
- 선택됨
비로그인 상태입니다 테이블에 앉아보세요!
테이블만의 핵심 기능을 확인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