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 1년 반을 사귀었고, 함께 산 지는 약 3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저는 푸들을 키우고, 남자친구는 진돗개를 키우고 있습니다. 저는 개 알러지가 있는데, 예전에 남자친구 집에서 하룻밤 자거나 할 때는 크게 문제가 된 적이 없었고, 그때는 알러지가 생겨도 그게 남자친구 강아지 때문이라고 생각도 못 했습니다.
상황을 조금 설명드리면,
• 저희는 둘 다 강아지를 침대에서 함께 재웁니다.
• 남자친구 강아지는 원래 남자친구가 출근하면 그의 부모님 집에 가 있었고, 예전에는 재택근무를 주 3회 했지만 최근 회사가 바뀌면서 매일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 같이 살기 시작하고 남자친구는 제가 평일 동안 그의 강아지를 돌봐줄 거라고 기대했고, 실제로 저는 그렇게 해왔습니다. 하지만 남자친구 부모님이 강아지를 너무 보고 싶어하셔서, 결국 일요일부터 화요일까지는 부모님 집에 보내기로 했습니다.
• 남자친구 강아지가 제 강아지를 공격적으로 괴롭히는 행동을 자주 해서, 남자친구에게 여러 번 훈련을 부탁한 상태입니다.
이사 전부터 남자친구 집에 갔을 때 강아지 털이 너무 많았고, 남자친구가 청소나 청소기 돌리는 것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같이 살기 전에 지금부터 청소기를 자주 돌리는 습관을 들여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고, 남자친구도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틀 정도만 하고 다시 하지 않더라고요.
함께 살기 시작한 후에도 남자친구는 거의 청소를 하지 않습니다. 특히 강아지 털을 전혀 관리하지 않아서 제가 계속 치우려 해도 너무 힘들고, 어느 순간부터 제 알러지가 심하게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얼굴이 가렵고, 눈·코가 가렵고 재채기가 나오고, 눈 안쪽이 붓는 느낌이 들어 어지럽기까지 했습니다.
감정적으로 얘기하고 싶지 않아서 제가 할 말을 종이에 적어 침착하게 “청소랑 청소기를 더 자주 해줘야 한다”고 읽어줬고, 남자친구도 별 문제 없이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일주일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더군요..
그러다 어느 날 아침, 침대에 있는데 알러지가 너무 심하게 올라왔습니다. 침대에 강아지 털이 너무 많았고요. 결국 참지 못하고 “이 털 좀 어떻게 해줘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고, 그제서야
남자친구가 청소기를 돌렸습니다.
그날 밤 남자친구는 회사 행사 때문에 늦게 들어왔고 저는 먼저 자려고 했는데,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얼굴과 코에 털이 계속 묻은 느낌이 들고, 씻고 누워도 피부가 간질거렸습니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시트를 세탁할 수 없어서 욕실에서 털어내고, 잠옷을 갈아입고 너무 속상한채로 잠들었어요.
다음 날 아침에도 너무 화가 나서 결국 또 싸우게 됐습니다. 왜 일주일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남자친구는 “정확히 뭘 해야 하는지 말해주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그 말 때문에 또 다투게 됐습니다.
너무 지쳐서 제가 “그럼 남자친구 강아지가 부모님 집에 일~화요일이 아니라 목요일까지 있다가 오는 건 어떠냐”고 제안했습니다.
저는 월·목에는 저도 출근해서 집에 없기 때문에, 강아지가 혼자 있는 시간도 없을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제 알러지가 너무 심하니 털을 줄일방법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남자친구 반응이 너무 과했습니다. 마치 제가 “강아지를 버려라”라고 말한 것처럼 받아들이고, 아주 강하게 거부하고 불편해했습니다.
저는 정말로 삶의 질이 떨어지고, 몸도 아프고, 알러지 때문에 매일 힘듭니다.
싸운 이후로 남자친구가 청소기도 잘 돌리고 공기청정기도 계속 켜놓는 등 많은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그게 저를 위한 배려라기보다는 자기 강아지를 우리 집에 더 오래 있게 하려는 목적 같아서 마음이 복잡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청소를 해도 남자친구 강아지가 있는 날은 항상 알러지가 심하게 올라옵니다. 며칠 전에는 눈꺼풀에 두드러기 같은 것까지 올라서 남자친구에게 보여줬는데, 오히려 짜증 섞인 표정을 지었습니다. 제가 괜히 엄살을 부리는 것처럼 느껴져서 정말 상처였습니다.
이 문제만 아니면 정말 다정하고 순한 좋은 남자인데… 이 부분 때문에 많이 힘들고 지칩니다.
최근 몇 주 사이에 이렇게까지 상황이 악화될 줄 정말 몰랐습니다. 분명히 우리 관계는 좋았는데, 이 문제 하나 때문에 감정적으로 너무 지쳐버렸습니다.
지혜와 조언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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