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껏 뭔가를 잘못 알고 있던 것 같아서요.
저는 기숙사 고등학교를 나왔습니다.
저희 기숙사는 2명이 한 방을 썼어요.
1학년 때 같이 생활한 친구는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2학년 때 룸메이트는 첫인상이 별로 안 좋았어요.
조금 날라리같은 인상에, 화장도 많이 하고.. 남친도 있는 것 같더라구요.
교칙 상 연애가 안 되긴 하지만 그래도 다들 쉬쉬해가며 할 거 다 하니까..
뭐... 첫인상만으로 판단하면 안 될 거 같아서 일단 친해져보려고 했어요.
다행히 막 나쁜 애는 아니었습니다.
좀 시끄럽고 욕을 많이 쓰긴 했지만 선을 넘진 않는 것 같았어요.
그래도 잘맞는건 아니라서 그냥 있는듯 없는듯 지냈습니다.
개학하고 한 1~2주 쯤 지났던가?
걔가 갑자기 말을 걸어왔습니다.
사실 자기가 잠버릇이 좀 안 좋다고.
요 며칠간은 크게 문제를 못 느껴서 의아했죠.
그래서 물어보니까 이갈이를 심하게 한다더라구요.
지금까지 안들렸던거 같은데 앞으로도 괜찮지 않겠냐고 다시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개학해서 신경 쓸 것도 많고 잠도 깊이 못 자서 이갈이를 하지 않았는데,
이제 긴장도 좀 풀리고 일정도 넉넉해지니까 다시 이갈이를 할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자기가 귀마개를 사줄테니 끼고 자는건 어떻냐고 물어보더라구요.
저는 거절했죠.
제가 잠귀가 좀 밝긴 하지만, 이빨 부딪히는 작은 소리가 크게 방해될 거 같지도 않았고.
게다가 저는 안대나 귀마개라면 질색을 하거든요.
다음날 아침 후회했습니다.
생각보다 소리가 엄청 크더라구요.
안 그래도 산중이라 조용한 기숙사에서.
한참 자는 중에 그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오니까 도저히 제대로 잘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제 거절한 자존심이 있는데.
하루만 더 지켜봐야겠다고 생각했죠.
그 다음날이었습니다.
안되겠더라구요.
계속 잠을 설치니까 그 친구한테 얘기를 했죠.
네 문제인데 왜 내가 귀마개를 껴야하냐고.
그랬더니 자기도 이갈이 테이프? 스플린트? 이런걸 껴보긴 했다고.
껴봤지만 자는 중에 무의식적으로 다 빼버린다고.
조금 어이가 없었습니다.
남한테 이렇게 피해를 주는데.
좀 더 노력해봐야 하는건 아닌지, 약간 짜증이 났죠.
그래서 짜증나는 마음에 딱 하루만 더 참아보기로 결정했습니다.
....결국 포기했습니다.
등을 돌리고 누워도 소리가 들려오고.
자는 친구를 도중에 깨워봐도.
몇 분만 지나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잠들어서 다시 그 소리를 내더라구요.
이불을 뒤집어쓰기도, 최대한 깊게 잠드려고도 해봤는데 딱히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 끊이지 않는 규칙적인 마찰음 때문에 노이로제까지 걸릴 것 같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귀마개를 썼죠.
불편하긴 해도 잠을 못 잘 정돈 아니니까요.
걔는 미안하다고 매점에서 이것저것 사줬던 거 같습니다.
2학년 룸메이트는 그 뒤론 별탈없이 지냈고, 3학년 땐 다시 만날 일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 의문점을 말해보자면...
저는 대학교도 기숙사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올해 짓궂게도, 이갈이를 하는 사람을 또 만나게 되었고요.
그런데.... 제가 들어왔던 이갈이 소리와 너무 다르더라구요.
규칙적으로, 절대 끊이지 않고 들려오는 가가가각거리는 무기질적인 소리가 아니라, 불규칙적이고 단발적인 드드드득, 거리는 소리였습니다.
약간 의구심이 생겨 저의 2학년 룸메이트와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한테 연락을 해보려고 했습니다.
아쉽게도 연락이 닿진 않아서... 여기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이갈이는 보통 어떤 소리가 나죠?
출처: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napolitan&no=1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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