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나는 부엌에서 분주히 움직이며 물었다. “오늘 하루 어땠어?”
남편은 내 말을 무시하고는 서류가방을 바닥에 내던진 뒤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냈다. 늘 그랬듯이.
“저녁은?”
나는 주방 카운터 위에서 똑딱거리는 타이머를 가리켰다. 미트로프가 완성되려면 20분이 더 필요했다.
“‘요렇게 예쁜 자기가 뭘 요리하고 있지?’ 라고 말해주는 게 맞을 것 같은데.” 나는 농담처럼 말을 꺼냈다.
“나 오늘 피곤하니까 그만 좀 해.” 그 이는 맥주를 들이키며 한숨을 내쉬었다. “다 되면 부르기나 해.”
“알았어, 여보.” 내가 말했다. “저녁 먹고 깜짝 선물이 있어.”
“그러던지.”
그 말을 남기곤 그 이는 비디오 게임을 하러 위층으로 올라갔다. 요즘 남편이 신경 쓰는 건 저녁 식사뿐인 것 같았다. 배만 채우고 나면, 나와는 더 이상 엮이고 싶어하지 않은 듯 했다. 뭔가 분명히 그 이를 괴롭게 하는 게 있는 듯 했지만, 남편은 입을 열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괜찮았다.
저녁 식사가 준비되자, 나는 밑 층에서 그 이를 불렀다. 식탁은 완벽했다. 레몬그라스와 샬롯을 함께 익힌 콜리플라워, 마늘 콩피를 곁들인 구운 감자, 그리고 메인 요리로는 내 비법 레시피로 만든 근사한 미트로프.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요리였다. 그 이가 혹시나 알아채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지만, 남편은 접시를 보지도 않고 핸드폰에만 시선을 고정한 채 그냥 먹기 시작할 뿐이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그저 식사 소리만 들리던 15분간의 어색한 침묵의 시간이 지나고,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미트로프 어때?” 내가 물었다.
“좋네.” 그는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내 선물 궁금하지 않아?” 나는 슬며시 미소 지으며 말했다. “힌트 줄까?”
“뭘 원하는 거야, 로즈?” 남편은 무심하게 케첩이 묻은 다른 조각을 접시에 담았다. “내가 네 생일 잊어먹은 것도 아니잖아, 아냐?”
남편의 말이 가슴을 찔렀지만, 나는 내색하지 않으려 애썼다. 몇시간 동안이나 마음 속으로 할 말을 연습해 왔으니까.
“사실, 얘기하고 싶은 게 있었어.” 나는 말했다. “우리 아기 말이야.”
남편의 씹던 입이 멈췄다. 그 이는 늘 아버지가 되고 싶어 했다. 하지만 6개월 전, 나는 임신 20주차에 유산했고. 의사들은 다시 시도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얘기했었다.
“내가 그 얘기 꺼내지 말라고 했지!”
“하지만 나는 해야겠어.” 나는 말했다. “그 애는 내 아이기도 했잖아.”
“너가 애를 못 낳으면,” 그는 마지막 남은 미트로프를 입에 우겨 넣으며 말했다. “우린 더 이상 할 말은 없을 것 같... 으악!”
남편은 이를 부러뜨릴 뻔한 정도로 단단한 무언가를 깨물었다. 그 이는 조심스럽게 그것을 입 안에서 꺼냈고, 곧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을 제대로 이해치 못한 눈치였다.
“이거 그...?” 그 이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배고프면 냉동실에 남은 게 좀 있어.”
배꼽 피어싱.
남편의 불륜 상대가 하고 있던 바로 그거였다.
남편은 충격에 입을 틀어 막은채, 드디어 몇 달 만에 처음으로 나를 격정적으로 바라보았다.
“이게 그거야? 너 돌았어?” 남편은 소리쳤다. “이게 너가 말한 깜짝 선물이냐고?!”
“당연히 아니지.”
아 드디어 관심을 가져주는구나.
“걔 임신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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