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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괴담회
어머니는 나를 곱게 키워 잡아먹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아는게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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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나를 곱게 키워 잡아먹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습니다.

 

 

 

"나는 너를 곱게 키워 잡아먹을 거야.

훗날 네가 번듯하고 건강한 어른이 되면,

그 몸을 솥단지에 우겨넣고, 사골 째로 푹 고아먹을 거야."

 

 

 

그 말이 처음 나온 건, 아마도 내가 세 살 무렵이었을 겁니다.

 

제가 기억하는 제일 어린 시절부터, 그 기묘하고도 잔혹한 농담을 어머니는 입버릇처럼 반복하셨어요. 

 

 

 

처음 들었을 땐 울었어요. 

 

그 자상하고 상냥하던 어머니가 입이 귀까지 죽 찢어진 붉은 눈 오니로 변해 나를 솥 째 잡아먹는 꿈을 매일 꿀 만큼 무서웠습니다. 어머니가 부엌에서 작게 달그락 소리라도 내면 난 어린 마음에 진짜로 오늘 내가 끓여지는 게 아닐까 벌벌 떨었습니다. 

 

어머니는 그 기묘한 농담을 습관처럼 반복하셨어요. 그런데 이상하죠. 끔찍한 소리도 너무 자주 들으니까, 나중엔 그저 식은 밥처럼 식상하게 느껴졌어요.

 

그러다 어느날 저도 이렇게 대답했죠.

 

"그러시지요, 어머니."

 

그렇게 우리 둘은 식은 맨 밥을 퍽퍽 퍼먹으며 짠 듯이 동시에 웃었습니다.

 

어쩌면 괴로움밖에 없던 시대에 끔찍함밖에 남지않은 모녀의바보같은 농담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어머니는 말씀하신 것은 꼭 지키는 분이었습니다. 

 

아무리 하찮은 말이라도, 한 번 입에서 나왔으면 그 말은 돌처럼 내려앉아 세월을 깎아냈습니다.

 

한 번 입 밖으로 나간 말은 그저 말이 아니라, 그분에겐 맹세였고, 저주였고, 운명이었습니다.

 

 

 

그래서 약속은 거의 하지 않으셨어요. 우린 약속을 쉽게 지킬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니까요.

 

그런 어머니가 나에게 한 유일한 약속은, '너를 곱게 키워 잡아먹겠다"'는 것 뿐.

 

그 약속을, 어머니는 정말이지 무섭도록 지켰습니다.

 

 

 

 

 

나는 곱게 자랐습니다.

 

먼지 한 톨 묻지 않은 살결, 볕에 조금도 그을리지 않은 피부. 언제나 데운 물에 목욕하고, 쓴 약차를 마시며 자랐습니다.

 

나는 정말, 어쩔 땐 귀한 짐승처럼, 어쩔 땐 유리병 안의 곤충처럼 아주 귀하게 자랐습니다.

 

그것은 돌봄이라기보단, 관리라고 보는 게 맞았을까요?

 

마치… 도축 전의 준비처럼.

 

 

 

 

 

“너는 고운 살이니까. 여린 살은, 아궁이에 들어가야 제 맛이 나거든.”

 

 

 

그 말은 어린아이 겁주듯 장난스런 여느 짓궃은 농담처럼 들렸습니다. 하지만 해가 거듭될 수록, 그 말은 농담이 아니라 예정된 행사, 어쩌면 혼인보다도 큰 축제처럼 다가왔습니다.

 

마치, 사람 하나를 삶아먹는 것이 전통이고 의무인 양.

 

어머니에게 잡아먹힌다는 건 이미 나에겐 받아들일 수 밖에 없던 운명이었어요.

 

 

 

 

 

어머니는 제가 10살 때 본인의 눈구녕을 맨 손가락으로 파냈습니다.

 

뜨거운 불에 그을린 듯, 괴로운 고통에 미친 듯 몸을 떨면서도 어머니는 독하게 제 눈알을 파내 그걸 입에 집어 넣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제가 '왜 그런 짓을 하셨냐'고 뒤늦게나마 물었을 때,

 

어머니는 나를 잡아먹는 것을 기다리다 허기를 못 이기고 제 눈을 먹은 거라고 고백했습니다.

 

그래서 제 어머니는 아직도 한쪽 눈이 불구이지요. 

 

어머니의 흉측한 얼굴과 기행은 작은 마을에 금방 소문이 퍼졌고 덕분에 그 후론 아무도 어머니를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제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 남자의 손도, 외부의 눈도 닿지 않은 채, 아주 곱고, 아주 순하게, 아무것도 모르게 자랐습니다.

 

내 손은 부드럽고 연하며, 내 뼈는 곧고 말갛습니다.

 

내 숨은 들숨마다 향이 섞였고, 내 땀은 쑥과 천궁 냄새가 났습니다.

 

귀한 것을 먹고, 불편한 일은 제 손으로 하나 하지 않으며 이렇게 자랐습니다.

 

오로지 어머니에게 잡아먹힐 그 날만을 기다리며...

 

 

 

그리고 그날, 어머니는 새 솥을 꺼내셨습니다.

 

그 무쇠솥은 정말 컸습니다. 나는 허리를 숙여 들여다보았고, 그 안엔 맑은 물과 한 줌의 소금이 바닥에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습니다. 오늘이 그날이구나.

 

 

 

“넌 내 살이야. 내 뼈고. 내가 낳은 것 중 제일 고와.”

 

 

 

그 말은 울음처럼, 존재하지 않는 신께 뱉는 마지막 기도처럼 터져 나왔습니다. 나는 무릎을 꿇은 채, 그 연기를 들이마시며 생각했습니다.

 

아, 어머니는 정말…나를 지켜내셨구나.

 

 

 

나는 눈을 감았습니다. 그리고 그 안이 따뜻하리란 걸 믿었습니다.

 

 

 

 

 

 

 

 

 

 

그리고, 익었습니다.

 

내 살이 익는 감각은 처음엔 나른했고, 나중엔 뼛속까지 저렸습니다. 피부가 벗겨지는 것 같기도 하고,뼈가 말랑해지는 것도 같았습니다.

 

내 눈시울이 뜨거운 것이 눈알까지 삶아지는 고통인지, 끝내 울 수 없던 눈물인지 몰랐습니다.

 

 

 

그러다 문득, 더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분명 우리는 그때 다섯 식구였습니다. 

 

다정한 어머니, 강한 아버지, 듬직한 큰 오라버니,  장난꾸러기 작은 오라버니, 귀여운 막내딸인 나. 

 

제법 넉넉했고, 논은 바다처럼 넓었고, 쌀은 흘러넘쳤습니다. 작지만 풍요롭고 따뜻한 마을이었습니다.

 

 

 

황금빛 논에 하얀 깃발이 꽂히고, 모시 천 위로 붉은 피가 터지던 순간이 기억납니다.

 

붉은 피는 세상에서 가장 잔혹한 태양이 되어 우리 논을 순식간에 말라죽였습니다.

 

 

 

아버지는 돈을 많이 벌어오겠다는 약속을 어겨야했고

 

첫째 오라버니는 편지할게, 라는 약속을 어겨야 했습니다.

 

둘째 오라버니는 몸을 사리며 숨어 있겠다는 약속을 한지, 글쎄요.  벌써 그 약속이 7년이 되었군요.

 

덕분에 우리 다섯 식구는 어느덧 우리 둘만 남았습니다.

 

딸을 잡아먹겠다고 약속한 어머니와, 나만.

 

 

 

그 사이 제 이름 석자는 어느덧 낯설은 일곱 글자가 되었습니다.

 

그 길고 우습던 이름도 이제는 익숙해졌습니다.

 

 

 

 

 

저희 동네엔 분명 제 또래의 소년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소녀가 더 많네요. 

 

그런데 소녀는 또 처녀가 되면 마을에서 사라졌습니다. 

 

어머니는 사라지고 싶지 않아 제 눈을 파 먹었습니다.

 

 

 

 

 

어머니, 어머니 같은 사람이 또 있나 봐요.

 

소년은 그대로 잡아 먹고 소녀는 다 큰 처녀가 되면 잡아 먹나봐요.

 

어머니는 단지,

그 방법을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철저히 선택했을 뿐이겠지요.

 

 

 

 

 

나는, 지금도 이 창 없는 방에서 다시 익어가고 있습니다.

 

손끝이 아직도 물속에 있는 것처럼 무디고, 눈꺼풀을 감으면, 언제나 김이 오릅니다.

 

그 속에서 어머니 얼굴이 피어오릅니다.

 

나는, 어머니가 그토록 지키려 했던 ‘고운 살’로, 지금도 삶아지고 있습니다.

 

 

 

 

 

 

 

 

 

 

 

 

 

 

 

 

 

 

 

 

「娘は私が食べた‼‼!」

「奪われなかった‼‼ 私が守ったんだ‼‼!

 

「コイツの家、焼け。記録から消せ。こんな腐った血、帝国にはいらん。」

 

 

출처: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napolitan&no=35850&page=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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