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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괴담회
엄마가 겪으셨던 실화들
요야햐
댓글 4

엄마한테 들을 때 신기했어서 심심하기도 하고 해서 써 봄

1. 어릴 때
엄마가 연탄 세대셨음 초등학생 때 친한 친구분이 연탄 사고로 돌아가셨는데 그 후로 꿈을 하나 꾸셨다고 함 꿈에서 친구분이 ㅇㅇ아 우리 집에 놀러 가자! 이러면서 집에 초대를 하셨는데 그 친구 집 대문 앞에 서니까 들어가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하심 친구는 대문 안쪽에서 계속 들어오라고 하고 엄마는 대문 안쪽이 너무 어둡고 무서워서 망설이다 잠에서 깨셨다고 함 외할머니께 말씀드렸더니 외로워서 너 데리러 왔나 보다 하고 넘어가셨다고...

2. 부정타다
엄마가 서울에서 사시다 충청도에 있는 시댁으로 오셔서 첫째 언니 낳으심 애 낳고 며칠 안 됐는데 아빠가 갑자기 장례식을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셨다고 함 친할머니랑 엄마가 애 낳은 지 얼마 안 돼서 부정 탄다고 가지 말라고 극구 말렸지만 아빠 똥고집 발휘하셔서 기어코 다녀오셨다고 그 후로 갓난쟁이 언니 몸에 알 수 없는 발진이 올라오고 밤낮 없이 울기 시작함 충청도에 있던 온갖 병원 다 돌다 못해 서울까지 와서 병원이란 병원은 다 데리고 다녔는데 왜 그러는지 알 수 없었다고 함 이유는 모르지 애는 아프지 안절부절하는데 동네 어르신이 네 남편이 부정타서 그렇다면서 자정에 측간 가서 애 놓고 싸리비로 애 쓸어주면 괜찮을 거라고 알려 주심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시도하니까 바로 다음날 애 두드러기도 들어가고 울지도 않았다고

3. 신내림
어느날 친할머니가 엄마한테 유명한 박수무당이 있다고 애비 몰래 점 보러 가자고 하심(아빠가 종교 관련된 거 집 뒤집어질 정도 전부 싫어하심) 엄마는 너무 답답해서 알겠다고 하고 첫째 언니를 업고 점 보러 가셨다고 함 점집 가는 길목에 있던 시장에서 아기 신발을 팔고 있었는데 평소 같았으면 그냥 지나쳤을 걸 왜인지 그 신발이 너무너무 예뻤다고 함 고민할 것도 없이 홀리듯이 사서 점집에 가셨다고... 그 후로 그걸 숨겨놨어야 했는데 아빠가 그걸 발견하셨고 어디서 났냐고 물어봄 친할머니가 엄마 감싸면서 당신이 무당집에 가자고 했고 그때 산 신발이라고 말씀하셨다고 함 그런 데 돈 아깝게 왜 가냐고 집 뒤집을 줄 알았던 아빠가 대뜸 그랬냐고 하면서 당신도 거기 가겠다고 하셨다고 함 엄마랑 친할머니는 놀라셔서 알겠다고 하고 그 무당을 다시 찾아갔는데 무당이 아빠를 보더니 신내림을 받아야 한다고 하셨다는 거임 아빠는 또 난리도 안 치고 꽤 큰 돈을 주시면서 날잡고 굿판을 벌렸다고 함 문제는 굿이 끝날 때까지 아빠는 그냥 앉아 계셨다고 함 무당이 지쳐 떨어져 나갈 때까지... 엄마가 무당이 사기꾼이었나 싶어서 굿 끝난 아빠한테 아무렇지도 않았냐? 물으니 “누가 날 막 일으켜서 뛰라고 시키는데 내가 참았다”라고...

4. 영혼 결혼식
아빠 쪽 형제(큰아버지인지 작은아버지인지는 기억 안 남)가 이른 나이에 돌아가셨는데 총각으로 죽은 한이 너무 커서 영혼 결혼식을 시켜 줘야 한다고 무당이 말했다고 함(3번의 그 무당임) 그래서 날을 잡고 무당 집 앞마당에서 영혼 결혼식을 진행하기로 함 십 분인가 좀 지나니까 맑았던 하늘이 갑자기 흐려지기 시작하면서 비바람이 엄청 불었다고 함 무당집 옆에 대나무를 심어놨는데 그게 꺾일 것처럼 흔들렸다고 함 바람은 점점 더 심해져서 지붕 슬레이트까지 떨어져 나갔고 무당이 결국엔 오늘은 안 되겠다며 다음에 하자고 말하는 그 순간 바로 바람이 그쳤다고 함 알고 보니까 그 상대방 여자가 이미 영혼 결혼식을 몇 번이나 한 상태였다고

5. 꿈
위 얘기보다 좀 긺 엄마랑 나는 같은 방에서 자고 엄마는 매일 알람 없이 7시 전후에 일어나셔서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심 나는 그 소리 듣고 설핏 잠에서 깼다가 다시 잠들고 나중에 엄마가 기도 끝나면 깨워서 같이 준비하고 출근함 그날은 이상하게도 알람이 울려 놀라서 깬 날이었음(엄마도 나도 알람 자체가 없음) 나는 잠결에 ‘엄마가 알람을 맞췄나?’ 하고 다시 잠드려는데 갑자기 나한테 “알람 어떻게 들어가?”하고 핸드폰을 주는 거임 그래서 알람 화면 띄워주고 다시 엄마한테 핸드폰을 돌려드림 그때 본 화면에는 8시 알람 밖에 없었고 그마저도 안 울리도록 꺼져있었음 엄마는 핸드폰을 한참 보다가 기도 시작하시길래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말음 그리고 나중에 말씀해 주신 게 당신이 꿈을 꿨는데 꿈에서 지인이 정말 용한 무당이 있다며 산속에 있는 무당집을 가자고 했다고 함 그런데 그 무당집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못 기다리겠다 싶으셔서 혼자 산을 내려 오셨다고 함 다 내려와서 나한테 전화하려고 보니까 핸드폰을 무당집에 두고 오셔서 그거 가지러 다시 산에 오르는데 엄마의 지인이랑 무당집에서 대기하던 사람들이 우르르 내려오더란 거임 마주친 지인이 “여긴 내려오는 길이라 사람이 많으니 다른 길로 올라가라 거긴 사람이 없어 올라가기 편할 거다“하셨다는 거 엄마는 그 지인이 알려 준 길로 올라가셨는데 문득 ‘내가 지금 신발을 안 신고 있다’는 걸 깨달으셨다고 함 뒤를 돌아보니까 신발을 벗어두고 산을 올라가고 있던 거임 다시 내려와서 신발 신고 또 산을 올라가는데 아무리 올라가도 무당집이 안 보였다고 함 와중에 어디서 온 건지 흙탕물이 무릎까지 차기 시작함 물은 차지 무당집은 안 나오지... 답답해서 지나가던 사람한테 얼마나 더 가야 무당집이 나오냐 물으니 그 사람이 “조금만 더 올라가면 기와집이 있는데 그 집이 절이에요”했다고 함 그 말을 믿고 또 한참을 올라갔는데 기와집은 못 찾고 무슨 카페 같은 데가 나와서 거기 들어갔더니 왼쪽에 한무리 오른쪽에 한무리 나뉘어서 뭔가를 먹고 있었다고 함 그 사람들한테 가서 “핸드폰 좀 빌려 줄 수 있냐?” 물으니 아무도 대답을 안 하더라는 거임 엄마가 계속 사람들 붙잡고 물으며 다니니까 카운터에 있던 사람이 대뜸 “생년월일 적어달라”고 했다는 거 어디 쓸 곳도 없고 그게 왜 필요하지 싶어서 “쓸 곳이 없는데요?” 하니까 “아무 데나 좋으니까 써 달라”고 계속 요구했다는 거임 엄마가 써 주고 싶어도 도저히 쓸 데가 없어서 망설이고 있으니까 결국엔 카운터에 있던 사람이 쓰다 만 종이 같은 걸 줬고 거기에 생년월일 쓰려고 하는 순간 알람 울려서 깼던 거라고 함 그게 명부에 이름 올리는 거였는데 누가 도와준 거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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