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이 시려워지는 저녁, 주전자에 물을 올렸다. 찻잔에 김이 피어오르자 마음까지 데워지는 기분이다.
알람을 꺼버리고 다시 눈을 감았다. 평소 같으면 죄책감이 들 텐데, 오늘은 왠지 마음이 편하다. 창밖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이불 위에 따뜻하게 번진다. 잠깐의 늦잠이 하루를 여유롭게 만드는 묘한 마법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