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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오름
하얗게 불태웠기에 더 기억에 남을 한라산 여름 산행🏞️💦
또루뀨막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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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한라산은 열 번 가까이 다녀온 것 같은데, 재밌는 건 여름엔 한 번도 안 갔다는 거다.

왠지 여름에 가면 너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늘 피하게 됐던 것 같다. 그러다 우연히 마인드셋 영상 몇 개를 보다가 괜히 의욕이 불타올라서, 충동적으로 한라산 산행을 다녀왔다.

 

한라산 성판악 코스

지난 5월 관음사를 운동하듯이 다녀왔었는데

https://table.cafe.daum.net/p/2883384945/458577480535798528

계속 머릿속에 든 생각은 만약 성판악 코스를 그렇게 운동처럼 다녀오면 얼마나 걸릴까 궁금했다. 물론 성판악이 총 거리가 2킬로 이상 더 길기 때문에 아마도 7시간 정도는 걸릴 거라고 충분히 예상은 할 수 있었는데 그래도 생각해보면 흔히 보통 사람들은 관음사 코스보다 성판악 코스를 쉽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래도 시작은 6시간을 목표로 열심히 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사실 난 관음사 코스가 더 쉽다.)

일단 5시 3분 성판악탐방안내소에서 등산 시작! 진짜 아무 생각 없이 걷고 계속 걸음. 물 마실 때 빼고 쉬지 않기로 한다.

1시간 7분 정도 만에 속밭대피소 도착 (4킬로 도달, 획득고도 309미터)

속밭대피소까지는 경사가 평이한 수준이다. 이때 최대한 시간을 당겨놓으면 좋다. 

가급적 60분 초반대면 더 좋다. 이미 이때는 여기서부터 조금씩 생각보다 늦어진 기분이다.

 

 

또 열심히 무브무브한다.

이떄부터는 환해지기 시작한다. 랜턴을 가방에 넣고 ㄱㄱ

진달래 대피소 도착, 2시간 15분 만에 진달래 대피소 도착, 획득고도 586미터, 총 거리 7.47km

 

진달래 대피소에서는 약 5분에서 7분 가량 쉬기로 한다. 정확히는 쉬는 게 아니고 정비이다.

등산 스틱을 꺼내고,

팔토시와 카프 슬리브를 착용하고,

그리고모자의 차양을 장착하고 

이런 정비의 시간!

 

그리고 함께한 일행이 준 아르기닌 섭취는 덤.

 

그렇지만 사실 나의 체력은 여기까지였다. 남은 거리가 약 2.5킬로 가량밖에 안남았는데

이때 다시 출발하면서 뭔가 잘못 됐음을 느꼈다.

 

 

난 완전히 퍼졌구나.
내 체력은 여기까지구나.

 

만약 혼자 간 거라면 진짜 포기하고 내려올 생각이 들 정도로 그냥 너무 고달펐다. 등산을 하면서 힘들다는 생각은 들었어도 아예 퍼졌다는 기분은 든적이 없다. 그 어떠한 산을 가도... 그런데 이번엔 그냥 완전히 퍼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함께온 일행이 있기에 일단 포기하지 않고 가본다.

그리고 1시간 가량을 더 올랐다. 그리고 드디어 경치가 보인다. 아마 저기는 서귀포 어딘가일 것이다. 그리고 좀 더 가서

800미터를 앞두고 일행을 먼저 보내고 (일행은 쌩쌩했다.) 이때부터 혼자만의 전투를 시작하기로 함

30미터 오르고 30초 쉬기를 반복

이때부터는 열심히 에어팟으로 노래를 듣고 쥐어짜기 시작했다. 보통 나는 러닝할 때도 노래를 들으면 힘이 날 정도로 노래의 힘을 믿는데 이게 완전 퍼져버린 상태에선 노래도 소용 없다는 걸 그제서야 깨닳게 되었다.

거의 뭐랄까 혼자만의 싸움을 계속해갔다.

그리고 드디어

드디어 인간 승리 8시 50분 정상 도착, 누적고도 1,089미터, 3시간 47분만에 정상 도착.

2시간 15분에 진달래 대피소에 도착했는데 아무리 10분 정도 쉬었다고 치면 나머지 2.5킬로를 1시간 32분 걸리게 올라갔다는 것이다. 급격한 페이스 저하였지만 암튼 올랐다.

 

자주 오는 한라산이지만 인증샷은 찍어야쥬....

(꿀팁....한라산 정상에 9시 이전에 오면 사실상 줄 1도 안 서고 인증샷 찍기 가능.)

그리고 마주한 백록담

따봉도 날려주고요.

 

좋은 건 더 가까이 봐야한다고 배웠습니다만...

처음 만나는 여름의 한라산 백록담 풍경

정상에서 커피랑 행동식 (초코바 같은 거) 먹어주고요.

참고로 지금 한라산 데크 교체가 진행 중이다.

그리고 데크 교체 과정에서 분실된 휴대폰들이 발굴이 된다고...

암튼 커피도 마시고, 목적도 달성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내려가본다.

처음에 분명 6시간 컷, 6시간 컷, 7시간 컷으로 미션을 변경했지만 아예 체력이 올인이 난 뒤로는 그냥 안전 하산을 목표로 내려가 본다. 

올라갈 땐 없던 구름이 등장해서

더 웅장했던 한라산

구름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도 들고...

 

암튼 정말 정말 지루했는데 거의 안 쉬고 내려갔다.

다리가 이미 털릴대로 털려버린지라 하산 시에 마음처럼 빨리 갈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7시간 40분만에 겨우 하산.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럴 수 있지..)

그리고 오늘의 결론

앞으로 한라산은 관음사 코스만 가는 걸로 (겨울엔 살짝 고민해야하겠지만)

그냥 완등을 기념하여 인증서도 뽑아주고~

 

한라산 여름 산행 끝!

 

-여름 산행이라서 특별히 더 덥고 그런 건 없던 거 같다. 생각보다 시원했음. 이른 시간에 가기도 했고, 의외로 코스의 2/3가 숲이여서 그렇게 덥지는 않음

-다만 체력이 다른 계절에 비해 확 줄어든다는 기분이 들긴 함. 

-정상의 햇볕은 무시무시하게 뜨거움 (종이도 태울 듯한 햇볕이긴함. 다만 바람도 같이 불고 있었음)
-그래서 선글라스와 차양이 있는 모자 필수임.

-무조건 얼음물 2병 이상. 이왕이면 3병이면 좋음 (얼음이 금방 금방 녹음)

-그렇게 물을 마셔도 화장실을 안가도 될 정도로 섭취한 물이 땀으로 증발함

-여름 한라산에선 주로 행동식 위주로 추천. 이미 입맛이 집 나가기 때문에 애써 컵라면이나 핫앤쿡 김밥 같은 거 싸와봤자 먹어지는 게 쉽지 않음. 이번엔 아예 행동식이랑 커피만 챙김 (굿 초이스)

-성판악탐방안내소 안에 삼다수 자판기 있음 (카드 가능. 500원) 내려와서 시원하게 삼다수 1병 드링킹 괜찮은 듯

-정상 인증서는 하산하면서 혹은 탐방안내소 도착 최소 30분 전에 인증하길 추천. 인증 확인이 되야 출력이 가능. 금액은 천 원. 

-주차료는 정액제이다.

-탐방안내소에 무인 락커가 있다.

 

 

 

⛰ 한라산 (1,950m) — 성판악 코스

• 총 거리: 약 19.2km (왕복)
• 소요 시간: 7시간 40분 소요
• 코스: 성판악탐방안내소 → 속밭대피소 → 진달래밭대피소 → 백록담 정상 → (원점 회귀)
• 코스 특징
 - 초반: 완만한 흙길과 데크길
 - 중반: 돌계단과 화산암 지형
 - 진달래밭 이후: 경사 급함
 - 정상(백록담): 기상 조건 따라 시야가 크게 달라짐 (백록담에 물이 없을 수도 있음)
• 참고 사항
 - 한라산은 탐방예약제 시행 중 (탐방 전 사전 예약 필수)
 - 여름에도 이른 아침 출발 시 하산까지 무난히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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