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보훔전, 전반 8분에 있었던 김민재의 놀라운 클리어링 장면은 그냥 보면 진짜 대단한 피지컬로 연출한 기적같은 장면이지만, 좀 깊게 따져보면 '아직 불완전한' 맨마킹 위주의 피지컬을 앞세운 콤파니 식 수비전술의 한계가 드러난 장면임.
일단 해당 상황을 자세히 보면, 김민재는 상대 패스 타이밍에 '멈칫'하는 게 보임. 왜냐, 상대의 패스를 보면 살짝 높고 긴 로빙볼인데, 이걸 김민재는 상대 공격수가 장신인 190cm 대 선수니까 당연히 헤딩경합 노리고 패스를 높게 띄운거라 생각했거든. 그러니 앞으로 뛰어나가며 점프 하려고 한 거임. 하지만 김민재 생각보다 패스는 더 높고 길었고, 아차 하는 그 순간, 상대 공격수 브로신스키는 살짝 몸을 뒤로 뺐다가 달리기 시작함. 그 패스는 실수가 아니라, 첨부터 헤더 경합을 노린 게 아닌, 수비와 키퍼 사이에 떨궈서 속도경합 시키는 패스였던 것.
즉, 상대는 첨부터 약속된 플레이로, 일부러 아리까리한 높이의 롱패스를 이용해서 앞으로 볼을 보내, 빅 앤 스몰 투톱 조합의 빅에 해당하는 브로신스키가 헤더경합이 아닌, 김민재의 뒷공간을 노리는 '침투'를 한다는 전술을 들고 나왔다는 거임. 뮌헨 수비진은 그 상황에서도 오프사이드 트랩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걸, 분데스리가 꼴찌 팀 보훔조차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전술이지. 그리고 이후로도, 비슷하게 김민재의 뒷공간을 노리는 시도는 계속 있었음. 다 막히긴 했지만.
뭐, 무실점으로 끝났으니 된 거 아니냐 할 수 있음. 하지만 뮌헨은 리그는 물론이고 챔스 우승을 노리는 팀이고, 상대들은 당연히 큰 만큼 속도도 느린 브로신스키 정도가 아니라, 김민재나 우파메카노와 속도 싸움이 가능한 빠른 스트라이커나 윙어 자원들을 다 가지고 있음. 그 경우에도 김민재가 계속 이길 수 있을까?
물론 콤파니의 노림수는 이해가 됨.
맨시티와 같은 포터백 전술, 센터백 성향이지만 빠른 속도가 있는 DF를 김민재 우파메카노 양 옆에 배치해서, 그들의 커버공간을 줄이고 각자 개인 능력으로 상대를 압도한다는 발상은 호불호는 갈리더라도 충분히 쓸 수 있는 전술임. 하지만 그를 위해 영입한 레프트 풀백 이토 히로키가 부상으로 이탈한 데다, 사실상 라이머 대신 주전 라이트백 맡아야 할 게헤이루 마저도 아직 오른쪽 적응이 덜 되어 헤롱대서 라이머가 계속 나와야 하는 지금 상황에서는, 리그 중하위권 팀과의 경기에서 조차도 김민재 우파메카노가 노쇠한 노이어 앞의 공간 전체를 시합 내내 커버하긴 힘듬.
특히나 리그 최강 상대로는 내려서는 팀들 많은 세리에나 프리미어 리그와는 달리, 리그 내의 거의 모든 팀이 뮌헨 상대로도 전방압박 펼치는 분데스리가 특성상, 미들에서 삐끗해서 볼 뺏기면 바로 역습이고 뒷공간 노리는 패스 들어옴. 이걸 아직은 콤파니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이토 - 김민재 - 우파메카노 - 게헤이루' 라는 완전체 포터백 라인도 아닌, 김민재 우파 조합만 가지고 다 이기겠다는 건 좀...
플랜 B를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음.
- 선택됨
- 현재 페이지1
삐딱이/머저리는 그냥 입 닫아. 멍청한 거 티내지 말고.
난 김민재 개인의 수비능력은 세계 최고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내가 쓴 글이나 댓글에서도 계속 이야기를 해왔음. 문제는 김민재 개인능력이 아니라, 그걸 감독이 어떻게, 어떤 전술로 활용하느냐의 문제라는 거다.
멍청하면 공부부터. 알겠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