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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를 내려오는 투수들에게ᆢ>
책갈피속꽃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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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왕창 내주거나 대위기에 처해 마운드를 내려오게 될 때 고개 떨구거나 쭈뼜거리지 마시라. 이진숙 씨 처럼 뻔뻔하게 뻣뻣해도 좋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지만, 죄인처럼 쥐구멍 찾는 표정 짓지 마시길ᆢ. 최선을 다 한 거 모두가 압니다.

 

모두가 늘 잘 던질 수는 없죠. 천하의 그 선동렬도 만루홈런도 맞고, 블론 세이브를 한 적도 있어! 최동원도 만방으로 깨진 적이 얼마나 많은데ᆢ.

 

운이나 능력 부족은 미안해할 일이 아닙니다. 성의를 능력과 같이 거론하는 게 말이 안될 정도로, 성의가 중요합니다. 성의를 다 했으면 됩니다. 그 성의는 객석에서 다 보입디다. 

 

당신에게 강판을 통지하러 온 투수 코치가 당신의 야구 선배겠지만, 굽신거리지는 마세요. 그 사람에게 당신이 잘 못한 게 뭐지요? 당신은 그 코치나 감독의 사람이 아니에요. 강판당하는 순간 가장 속 상한 사람이 당신인데, 왜 전령사에게 사죄해야 하죠? 감독에게도 사죄하지 마세요. 미안하다고 말 할 사람은 투수인 당신이 아니라 강판을 통지하러 온 전령삽니다.

 

미안해 하지마세요. 다음에 잘하면 되지요. 아니, 다음에 꼭 잘 하지 못해도 돼요. 최선을 다 하면 돼요. 그러니 고개는 숙이지 마요. 

 

팬의 기대에 미흡했다는 의미로 관객들께 모자 벗어 짧게 아쉬움과 예의를 표할 수는 있겠지요. 한국에서 그렇게 하면 '완전 또라이' 취급받겠지만, 그래도 죽을 죄를 지었다는 양 고개 숙이지는 맙시다. 

 

마운드의 고독과 마운드로의 시선 집중을 누가 알랴ᆢ. 30cm 높은, 그러나 뙤똥한 산에 혼자 올라가있는 듯할 그 느낌ᆢ.

 

우리는 늘 최선을 다 하자나요. 당신이나 당신을 보는 사람들이나 늘 열심히 살지요. 원형 탈모증이 생길 정도로. ㅠㅠ 그러니 기 죽지 마시길ᆢ. 

 

패전처리용 투수라는 말은 정말 잘못된 말입니다. 있어서는 안 되는 말이지요.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쓰고는 있지만, 버려야 할 말입니다. 패전처리용 투수란 없습니다. 패전처리? 지기 위해 나온다? 말도 안되는 망발. 다 투수고 똑같이 귀한, 다 같은 사람입니다. 

 

애 썼어요. 푹 쉬고 힘 내길!

 

#이세상의모든투수들에게 #기아타이거즈 #두산베어스 #KBO #최동원 #선동렬 #오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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