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5위 하려고 야구하는 거 아니다.”
박정원 구단주의 올 시즌 첫 인삿말이다.
분명 올 시즌, 이승엽 전 감독과 구단주 모두 우승을 목표로 했다.
외국인 용병부터 팀 자체 FA 계약까지 전력 보강과 선수 관리에 아낌없는 지원을 해왔고,
이제 성적만 내면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승엽 체제의 23, 24시즌 성적을 지켜본 팬이라면,
과연 25시즌에 큰 기대를 걸 수 있었을까?
이승엽 전 감독도 3년차, 나름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결국 6월 2일자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사실 작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패배 후 사퇴했더라면 모양새라도 나았을 텐데,
3번째 시즌 성적은 참담했다.
시즌 초 9위, 최종 순위 역시 9위였다.
이승엽 감독 선임은 분명 실패였고, 이를 영입한 구단주의 책임 또한 피할 수 없다.
구단주 위에 아무도 없으니 스스로 사퇴할 수도 없는 구조이고,
구단 사장이나 단장에게 책임을 묻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구단주는 이렇게 ‘똥만 싸놓고’ 끝나는 것인가? 다음 감독은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스타 선수 출신이나 지도자 경험 없는 출신을 선택하면, 앞으로 감독이 되기 어려운 길을 스스로 닦는 셈이다.
이후 83경기를 조성환 감독 대행이 이끌었다.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답답했던 주전을 2군으로 내리는 시도는 신선했다.
서바이벌식 라인업 운용도 흥미로웠다.
그러나 프로는 결국 성적으로 말한다. 대행 체제 성적은 38승 45패, 승률 0.458로
정식 감독 승격 최소 기준인 5할에도 미치지 못했다.
조대행이 가장 정식 감독선임에 가깝긴 하지만,
제대로 된 감독 선임이 지금 가장 중요하다.
암튼
올 시즌을 앞두고 투입된 자원은 막대했다.
김재환 FA 4년 115억
양석환 4+2년 78억
홍건희 2+2년 25억
외국인 용병 280만 달러
양의지 152억
정수빈 포함
그럼에도 팀 성적은 9위였다. 결론은 명확하다. 4, 5위를 노리려 한 것이 아니라,
9, 10위를 노리려 한 야구였다.
참담하다.
더 큰 문제는 내년 시즌, 이 전력이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올 시즌 많은 젊은 신인 선수들이 1군 경험을 쌓았지만,
일부는 팀이 망가져서 기회를 얻었을 뿐 실력으로 얻은 것은 아니다.
평상시 화수분 두산이라면, 2군에서 열정을 보여준 신고선수들이 1군에서 미러클 신화를 만들곤 했다.
그나마 눈에 띈 건 시즌 막판 활약한 박지훈 정도다.
필승조 구축도 시급하다. 현재 불펜으로는 두산을 우승권에 올려놓기 어렵다.
내년 시즌, 두산은 확실한 원투 펀치,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외국인 용병,
우타 거포와 필승조 구축 등 모든 부분에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누구나 말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현실적으로 필승조와 한 방을 날릴 우타 거포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제 두산다운 야구는 사라졌다. 밑바닥을 경험했으니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지만,
타 팀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구단주님아, 내부 FA만 잡지 말고 쇄국정책을 버리고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
또한, 김태룡 단장은 언제까지 함께할 것인가?
요즘 트렌드에 맞는, 머리 좋은 단장을 선임할 때도 되었다. 안에서만 봐왔기 때문에 외부에서
베어스를 바라본 시선도 필요하다.
뿌리 깊은 나무, 이제 잘라야 한다.
리그에서 6년 이상 우승하지 못했다면, 프런트에도 책임이 있다.
- 선택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