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투수 놀음이지 않는가?
프로야구에서 모든 팀은 시즌 전 ‘우승’을 목표로 준비에 들어간다.
특히 외국인 선수 영입에는 막대한 비용과 노력이 투입된다.
메이저리그 출신, 유망주 출신 등 각종 경력을 내세우며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하지만, 결과는 늘 ‘복불복’이다.
기대대로 활약해주면 더할 나위 없지만,
부진하거나 의외의 선수에게서 포텐이 터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두산 베어스 역사 속에서 성공적인 외국인 선수들을 떠올리면,
타자는 우즈·에반스·페르난데스,
투수는 니퍼트·린드블럼·알칸타라·미란다·후랭코프·보우덴이 먼저 생각난다.
니퍼트, 린드블럼, 알칸타라는 2~3시즌 이상 팀과 함께하며 에이스 역할을 해줬고,
미란다·후랭코프·보우덴은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떠났다.
이처럼 외국인 투수 하나가 팀을 멱살잡고 끌어올리면 ‘5강 진입’은 가능하다.
하지만 올 시즌 두산은 외국인 투수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잭 로그가 9승을 거두긴 했지만 임팩트는 부족했고,
콜 어빈은 실망스러운 활약을 보였다.
로그가 올해 경험을 바탕으로 10승 이상을 기록하며 내년에 재계약에 성공할지는 미지수지만,
구단의 스카우트 능력을 고려할 때 재계약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반면 어빈은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외국인 타자 케이브는 평가가 갈린다.
성격 좋고 허슬 플레이는 합격점이지만,
결국 중요한 건 팀 공헌도다.
그나마 팀에서 안타도 많고 시즌 막판 홈런 수가 늘어나고는 있으나,
‘풀타임 메이저리거’라는 이름값에는 못 미친다.
이상적인 기준을 타율 0.320, 100타점, 20홈런 이상이라 본다면,
케이브의 재계약은 50대50이다.
무엇보다 두산에는 ‘우타 거포’가 절실하다.
양석환의 불안정한 타격, 김재환의 끝물 하락세, 양의지의 고군분투만으로는 부족하다.
잠실을 활용한 발 빠른 야구로는 우승이 어렵다는 것은 이미 증명됐다.
결국 정석대로 1번은 출루율 좋은 선수, 2번은 안타 생산력과 진루타,
그리고 중심타선은 한 방이 있는 거포로 채워야 한다.
다른 팀을 보라. KIA는 소크라테스가 있었고,
삼성은 디아즈, LG는 오스틴으로 우승했고 또 수년간 우승을 노리고 있다.
KT 역시 외국인 선수들이 조금만 더 받쳐줬더라면
우승권 전력으로 손색이 없었을 것이다.
두산 역시 내년도 외국인 선수 구성이 성패를 좌우한다.
젊은 선수들이 올해 경험을 쌓았다고 해서 곧바로 정상급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는 위험하다.
결국 팀 성적을 좌우하는건 외국인 선수 영입과 그들의 활약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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