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한화전, 어제 LG전. 두 경기 모두 다 잡은 승리를 눈앞에서 놓쳤다. 조성환 감독 대행 체제에서 팀이 분명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는 방식”은
여전히 너무도 익숙하다.
특히 1점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지 못하고 역전패를 당하는 패턴은 고쳐지지 않고 있다.
어제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후반 양의지가 홈 아웃 처리 후 굳이 1루에 송구할 필요가 있었을까? 타자 주자가 박해민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금 더 신중했어야 했다.
무엇보다 뼈아픈 문제는 불펜 운용이다. 조 대행 역시 이승엽 전 감독 시절과 마찬가지로, 흔들리는 투수를 적시에 교체하지 못하고 방치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김태형 전 감독은 볼넷 하나만 줘도 투수를 교체하거나, 다음 타자를 상대로 볼 하나만 더 던져도 교체할 정도로 투수 운영에 있어선 단호했다.
하지만 조 대행의 운영은 아직 미숙하다. 어제 김택연은 진작 교체됐어야 했다. 현재 그가 1군 필승조의 역할을 맡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의문이다.
1이닝에 볼넷 2개는 기본이고, 피안타율 역시 높은 상황에서 매이닝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투수를 끝까지 끌고 가는 건 ‘믿음’이 아닌 ‘방치’다.
이쯤 되면 고민이 필요하다. 현재 불펜 구성으로는 시즌을 끌고 가기 어렵다.
이영하, 고효준, 박신지, 박정수, 김택연, 박치국 지금의 불펜진은 경기 후반 리드를 지켜낼 수 있는 무게감을 갖추지 못했다.
오히려 구위가 뛰어난 선발요원을 불펜으로 돌리는 선택이 필요해 보인다.
최원준을 다시 선발로 복귀시키고,
예를들어,
곽빈을 마무리로 돌리는 방식이 시즌 중반 이후 반전을 꾀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다.
무려 3시간 넘게 앞서가다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역전패. 팬 입장에선 허무할 수밖에 없다.
불펜이 경기를 망치는 패턴은 이승엽 체제나 조성환 체제나 변하지 않았다. 야수 출신 감독이기 때문에, 투수의 심리나 감각을 세밀히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1볼 상황에서도 불안해 보이면 과감하게 교체해야 한다. 그게 ‘감독의 용기’이자 ‘경기 운영’이다.
분명, 끌려가던 경기를 따라붙고, 집중력 있는 장면도 많아졌다. 이는 조 대행 체제의 긍정적인 변화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무너지는 불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똑같은 역전패는 반복될 것이다.
조성환 대행의 파격과 실험은 분명 신선하다. 하지만 아직 그 영향력은 불펜까지 닿지 못한 모습이다.
그래서일까. 투포수 출신의 감독, 우승 경험이 있는 지도자에게 팬들의 시선이 다시 향하고 있는 현실이다.
감독만 아쉬움으로 잠못이루나?
팬들 또한 이런 경기 놓치면 잠이 안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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