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 김연식
가을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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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벼랑 끝 뿌리가 드러난 소나무나
아스팔트 귀퉁이 시름하는 잡초나
죽음이 엄습해 오는 병자가 살고자 하는 모습은 닮아있다
눈을 떠 휘청이는 다리에 힘을 모아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디며 긴 호흡 토해내는 사람 모습은 슬프지만 위대하다
비좁고 험준한 틈 연약한 촉수를 들이미는 잡초에 느껴지는
힘의 의미는 골수까지 파고들어 육신은 희망을 품으려 꿈틀거린다
비틀리고 잘린 나무의 끈적이는 피 얼마만큼 흘려야 할까
얼마나 아파해야 살아갈 수 있는 것일까
잡초는 밟히고 쓰러져도 태양을 바라보며 내일의 꿈을 꾼다
일어서기 위하여, 빛을 잃지 않으려 생명을 지닌 모든 것들은
몇 번을 쓰러지고도 일어서려고 몸살을 앓아야 한다
하늘을 보면
빛없는 어두운 밤하늘 별은 더 빛날 것이고
절망 뒤 찾아오는 행복은 더 값질 것이다
희망이 없다고 느껴질 때 희망은 반드시 있을 것이고
모든 것 잃었다 느껴질 때 다시 시작은 기다릴 것이다
원초적인 몸부림은 희망이다.
살고자 하는 마음이 영혼을 지배하여
몸 안 가득할 때 모든 것들은 다시 일어날 것이다
팔자를 거부하며 계절의 의미 없이
피고 지는 꽃처럼 우리 내일을 꿈꾸자.
19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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