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지게/최정원
세월이 흐르고 변해도
떠오르는 당신의 모습
눈가에 내리는 이슬은
그리움이었을까
마음속 묻어 두었던
지난 얘기들을 되뇌며
당신 곁에 서 있습니다
아무런 말씀도 없는 당신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꿈속에서나 다시 볼 수 있을까
당신이 그리워집니다
언제나 분신처럼 등 뒤에
붙어 있던 지게는
퇴색되버린 세월 속에
켜켜이 쌓인 먼지가
주인인 양 똬리를 틀고
뒤뜰 처마 및 귀퉁이
주인을 잃은 채
우두커니 서 있는 모습이
당신의 뒷모습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