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회화/ 박인환
가을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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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잡음도 없이 멸망하는
도시의 그림자
무수한 인상과
전환하는 연대의 그늘에서
아, 영원히 흘러가는 것
신문지의 경사에 얽혀진
그러한 불안의 격투
함부로 개최되는 주장(酒場)의 사육제
흑인의 트럼펫
구라파 신부의 비명
정신의 황제!
내 비밀을 누가 압니까?
체험만이 늘고
실내는 잔잔한 이러한
환영의 침대에서
회상의 기원
오욕의 도시
황혼의 망명객
검은 외투에 목을 굽히면
들려오는 것
아, 영원히 듣기 싫은 것
쉬어빠진 진혼가
오늘의 폐허에서
우리는 또다시 만날 수 있을까
1950의 사절단
병든 배경의 바다에
국화가 피었다
폐쇄된 대학의 정원은
지금은 묘지
회서와 이성의 뒤에 오는 것
술 취한 수부의 발목에 끼어
파도처럼 밀려드는
불안한 최후의 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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