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 노자영
가을 남자
댓글 0봄밤
껴안고 싶도록
부드러운 봄밤!
혼자 보기는 너무도 아까운
눈물 나오는 애타는 봄밤!
창 밑에 고요히 대글거리는
옥빛 달 줄기 잠을 자는데
은은한 웃음에 눈을 감은
살구꽃 그림자 춤을 춘다.
야앵 우는 고운 소리가
밤놀을 타고 날아오리니
행여나 우리 님
그 노래를 타고
이 밤에 한번 아니 오려나!
껴안고 싶도록
부드러운 봄밤
우리 님 가슴에 고인 눈물을
네가 가지고 이곳에 왔는가? ······
아! 혼자 보기는 너무도 아까운
눈물 나오는 애타는 봄밤!
살구꽃 그림자 우리집 후원에
고요히 나붓기는데
님이여! 이 밤에 한번 오시어
저 꽃을 따서 노래하소서
노자영(1898, 고종35-1940). 낭만적 감상주 의, 때로 신선한 감각. 시인, 수필가. 호는 春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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