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서비스 미쳤다"…'할꾸' 대유행 앞장서는 최민식
어린 팬들이 건넨 '팬싸템' 착용
"관객과 소통 소중하다는 것 상기하는 듯"
"팬서비스 입소문 나며 자연스러운 광고 효과"
"어떤 팬분이 목도리를 직접 뜨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쪄 죽어도 하고 있어요. 행복하고 즐겁게 여러분이 주신 머리띠, 목도리 쪄죽는 한이 있어도 하겠습니다."
화끈하게 머리를 싹 넘기고 캐릭터 머리를 쓱 착용한다. 볼록 나온 배를 숨기지 않고 팬의 요청에 따라 손 하트를 그리고, 미소를 짓는다. 올해 62세의 배우 최민식은 최근 영화 '파묘' 무대 인사를 돌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런 최민식의 모습에 MZ세대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할꾸'(할아버지 꾸미기)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12일 영화 '파묘' 홍보대행사 스콘에 따르면 최민식은 개봉 18일째인 지난 9일까지 총 73번의 무대인사에 단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최민식은 무대인사에서 팬들이 건넨 쿠로미, 키티, 푸바오 머리띠, 감귤 모자를 받아 착용했고, 과자로 만든 가방을 메고 자랑하듯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관객들은 캐릭터에 최민식 이름을 더해 '쿠로 민식', '키티 민식', '감귤 민식', '민식바오'라는 별명을 만들어 부르고 있다.
한 관객은 "쿠로미 뭔지도 모를 텐데 그냥 소녀들이 주는 거라고 한번 쓱 보고 쾌남 웃음 짓고 쿨하게 머리 넘기며 쓸 준비하는 거 상남자. 호감 과함"이라며 후일담을 전했다.
이처럼 일각에서는 최민식의 이런 팬서비스가 영화계에 귀감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한 배우는 팬이 준 머리띠를 거절해 논란이 된 바 있기 때문이다.
'파묘' 뿐만 아니라 영화계에선 배우들의 무대 인사와 팬서비스가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천만 돌파를 한 '서울의 봄' 출연 배우들은 총 600번이 넘는 무대 인사를 했다. 이 작품으로 '천만 배우'가 된 정우성은 성원에 감사하기 위해 지방 무대 인사까지 모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3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소풍'의 주연 배우 김영옥(87)도 '금순이 서울 나들이'라는 이름으로 GV 행사에 참석해 관객과 만났다.
한 극장 관계자는 "배우의 개인 팬이 아니었더라도 팬서비스가 좋다고 입소문이 나면 무대인사가 포함된 회차를 보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이 온라인을 통해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면서 자연스럽게 바이럴 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배우들도 무대인사 자체가 흥행에 도움이 되느냐 안되느냐를 떠나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여건이 되면 참석하기도 한다"며 "팬데믹을 지나면서 관객을 만나는 시간이 적었었기에 관객과 소통에 대한 갈증을 풀고 에너지를 받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31243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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