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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연남동 카페 모음 #4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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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리포트 브리티쉬

 

 

건물 한 채를 통으로 쓰는 통 큰 카페, 레인리포트 브리티시.

 

원래는 이태원에 본점이 있고, 성수동에 2호점, 연남동에 3호점을 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 카페 트렌드 중의 하나가 땅값 저렴한 도시 외곽 지역에 어마무시하게 커다란 대형 카페 짓는 것이긴 합니다만

 

단독 주택 개조해서 나눠쓰는 올망졸망한 카페들 모여있는 연남동에서는 이 정도만 해도 주변을 압도하는 규모입니다.

 

 

레인리포트 브리티쉬는 항상 비가 옵니다. 건물 외부에도 비가 주룩주룩 떨어지고, 심지어는 건물 내부에도 물방울이 끊임없이 떨어집니다.

 

본점에서는 한여름에 인공눈 뿌리기도 한다더군요.

 

아주 예전에 '카페를 차린다면 이렇게 저렇게 해야지'했던 계획 중에 건물 꼭대기에서 스프링클러로 물을 공중에 높이 뿌려서 무지개를 만든 다음 주디 갈랜드 버전의 "Over the rainbow"를 트는 게 있었는데, 이렇게 제가 꿈꿔왔던 것과 비슷한 컨셉을 보니 재미있네요.

 

 

내부는 대충 이런 식입니다. 특이하게도 공간이 나뉘어져 있어서 인원 수에 맞게 오붓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가운데에는 이 카페의 컨셉을 제대로 살린,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며 빗소리를 만들고

 

곳곳에는 미디어아트가 창문을 대신해서 달려있는게 감성을 자극합니다.

 

 

좀 더 위층으로 올라가면 이렇게 평범(?)한 카페 공간을 꾸며놓은 곳도 있고, 

 

가장 위층은 샴페인 주문한 소규모 단체 손님들이 전용 파티 공간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2단 디저트 샘플러와 홍차를 주문.

 

홍차는 '어텀글로우'인데 실론티 베이스에 이것저것 섞어서 버터스카치 느낌을 냈습니다.

 

시그니처 음료는 따로 있는데 크림 잔뜩 얹은 커피류인지라 달다구리와 함께 먹기엔 좀 느끼하고, 이렇게 홍차 곁들여 먹는게 밸런스 맞는 것 같네요.

 

 

빅토리아 케이크, 브라우니, 마카롱, 망고 무스.

 

빅토리아 케이크와 브라우니는 원래 메뉴에 있는 것을 미니어처 버전으로 제공합니다.

 

꽤 당도가 높아서 쌉싸름한 홍차 주문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바노피 파이, 레몬케이크, 블랙 클라우드.

 

검은색 치즈 케이크라니 좀 낯설지만 맛은 괜찮습니다. 하지만 샘플러에서 가장 맛있는 건 커다란 진주 모양 과자를 얹은 바노피 파이.

 

레몬 케이크는 그 자체로 엄청 맛있다기보다 달고 크리미한 과자들 먹다 중간에 한 입 먹으면 상큼한게 입가심 용도로 빛을 발합니다.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습니다. 게다가 주기적으로 샘플러 구성이 달라지는 것 같으니 종종 들러서 또 먹어도 지루하지는 않겠네요.

 

다만 애프터눈 티세트가 아니라 디저트 샘플러인지라 스콘-샌드위치-달다구리의 3층으로 균형을 잡아주는 애프터눈 티에 비하면 단맛이 너무 강한 느낌은 있습니다.

 

당 충전이 급하지 않다면 아예 빅토리아 케이크나 바노피 파이, 또는 트라이플만 단품으로 하나 주문해서 먹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에브리데이 해피벌스데이

 

 

갑자기 생일 파티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 방문하면 좋을 카페, 에브리데이 해피벌스데이입니다.

 

매일매일이 생일이라니 유쾌하네요.

 

건물 3층까지 계단을 오르다보면 마주치는 허름한 출입구와, 이게 간판이라고 불러줘도 되는지 싶은 손그림이 카페 이름과는 거리가 멀지만요.

 

그래도 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분위기가 확 바뀝니다.

 

커플 한 팀 제외하면 나머지 테이블은 모두 여자들끼리 온 손님 뿐입니다 후덜덜

 

 

시그니처 메뉴, 벌스데이 커피.

 

크림을 얹은 바닐라 라떼인데, 맛있습니다. 너무 느끼하지 않게 잘 조절했다 싶은 느낌.

 

 

커피와 함께 먹은 화채, 그리고 전남친 토스트.

 

화채는 이런 식으로 글라스에 담아 주니까 예쁘네요. 샹그리아 느낌도 나고. 다음에 집에서도 한 번 해먹어봐야겠습니다.

 

토스트는 그 레시피의 유래가 인터넷에서 유명합니다. 

 

전남친이 해줬던 토스트가 너무 맛있어서 쪽팔림을 무릅쓰고 헤어진 남친에게 연락해서 토스트 만드는 법을 알려달라고 부탁하고 겨우 알아낸 레시피라고 하지요.

 

토스트에 크림치즈와 블루베리 콩포트 조합. 이건 사실 만드는 사람의 숙련도보다도 레시피 자체가 사기에 가까운 조합입니다. ㅎㅎ

 

 

한여름에 방문했던지라 함께 주문했던 복숭아 빙수. 이것도 나름 과육이 넉넉한게 꽤나 맛있는 복숭아 빙수였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주문하면 거의 모든 메뉴에 초가 꽂혀 나온다는 거.

 

촛불을 누가 끌지 옥신각신하며 다투던 어릴 적이 떠오릅니다. 

 

이제는 나이 한 살 더 먹는게 시큰둥한 어른이 되었건만, 각자 앞에 촛불 하나씩 두고 소원 빌며 후후 불어 끄다보면 생일날 느끼던 설렘을 다시 만끽하게 됩니다.

 

음식은 전반적으로 '맛있긴 한데 엄청 대단하지는 않은 수준'이라면, 촛불 하나 꽂아주는 걸로 분위기를 한 차원 업그레이드 시킨 카페입니다.

 

여자들끼리 가서 수다 떨기에 최적화 되었다는 느낌이네요.

 


 

코리코 카페

 

 

주택가와 상점가의 경계가 애매모호한 연남동 특유의 골목을 걷다 보면

 

단독주택처럼 보이는 건물의 문 안으로 펼쳐진 지브리 애니메이션 풍경을 만날 때도 있습니다.

 

1989년작 "우편배달부 마녀 키키"를 주제로 하는 카페, "코리코 카페"입니다.

 

 

내부 풍경은 대략 이렇습니다.

 

유치찬란하게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상품으로 도배하지 않아도, 이렇게 햇살 비치는 의자에 앉아있노라면 만화영화 속 한 장면에 자연스럽게 들어와 있는 기분을 만들어냅니다.

 

다만 이건 평일 아침 풍경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할 듯. 휴일에는 사람들 미어터지는 곳으로 유명하거든요.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는 쿠키 머그 타르트는 음료가 아니라 타르트입니다.

 

계절이 가을인지라 애플시나몬 타르트와 고구마 타르트를 하나씩 주문해봤습니다.

 

보통 이런 캐릭터성 강한 메뉴는 내부를 대충 아무거나 저렴한 크림으로 채워 넣는걸로 악명높은데, 이곳은 안쪽도 제대로 맛있게 잘 채워넣었네요.

 

무엇보다도 쿠키가 꽤 맛있는 버터쿠키입니다. 

 

카페라떼에는 추가요금을 내고 지지(마녀의 고양이) 아이스를 올립니다. 

 

솜사탕 라떼는 솜사탕을 꾹 눌러주면서 저절로 음료에 녹아드는 모습을, 솜사탕 씻어먹는 너구리의 심정으로 감상합니다.

 

정말 오래전에 어디서 수입되었는지 모를 비디오테이프 자막판으로 감상했던 애니메이션인데 오래간만에 그 때의 추억이 떠오르네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더치 팬케이크나 미트파이 세트도 한 번 먹어보면 괜찮겠다 싶은 느낌입니다.

 


 

피프 에스프레소바

 

 

카페가 사방팔방에 우후죽순 많이도 생겼지만, '에스프레소바'라는 형태의 카페를 아는 사람은 아직 그닥 많지 않은 듯 합니다.

 

이름만 들어보면 커피와 술을 함께 파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카페라기보다는 카페인 충전소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원래 아메리카노는 커피 취급도 하지 않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아침 출근길에 뇌에 카페인 때려박기 위한 곳이거든요.

 

요즘 들어서는 우리나라에도 에쏘바가 슬슬 들어오기 시작했지만요.

 

 

연남동에 위치한 에스프레소바, 피프는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에스프레소 베리에이션 메뉴를 다양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하지만 저는 언제나 에쏘 도피오를 마시죠. 원래 허세 작렬하며 폼 잡기 위해 시작한 에스프레소였는데 지금은 제일 좋아합니다.

 

다른 거 아무것도 섞지 않고, 설탕 살살 뿌려서 스며들듯 빠지는 모습을 감상하고 한 잔 꺾어주는 재미가 쏠쏠하거든요.

 

원래는 비정제원당을 뿌려서 주는데, 저는 직접 뿌리는게 좋다보니 설탕을 따로 달라고했습니다. 

 

저같은 놈은 별로 없는지 설탕 그릇이 따로 없어서 글래스에 담아주네요. 본의 아니게 진상떠는 느낌.

 

원래 에쏘바가 선 채로 후딱 마시고 가는 컨셉이다보니 이곳도 서서 마시는 스탠딩 가격과 카페에 앉아서 마시는 가격의 차이가 많이 납니다.

 

에스프레소의 경우 스탠딩은 2500원인 반면 테이블은 4500원. 그 대신 테이블도 두 잔째부터는 스탠딩 가격으로 계산합니다.

 

커피잔을 두 개, 세 개 쌓아놓고 마시는 장면이 연출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사실 에스프레소가 커피 원두의 맛을 끌어내는 메뉴는 아니긴 합니다. 섬세한 맛과 향은 아무래도 드립 커피가 낫지요.

 

그 대신 초콜릿 가루를 뿌리거나, 레몬을 곁들이거나, 생크림을 올려 먹기에는 강렬하게 뽑아낸 에쏘가 더 어울립니다.

 

그리고 얼려서 갈아낸 '그라니따' 만들기도 좋구요.

 

베리 셔벳과 에스프레소 그라니따를 먹으면 절로 감사하는 마음이 듭니다. 메가커피의 커피프라페 상위 호환이라는 느낌인데, 이렇게 제대로 만드는 카페는 주변에서 찾기가 쉽지 않거든요.

 

스트라파짜토와 쇼콜라토와 크레모소처럼 비슷하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는 메뉴들을, 손 많이 갈 것을 감수하고 일일히 분리해서 메뉴에 올리는 이런 가게 한 곳만 알고 있으면 언제나 든든합니다.

ㅊㅊ : ㄴㅇ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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