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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유희경 - 텅 빈 액자

눈 덮인 지붕과

궁핍의 나무를 떼어낸다

서러운 그림이다

 

그림은 그의 것이다

그가 직접 걸어둔 것이다

등 너머 실팍한 마음이

이제야 먼지처럼 날린다

 

거실 옆 부엌에는

그릇을 깨먹은 여자가 있다

잔소리하듯 하얀

그릇됨의 속살

 

떼어낸 자리가 환하다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

없어진 나날보다

있었던 나날이 더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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