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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홍지호 - 고향

 

너는 거기 있다

 

집에 내려가면 어머니가 계시고

마당에는 고양이가 산다

고양이를 보면 왜 아는 사람들을 생각하는지

 

읽지도 않을 책을 가방에 가득 넣고, 라고 쓰려다

잊지도 않을, 이라고 쓰고 있었네

 

고양이였다면 상처 주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기침을 하자 자리로 돌아갑니다

뒷모습과 돌아가는 길을 오래 바라보았지

나는 한 번도 걷지 못할 길이었습니다

 

고양이를 만졌던 오른손을 바라보며

다음에는 빈손으로

오지 말아야지 다짐했습니다

 

오른손으로는 오른눈을 비벼도

왼눈이 충혈되고

충혈은 눈물과 무관한 응시였습니다

 

고양이가 걷는 길을 따라가자

얼굴에 거미줄이 붙는다

인간이 다니지 않는 길이었습니다

 

당신이 결혼하자 했을 때는 많이 놀랐는데

결혼한다 했을 때는 놀라지 않았습니다

 

집에 내려가면 어머니가 계시고

마당에는 고양이

 

무거운 가방을 메고 오래 걸었습니다

 

다음에는 빈손으로도

오지 말아야지 다짐했습니다

나는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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