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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괴담회
째깍째깍
익명
댓글 2

 

새 아파트로 이사온 지 한 달쯤 됐을 때부터였다.

 

밤이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그 소리.

 

째깍, 째깍, 째깍...

 

규칙적이고 끈질긴 초침소리가 내 잠을 빼앗아 갔다.

 

처음엔 벽시계 소리려니 했다.

 

이사 오면서 새로 산 거실 시계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귀를 기울여도

 

소리가 나는 방향을 정확히 알 수가 없었다.

 

때론 침실에서, 때론 거실에서,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들려왔다.

 

마치 집 전체에 울려 퍼지는 것 같았다.



잠 못 이루는 밤이 일주일, 이주일 계속되자 나는 점점 예민해졌다.

 

낮에도 그 소리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째깍, 째깍, 째깍...

 

마치 내 심장박동과 엇박자를 내듯 나를 괴롭혔다.



참다못해 나는 집 안의 모든 시계를 치웠다.

 

거실 벽시계, 침실 탁상시계..

 

심지어 전자레인지와 오디오의 디지털 시계까지

 

모조리 전원을 뽑거나 배터리를 제거했다.

 

이제야 조용해지겠지 싶었다.



그런데 그날 밤에도 들려왔다.



째깍, 째깍, 째깍...



나는 미칠 것 같았다.

 

분명히 시계는 모두 없앴는데 대체 어디서 나는 소리란 말인가?

 

혹시 위층이나 옆집에서 들려오는 건 아닐까 싶어

 

귀를 벽에 대고 들어봤지만, 소리는 여전히 우리 집 안에서 나고 있었다.



사흘 뒤,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소리가 나는 곳을

 

정확히 찾아내기로 했다.

 

자정이 넘어서자 어김없이 시작된 째깍소리를 따라 집 안 곳곳을 돌아다녔다.

 

거실에서 침실로,

 

침실에서 주방으로,

 

주방에서 다시 거실로...

 

마치 소리가 나를 따라 움직이는 것 같았다.

 

아니, 정확히는 내가 소리를 쫓아다니고 있는데 소리는 항상

 

내가 등진 곳에서 들려왔다.

 

그러다가 문득 깨달았다.



소리의 근원지를.



나는 천천히 침실 한쪽 벽을 바라봤다.

 

거기엔 천장까지 닿아있는 붙박이장이 있었다.

 

그 가장 윗칸에서 소리가 나고 있었다.



째깍, 째깍, 째깍...



나는 의자를 가져와 올라서서 붙박이장 가장 윗칸 문 손잡이를 잡았다.

 

손잡이를 돌리자,  문은 스르르 저절로 열렸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모든 것을 이해했다.




거기 있었다.




한 여자가.

 

아니, 여자였던 것이.




좁은 선반 공간에 몸이 완전히 찌그러진 채로 웅크리고 있었다.

 

목과 팔다리가 기괴하게 꺾여있었고, 얼굴은 180도 뒤틀려 있었다.

 

하지만 그 뒤틀린 얼굴이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입에서는 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째깍... 째깍... 째깍..."



입술을 움직이며 시곗소리를 흉내내고 있었다.

 

정확히, 규칙적으로.



"째깍... 째깍... 째깍..."



그리곤 갑자기 그 찌그러진 입이 활짝 벌어지며 웃기 시작했다.




"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




미친 듯이 웃으면서도 여전히 중간중간 시곗소리를 섞어 내고 있었다.



"째깍... 킥킥킥... 째깍... 킥킥킥킥킥킥킥..."



그 순간 그것의 뒤틀린 목이 더욱 기괴하게 돌아가며 나를 바라봤다.

 

눈동자는 완전히 뒤집혀 있었고,

 

입에서는 검은 무언가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째깍... 킥킥킥킥킥... 째깍째깍째깍킥킥킥킥킥킥킥킥킥..."






나는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었다.

 

 

ㅊㅊ : ㄷ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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