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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괴담회
나갈 수 없어

대학생이었던 케이타가 어느 날 여친과 쇼핑몰에 갔다. 뭐, 쇼핑몰이라고 해도 자그만 4층짜리 건물로 평일 오후라서 사람도 별로 없었다.

밥을 먹고 쇼핑몰 안을 돌아다니다가 CD 샵이 있었기에 들어가 보았다.

케이타는 시청기로 음악을 듣는 동안 여친이 두고 온 물건이 있는 것 같다며 보러 간다고 나갔다.

잠시 후 케이타가 여친과 합류하려고 폰을 꺼내들었더니 폰에 메시지가 와 있었다.

'찾아봐도 없어. 4층에 있을지도 모르니까 보고 올게.'

4층은 게임 센터인데 그날은 둘 다 거기에 들어간 적도 없었다. 이상하다 싶어서 케이타는 '오늘 4층은 안 갔잖아.'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기다려도 답장이 오지 않아서 케이타는 일단 4층으로 갔다. 여친을 찾으며 돌아다녔지만 어디에도 없었다. 다시 폰을 꺼내서 여친에게 '어디야?'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잠시 후 여친한테서 메시지가 왔다.

'나갈 수 없어'

'나갈 수 없다니 무슨 말이야? 어디에 있어?'라고 케이타가 또 메시지를 보내니 이런 답장이 왔다.

'4층에서 나갈 수 없어'

의미를 알 수 없어서 장난 치는 줄 알았다. '4층에 나도 있어!'라고 메시지를 보냈더니 이런 답장이 돌아왔다.

'나갈 수 없어 도와줘'

혹시 위험한 사람에게 붙잡힌 건가 싶어서 케이타는 게임 센터 안을 뒤지고 다녔다. 화장실 안까지.

하지만 역시 없었다.

케이타는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는 받지 않는다. 메시지도 오지 않는다. 일단 4층에는 없다고 생각하고 다른 층을 찾으려고 3층으로 내려갔다.

3층을 찾으면서 점원한테도 여친의 특징을 설명하며 혹시 보았는지 물었지만 모른다는 말만 돌아왔다.

다음으로 2층으로 가려고 한 그 순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가는 여친이 보였다. 다행이다 싶었지만 자세히 보니 여친의 상태가 이상했다.

양손을 위로 들면서 허우적거리는 것이다. 마치 물에 빠진 것처럼. 뭔가 싶어서 일단 케이타는 에스컬레이터로 달려갔다. 그가 에스컬레이터에 도착한 순간 여친은 4층에 도착했다. 여전히 물에 빠진 것처럼 허우적거리면서.

케이타는 에스컬레이터를 달려 올라갔지만 여친은 없었다. 또 주변을 뒤졌지만 역시 없었다. 점원이나 손님에게도 물어보았지만 모두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전화를 하려고 폰을 꺼냈더니 여친의 메시지가 와 있었다.

'나갈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케이타는 또 계단을 내려가서 3층을 찾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또 여친이 허우적거리면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가는 게 보였다.

그걸 보고 또 4층으로 달려가면 여친은 사라지고 없고 폰을 보니 여친이 보낸 메시지가 와 있었다.

또 '나갈 수 없어'라고만 적힌 메시지.

문득 폐관을 알리는 음악이 흐르기 시작했다. 시계를 보니 저녁 9시. 오후 2시 정도에 이곳에 도착했는데 그렇게 시간이 지났을 리가 없었다.

여친에게 또 전화를 했지만 전원은 끊겨 있고 경비원에게 여친이 아직 4층에 있으니 찾아 달라고 부탁했지만 경비원도 찾지 못했다.

"먼저 돌아간 거 아닐까요?"

의아한 얼굴로 경비원이 말하기에 일단 쇼핑몰을 나가 보았다.

그랬더니 또 여친이 메시지를 보냈다. '나갈 수 없어'라고.

여친의 부모님에게 이 일을 알리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 케이타는 여친의 집에 갔지만 아무도 없었다.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지만 아까 경비원의 의아해하는 얼굴이 떠올라 일단 그날은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날 케이타는 이른 아침에 여친의 집으로 갔다. 하지만 인터폰을 눌려도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어쩔 수 없어서 그 길로 또 쇼핑몰에 갔다.

케이타는 4층으로 가서 또 그녀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어제처럼 3층으로 내려가서 찾다가 문득 에스컬레이터를 보자 여친이 허우적거리면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가는 게 보였다.

그 순간.

폐관 음악이 흐르기 시작했다.

케이타는 무서워져서 쇼핑몰에서 뛰쳐나왔다.

일주일 후. 역시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케이타는 일단 여친의 집에 갔다. 인터폰을 누르니 이번에는 그녀의 아버지가 나왔다.

그녀의 아버지는 몇 번 만난 적이 있는데 쾌활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의 아버지가 왠지 음울해 보이고 대답도 귀찮은 기색이 역력했다.

케이타가 여친은 집에 돌아왔는지 묻자 그녀의 아버지는 귀찮다는 듯이 "지금 그게 문제가 아냐."라고 대답했다. 여친의 부모님은 외동딸인 그녀를 끔찍이 아꼈기에 그런 대답을 듣고 케이타는 깜짝 놀랐다.

"너 지금 돈 얼마 있냐? 그 여자의 딸 너 줄 테니까 있는 만큼 우편함에 넣어둬."

여친의 아버지는 그 말만 남기고 인터폰을 끊어 버렸다.

케이타는 넋이 나간 듯이 우두커니 있다가 다시 쇼핑몰로 갔다.

저번처럼 4층을 찾고 4층에 없으니 3층으로 내려와서 찾다가 에스컬레이터를 보니 역시 여친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다만 저번과 달리 그녀는 에스컬레이터 손잡이에 몸을 올린 채 양팔을 축 늘어뜨리고 있었다. 그리고 목이 꺾여서 얼굴을 반대 방향으로 향한 채로 한쪽 손으로 손짓을 하는 것이다.

케이타는 그걸 본 순간 비명을 지르며 쇼핑몰을 뛰쳐나가서 집까지 도망쳤다. 그의 폰에는 역시 '나갈 수 없어'라고 적힌 여친의 메시지가 와 있었다.

케이타는 집을 뛰쳐나와서 근처 강에다 폰을 던져 버리고 그날 중으로 계약을 해지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고 케이타는 사회인이 되어 결혼하고 행복한 생활을 보냈다. 결혼 2년째 부인이 임신해서 둘 다 기뻐했다.

예정일이 다가오자 케이타는 휴가를 내고 집에서 부인과 둘이서 보냈다. 그러던 중에 진통이 와서 케이타는 부인을 병원에 데리고 갔다.

조마조마하면서 기다리고 있으니 갑자기 분만실 분위기가 바뀌었다. 의사도 간호사도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케이타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들어 보니 간호사가 "아기가 나오지 못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케이타가 걸린 거냐고 물으니 걸린 건 아닌 것 같다고 일단은 최선을 다해 보겠다고 간호사가 대답했다.

그러던 가운데 점점 분만실 분위기가 다급해지고 케이타는 밖으로 쫓겨났다. 의사도 간호사도 부산스럽게 움직였다.

잠시 후 간호사가 케이타가 있는 곳으로 와서 "아기가 위험한 상태입니다."라고 말했다.

"위험한 상태라니 무슨 말인가요?"

"매우 드문 경우인데 아기가 나오지 않아요. 나오는가 싶더니 들어가는 거예요."

분만실에서 부인의 울음소리랑 의사의 노성이 들렸다. 잠시 후 조용해지더니 의사가 케이타에게 다가왔다.

"유감이지만 아기는..."

분만실에 들어가니 부인은 분만대 위에서 "꺼내줘! 이 애를 꺼내줘!"라고 울부짖고 있었다.

아기는 결국 머리 끝이 나온 상태로 절명했다.

어떻게든 꺼내려고 했지만 절명한 상태로도 아직 나오지 못했다. 마치 꺼내려고 하면 저쪽에서 잡아당기는 것처럼 나오지 않는 것이다.

일단 부인은 구급차에 태워서 대학병원으로 보냈다.

케이타는 얼이 빠진 상태에서도 부모님이나 장인장모에게 전해야겠다고 생각해 폰을 꺼냈다.

폰을 보니 메시지 한 통이 와 있었다.

'나갈 수 없어'

그 후에 간신히 아기는 꺼냈지만 부인은 마음이 불안정해져서 입퇴원을 반복하다가 어느 날 자살해 버렸다.

케이타가 부인의 유품을 정리할 때 입원 중에 부인이 산 노트를 발견해서 안을 펼쳐 보았다. 넘겨도 넘겨도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다가 마지막 페이지에 딱 한 문장이 적혀 있었다.

나갈 수 없어

잘 알 수 없는 이야기. 끝.

 

출처 : 네이버 괴기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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