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쯤 그 당시 고2였던 내가 직접 겪은 실화이다여름방학을 맞이해 친구들이랑 무계획으로 떠난 2박 3일 여행이었다.
계획 없이 정선으로 향했고, 하루는 계곡 근처에서 놀다가 근처 마을을 산책하듯 돌아보게 됐다.
한참 걷다가 작은 논 옆에서 무언가를 정리하던 할머님 한 분이 눈에 띄었다.
지게를 벗어놓고 땀을 식히고 계셨는데, 뭔가 허리도 많이 굽으시고 숨도 거칠어 보였다.
친구들이 그냥 지나치려 할 때, 뭔가 마음이 끌려서
도와드릴까요? 하고 말이 먼저 나왔다.
할머니는 멀뚱히 나를 한참 보시더니,
그럼 저기 있는 것만 들어다 줘. 하고 작게 웃으셨다.
무거운 건 아니었고, 풀 몇 단과 바구니 정도였다.
그렇게 몇 분 동안 도와드리고 다시 가려고 했는데,
할머니가 나를 다시 붙잡고 앉히셨다.
니가 그냥 지나간 게 아니고, 멈춰서 도와준 건 이유가 있는 거여.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어서 멀뚱히 있었는데,
할머니가 내 손을 덥석 잡고는, 갑자기 목소리가 바뀌신 듯 낮게 말씀하셨다.
이번 생은 유난히 무겁고 고달프다 느낄 거야. 그건 전생에서 니가 남긴 과업이 남아 있어서 그래. 그 빚을 이번 생에서 갚아야 하거든. 지금은 모르겠지만, 힘든 일이 와도 도망치지 말고 버텨. 그래야 끊긴다. 그게 이번 생의 몫이여.
그게 무슨 소리지 싶어서 나는 할머니에게
나는 할머니에게 할머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라고 물었고
그러자 다시 평소 말투로 돌아오시며 아무일 없었다는듯이 웃으셨다. 그러곤 내게 그냥 하는 말이야 잊어도 괜찮아 라고 하셨고 찝찝하긴 했지만 그때 당시에는 흘려 들었던것 같다.
이상하게 그 날 이후로도 이상하리 만큼 그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고
나에게 담임쌤도 니 점수면 합격 안정권이라는 대학들이 다 떨어져 재수는 절대 안된다는 부모님 때문에 내 점수보다 한참 낮은 대학을을 수능 성적으로 가게 됐었고.
내가 진짜 버티기 힘든 순간들과 지금 이 순간에도 그 할머님의 말씀이 자꾸 떠오른다 어쩌면 내 인생이 이렇게 된것은 정말 할머님 말씀 처럼 이번생에서 내 과업을 받는것일까?
나는 전생을 믿진않지만 힘들때면 어렴풋이 전생에 지은 죗값을 이번생에서의 과업으로 받고 있다고 생각이들어 아직도 내가 무너질때마다 나를 다시 일으키는 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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