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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괴담회
담장 밖에서 본 것은...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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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옛날 집 사진을 보다 갑자기 생각이 났던 일이라 괜히 적어본다.

지금 생각해도 난 이게 귀신이라고 믿는데, 중2 남학생의 망상이 현실화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과거 우리집은 소위 ‘집장사’들이 만든 집이었다. 작은 마당, 반지하 여럿, 2층 방 2개 그리고 그 사이에

주인집이 위치해있던 다세대 주택이었다. 당시 우리집은 주인집+반지하를 같이 쓰고 있었다.

컴퓨터가 반지하에 있던 관계로, 부모님이 지방으로 문상을 가신 틈을 타 신나게 게임을 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 12시가 넘어 1시에 가까워질 무렵, 긁내 방이 있던 윗층으로 올라갔다.

윗층으로 가려면 작은 마당을 지나 계단을 올라야했다. 그리고 담장 밖은 흔한 주택가 골목길이었다.

 

담장에 내 몸이 반쯤, 그러니까 상반신만 보일 때 쯤, 어디선가 ‘또각 또각’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바닥에 닿는 구두소리였고 자연스럽게 시선이 담 밖으로 향했는데,,,

말도 안되게 예쁜 여자가 우리 집 앞을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난 살면서 그렇게 예쁜 사람 처음 봤다.

당시의 기억을 떠올려 AI에게 그려달라고 했는데,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완벽한 모습이 나왔다.

 

 

딱 위와 같은 모습이었다. 길고 검은 머리, 흰 피부, 투피스를 입은 여자가 우리 집앞을 천천히 지나가고 있었다.

사춘기 소년의 시선을 사로잡고도 남을 미모였다. 순간, 이 여자도 시선을 느꼈는지 내 쪽을 바라보았다.

 

“안녕?^^” 살짝 웃으며 인사를 했다. 기절하는 줄 알았다.

“아….안녕하세요? -.-;;;” 나도 얼떨결에 엉거주춤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그녀는 가던 길을 가기 시작했다. 약간의 경사가 있는 오르막길 골목길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일이 생겼다. 과학적으로 소리를 내는 물체가 멀어질수록 소리도 잘 들리지 않아야 한다.

즉, 소리가 멀어져야 정상인데, 구두소리는 귓가에 스테레오처럼 계속 선명히 들리는 것이 아닌가.

과학선생님의 아들이지만 과학점수 42점 받던 나도 그건 알고 있었다.

멀어지는 그 사람(?)을 바라보니 분명 멀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소리는 귓가를 때렸다. 이상했다.

 

이 때부터 내가 무엇에 홀렸는지, 대문을 열고 나가서 따라가기로했다.

물론 지금은 매우 범죄지만, 중2의 미친 만용이었는지, 정말 홀렸는지는 모르겠다.

익숙한 골목길도 그 날 만큼은 엄청 이질적이었다. 그저 앞만 보고 계속 따라갔다.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일정한 리듬으로 걸었다. “또각 또각…또각 또각…”

겨우 그 여자를 따라잡아서, 소리의 근원인 구두를 봤을 때 나는 굳어버렸다.

 

스타킹의 발 부분이 펄럭거리고 있었다. 즉, 발 없이 둥둥 떠있는데 구두만 움직이고 있었다.

그 구두가 움직이며 소리를 내고 있었고, 그녀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또각 또각 걸어갔다.

굳었던 몸에서 식은 땀이 확 났고, 그 길로 집으로 뛰어들어가 대문을 잠그고 내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날 밤, 인생 처음으로 가위에 눌렸다.

 

지금 생각하면 매우 위험한 행동이었다. 어린 객기였을 것이다.

그 날 이후 귀신을 본 적은 없다.

가장 강렬한 귀신 체험이었다.

 

물론, 난 귀신보다 나방이 더 무섭다….. 너무 무셔웡….

 

ㅊㅊ- ㅊ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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