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얼굴
익명
댓글 0시험 공부에 질린 나는 공책 빈 곳에 사람 옆얼굴을 그렸다.
까까머리 남자 얼굴로 옆을 향하고 있었는데 낙서 치고는 잘 그렸다.
공부를 다시 시작한 지 얼마나 지났을까.
공책 페이지도 제법 채워졌기에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 위해서 페이지 전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깜짝 놀랐다.
나는 옆얼굴을 그렸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데 그 남자는 정면을 향하고 나를 보고 있다.
그림 자체는 나 자신이 그린 게 틀림없는 것 같지만 그건 그린 기억이 없다.
지우개로 지우고 그 페이지는 구겨서 쓰레기통에 던졌다.
작게 신음하는 소리가 바로 뒤에서 들린 것 같지만 돌아보면 그림인 그 녀석이 있을 것 같아서 돌아볼 수 없다.
목덜미에 뜨뜻한 콧김이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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