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쓰나미 글 보다가 떠올라서 글 쪄봄
예전에.. 일하면서 알게 된 분이 있었는데 그분이 그렇게 열심히 해외 봉사 활동을 가시더라고
얼마 전에 직장 동료가 해외봉사 돈 많이 들어가지 않냐, 진짜 대단한것 같다 하니까
당신께서는 그렇게 대단한 일을 하는게 아니라 그렇게나마 사죄하는 거라고 하시더라
그러시면서 계기를 얘기해주셨는데
계기가 본인이 여행 중인 동남아 나라에서 큰 쓰나미를 겪으셔서라고 함
(나라는 어디였는지는 듣고 까먹음 ㅠ)
그분이 선교 활동 겸 여행으로 동남아를 가셨는데
생각치도 못하게 쓰나미를 겪으셨어
눈 앞에서 정말 순식간에 모든게 떠내려갔대
정말 딱 본인이 주저앉아있는 바로 앞까지 물이 들어와서
손만 뻗으면 그분도 해류에 쓸려 갈 정도였는데 더 도망도 못 치시겠더래
그리고 파도가 엄청 빠른 속도로 떠내려가는 중이라는 걸 머리로는 알겠는데
보고 있는 그 순간에는 슬로우 모션처럼 느껴지셨다나봐
그 순간 첫날 짐 들어줬던 호텔 직원이 쓸려 가는 걸 보고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으셨대
그리고 뭔가 붙잡고 버티셨는데 결국 손에 남은 건 신발 한쪽이었어
대피소에서 겨우 일행이랑 가족분들이랑도 만났는데
그때까지도 너무 죄책감이 들어서 그 신발 한 쪽을 계속 들고 계셨대
근데 이제 일행 분이 어차피 우리 바로 한국으로 출발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니니까
괜찮으신 분들은 피해 복구를 좀 돕자 하셨나봐
현지 교민한테 물어보니까 거기서 시신 수습하는 일손이 제일 부족하고 급해서
하필 또 그 일을 돕게 되셨다더라고
마음 한 켠으로는 돕지 못한 그 직원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도 있으셨대
마을로 나가보니 정말 나무에 걸린 시신도 너무 많고,
동물 사체며 망가진 가구들 등등 말 그대로 폐허였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본인이 쓰나미를 피해 서있던 그 장소에 다시 가봤더니
물이 다 빠진 그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은 게 없고, 조금 더 아래쪽에
쓰러진 집이랑 나무 구조물 아래에.. 다른 사체가 엄청 많이 쌓여있었대
그래서 그걸 보고는 여기 피해자들을 발견했다는 깃발을 세우고
뒤돌아서 가려는데
"제 다리는 잘 건져주셨나요?" 라는 말을 들으셨대
그 나라 말로 말해서 뭐라고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의미가 정확하게 느껴졌대
뭔가 확신이 들어서 그 더미의 시체들 수습할 때
하반신만 나오거나 다리만 있는 유해가 있으면 본인이 직접 가서 확인을 해봤는데
딱 어떤 오른쪽 다리 유해를 보시고는
그 사람이다 라고 확신이 들었대
그 이후는 나머지 시신도 일부 찾아서 인상착의와 유족들 확인 등등으로 호텔 직원으로 신원이 밝혀졌고
신발 다시 신겨드리고 죄송하다고 엄청 우셨다고 했어
그 이후의 이야기는 자세히 묻진 못했지만
내 생각으로는 아직 그때의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시고 기회가 될 때마다 봉사 활동을 가시는 것 같더라고
그래도 저렇게 무서운 일을 겪으시고도 일상으로 돌아오신 것 보면 정말 대단하신 분이고
교회 엄청 독실한 분이신데 귀신소리를 들었다고 말하시는것 보면 거짓말도 아닌것 같아서
(기독교는 귀신을 부정한다고 알고 있어서!! 종교에 무지한 톨임. 만약 틀리다면 알려줘 ㅠㅠ)
뭔가 세상에는 정말 우리가 알 수 없는 일들이 있긴 있구나 했어
<더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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