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방
11. (다음 이야기는 90년대 후반에 들어 본 것인데, Mk-2 님께서 소개해 주신 판으로 다시
요약한 것입니다.)
어느 여자 고등학교에서 깊은 밤 야간 자율 학습 도중 갑자기 정전이 되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지만, 눈이 있는자리에 눈 없이 구멍만 시커멓게 파여 있는
귀신이 나타났다. 이 귀신은 싱긋이 웃으면서 학생들을 덮쳐 손가락으로 눈을 파서 뽑아버렸다.
교실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학생들은 공포와 고통에 절규했지만, 귀신은 아랑곳하지 않고
히죽거리며 학생들의 눈을 파내어 죽이길 계속했다. 이러한 학살극이 일어나자 교실에는 학생들의
시체가 널브러지게 되었고, 그 와중에 한 학생은 미리 죽은 척 해서 살아보려고 생각했다. 이
학생은 죽은 친구의 눈 구멍에 손가락을 집어 넣어 그 피를 묻힌 뒤, 자기 눈위에다가 쳐발랐다.
그리고 자기도 죽은양 시체 사이로 기어가 들어가 숨을 죽이고 숨어 있었다.
얼마간, 시간이 흐르자, 귀신이 교실 안의 모든 학생들을 다 살육했는지, 더 이상 비명
소리가 들리지 않기에 이르렀다. 히히 거리며 웃는 귀신의 웃음 소리가 한 동안 들리더니,
이내 귀신이 어리둥절해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 눈이 모자른다... 눈이 모자른다... 어디를 빠뜨렸지?세어 보자... 세어 보자... 하나, 둘"
귀신이 눈의 숫자를 헤아리는 소리가 교실안에 울려 퍼졌다. 그런데, 숫자 세는 것이 좀 이상했다.
계속, 하나, 둘, 하나, 둘, 만 반복하고 있는 것이 었다. 귀신이 하나, 둘, 하나, 둘 하고 헤아리는
것이 몇 십분가량이나 계속되었다.
"하나, 둘! 하나, 둘! 하나, 둘..."
한참 동안 그 소리만 듣던, 숨어 있던 학생은, 의아한 생각에 살며시 눈을 떴다. 그녀의
눈앞에 보인 것은, 그녀 바로 앞에 쭈그려 앉아, 바로 그녀의 두 눈을 손가락으로 번갈아
가며 가리키면서, "하나, 둘!"하고 세고 있는 귀신의 모습이었다.
13. (다음 이야기는 90년대초에 PC통신 게시판에서 읽은 것입니다. 베스트셀러 1993년판
"공포특급"에도 거의 같은 이야기가 게제 되어 있습니다.)
한 학교 미술실에는 자정이 되면 여자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았다. 평소에 귀신 이야기를
비아냥 거리곤 했던 한 선생님이 학생들이 그 소문을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역시나 비웃었다.
선생님은 그렇다면, 오는 숙직에 내가 자진해서 미술실에서 밤새도록 있으면서, 귀신이 나오는지
안나오는지 보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숙직하는 날이 되어, 선생님은 미술실에 들어갔다. 비웃으며 큰소리를 쳤지만, 막상 밤이
깊어오자, 조금씩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카세트로 음악을 틀어 음악을 들으며
무서움을 달랬다. 선생님은 이런저런 상상과 생각을 잊기위해, 신나는 음악에 맞추어 거울
속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면서 정신없이 춤을 추었다.
이렇게 해서 무사히 밤을 보낸 선생님은, 다음날 자랑스럽게 어제밤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그리고는, "역시 귀신 따위는 없었다"라고 했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듣던 학생 하다가 겁에
질려 얼굴이 하얗게 변하며 말했다.
"선생님, 미술실에는 거울이 없는데요."
14. (다음 이야기는 2000년 전후에, 성형수술 열풍에 대해 이야기하는 어느 기사의 도입부에서
흥미 위주로 언급한 것을 읽었다고 기억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 여자가 아기를 낳았다. 그런데, 아기는 자기와는 달리 쌍꺼풀이 없었다. 여자는 아쉬워
했다. 여자는 갓난아기가 이뻐보이도록 쌍꺼풀 생기는 테입을 사다가, 아기 눈꺼풀에 붙였다.
얼마후 아기의 눈꺼풀에서 테입을 때려하니, 살점까지 같이 떨어져 버렸다.
15. (다음 이야기는 90년대 초에 들은 것입니다. 보통 배경은 조선후기 쯤인 옛날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반전의 방법은 동일하지만, 동기와 전개에는 무척이나 다른 여러가지
변형판이 있습니다. 도꼬탁님이 덧글에서 언급해주신바 있고, 한국이나 일본의 영화나
TV극의 한 장면에서 영감을 얻은 듯 하기도 합니다.)
아기가 태어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남편이 죽어버리는 바람에 한 여자가 어렵게
살고 있었다. 그녀는 생계를 꾸릴 방법이 마땅찮았으므로, 항상 아기를 업고 다니면서
주로 구걸이나 아기를 업고 할 수 있는 날품팔이를 하며 목숨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 여자에게 흑심을 품은 한 남자가 여자에게 수작을 걸기 위해 한 가지 장난을 쳤다.
남자는 여자에게 깊은 밤, 서낭당에 가보면 귀신이 나온다고 하는데, 과연 어떤지 몹시
궁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자에게 오늘 밤 자정에 서낭당에 갔다오고, 그 이야기를 해
주면, 엽전 10냥을 주겠다고 했다. 여자는 무서웠지만, 엽전 10냥이면 당분간은 양식을
살수 있었으므로, 남자의 제안에 응했다. 물론 남자는 귀신으로 변장하고 서낭당에 숨어서
기다리면서, 여자를 놀래킨 뒤에 어떻게 사연을 엮어 가려고 하고 있었다.
여자는 그날 밤, 만약을 대비하여 낫을 하나 챙겨 손에 들고 길을 나섰다. 여자는 무서움을
달래기 위해, 아기에게 "열냥 벌러 가자. 열냥 벌러 가자"라고 계속 읊조리면서 애써 씩씩하게
서낭당으로 갔다. 그런데, 서낭당에서 사람 같은 것이 불쑥 튀어나왔고, 여자는 혼비백산하여
정신없이 도망쳤다. 여자는 매우 빠르게 멀리까지 도망쳤는데도, 도망치는 와중에 뒤에서
무엇인가가 다가와 머리채를 잡아 당기는 것 같았다. 여자는 비명을 지르며 정신없이 뒤를
향해 낫을 휘둘렀다.
한참을 도망친 끝에 숨을 돌린, 여자는 뒤를 돌아보고 그만 혼절하고 말았다. 업고 있던
아기의 머리가 낫으로 잘려나가고 없었던 것이다. 등뒤에서 머리채를 잡은 것은,
다름아닌 업고 있던 아기였다.
16. (다음 이야기는 역시 "전파만세 - 리라하우스 제 3별관" 등을 중심으로, 일본 2ch 사이트의
글을 번역해 올리는 곳에서 최근 유행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의 이름이 다른 것도 있고,
묘사나 배경이 조금씩 다른 판도 있지만, 반전의 수법과 인물관계는 모두 일치합니다.)
두 환자가 있었다. 두 사람은 한 병실을 쓰고 있었는데, 둘 다 거동이 불편했고, 투병생활은
가망도 없는 삭막한 나날들이었다. 답답하고 적막한 병실 생활과,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는 견디기 어려웠다.
두 환자 중에, 한 환자는 자리가 창가쪽에 있었다. 그 환자는 항상 창 바깥을 바라보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환자에게 해 주었다. 창바깥의 아름다운 경치를 묘사해 주었고, 여러가지
거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른 환자에게 알려 주었다. 항상 병실에 누워 있을 뿐인 이들에게
이것은 하루하루 매우 소중한 것이었다. 어느새 환자들은 이것이야 말로, 투병생활의
낙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문득, 반대편에 있던 환자는 자기가 두 눈으로 직접 경치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죽어가는 얼마 안되는 시간 동안, 그 경치를 자기도 생생하게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어차피 죽을 인생이라고 생각하니, 마지막 단 한 가지 욕망에
대한 집착은 점점 더 커졌다. 마침내, 겉잡을 수 없는 욕심과 광기에 휩싸여 그는 거의
이성을 잃고 말았고, 꼭 창밖 경치를 보고 싶다는 집착 때문에, 일을 저지르기로 했다.
그 환자는 창가의 환자가 꼭 먹어야하는 약을 기회를 봐 몰래 숨겼고, 결국 창가의 환자는
죽어버리고 말았다.
마침내, 죽은 환자가 실려나가자 반대편에 있던 환자는 빈 자리로 옮겨달라고 했다. 드디어
자기가 창가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그는 떨리는 마음으로, 항상 다른 사람의 묘사를
통해서만 보던 경치를 보고자, 창문의 커튼을 열어 보았다. 그런데, 커튼을 열어보니,
창문 바로 앞은 거대한 벽돌벽으로 막혀 있을 뿐, 아무것도 없었다.
17. (다음 이야기는 1993년 출간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끈 "공포특급"에 수록되어 있었던
것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한 대학생이 있었다. 그는 대단히 술을 많이 마시는 애주가 였다. 그는 코가 비뚤어지게
술을 퍼마시는 일을 매우 즐겼다. 그런데, 그러던 언젠가 부터, 술을 먹고 나면, 오는 길에
꼭 다리를 절룩이며 걸어가는 이상한 여자를 만나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다리를 절룩이는
사람인가보다 생각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꼭 술을 먹을 때만 그런 사람을 보는 것이었다.
술집 앞에서, 버스 정류장에서, 집으로 향하는 길에서, 아파트 엘레베이터에서,
복도와 계단에서. 항상 술을 마실 때면 보았다. 그에게는 꼭 술을 마실 때에만 계속 다리를
절룩이는 사람을 보는 이상한 일이 생긴 것이다.
그는 너무나 괴이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당을 찾아가서 그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무당은
질겁을 하면서, 한 번 만 더 술을 마시면 죽을 것이라면서 절대 술을 마시지 말라고 했다.
그 대학생은 찝찝한 생각이 들고, 자신의 과음도 줄여야 겠다고 생각하여 그날로 술을 끊었다.
시간이 흘러흘러, 그는 취직을 하고, 결혼을 했다. 잘 취직하고 무리없이 결혼하기까지
그 동안 특별히 나쁜 일이라고는 없었다. 그가 결혼을 한 후 처음으로 출근을 했을 때,
직장 동료들이 결혼한 것을 축하한다며 술을 한 잔 하자고 했다. 동료들은 "딱 한 잔인데
뭐 어떠냐며" 그를 설득했고, 그는 미신일 뿐인 무당의 말이었다고 생각하면서, 그냥 가볍게
술을 마시기로 했다. 그러나, 그래도 역시, 술을 마시고 돌아오는 길이 되자, 그는 아무래도
무당의 말이 생각나서, 좀 겁이 났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길을 재촉했는데, 다행히, 집에
올때까지 그는 아무런 이상한 일을 겪지 않았다.
그가 안도의 한 숨을 쉬며, 현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서는데,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그의 아내가, 다리를 절룩이며 그를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
18. (다음 이야기는 90년대 초에 전국적으로 퍼져서 큰 유행이 된 이야기입니다.
최근에 한 한국영화에도 이 이야기의 변형판이 삽입되기도 했습니다.)
피부가 자꾸 갈라지고 터서 고민인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그래서 피부에 좋다는
것이라면 온갖 요법을 마다 않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누군가 깨를 물에 풀어서 목욕을 하면 피부에 좋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을 듣고 이 사람은 그대로 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그녀가 욕실에 들어간지 몇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저 "잠깐만, 잠깐만" 하면서 나오질 않는 것이었다. 의아하게
여긴 그녀의 어머니가 마침내 잠긴 욕실 문을 따고 들어갔다.
들어가보니, 피부의 갈라진 틈사이마다 깨알이 수없이 들어가 박혀, 이 사람은
정신을 잃을 듯한 표정으로 이쑤시개로 온몸의 깨알을 파내고 있었다고 한다.
19. (다음이야기는 20세기 초에 있었던 비슷한 실화가, 과장되고 와전되어 극적으로
구성된 것입니다. 80년대에 미국에서 유행했으며, 80년대말에 우리나라에도 잡지등을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어느 젊은 남자가 여름 휴가차 해변에 오게 되었다. 그녀는 매력적인 여자를 발견했다.
어찌된 일인지, 그녀가 남자에게 먼저 접근해 왔다. 남자는 그녀의 미모에 반해서, 그녀에게
수작을 걸었고, 그녀는 상당히 적극적이 었다. 결국 그날 밤, 두 명은 곧 호텔에서 뜨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이튿 날 아침, 남자가 눈을 뜨자 이미 여자의 모습은 없었다. 남자는 조금 의아해 하며,
사방을 돌아봤지만, 별다른 이상한 점도 없었고, 돈이나 소지품이 없어진 것도 없었다.
남자는 어제의 그녀의 모습과 간밤에 있었던 일을 다시 생각하면서, "너무 심각한 관계가
될 것을 우려해서 그냥 먼저 돌아간 것이겠거니" 하고 짐작했다.
남자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세수를 하러 화장실에 갔다. 그런데 남자는 곧 얼굴이
하얗게 질리게 되었다. 세면대 거울에는 새빨간 립스틱으로, 다음과 같은 글이 씌여 있었던 것이다.
"에이즈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20. (다음 이야기는 하나의 소재가 중심이 되는 이야기인데, 80년대말부터 비슷한
종류의 이야기가 하나 씩 계속 나왔고, 여러 변형판이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두 가지만 소개합니다.)
한 수험생이, 밤마다 정신없이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는 아무리 공부를 해도 시험점수가
오르지 않아서 매우 괴롭고 초조한 기분이 되었다. 그는 그럴 수록 쫓기는 듯한 느낌으로
미친듯이 공부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몹시 피로하고 지쳐서, 잠시 쉬기 위해 아파트
베란다로 나왔다. 그런데, 그는 갑자기 꿈결처럼 하늘을 스쳐 지나가는 어느 아름다운 여자의
모습을 보았다. 아주 잠시 동안이었지만, 그의 눈에 그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다.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오묘한 표정으로 살짝 웃는 듯한 그녀의 표정은 잊을 수가 없어서,
마치 천사와 같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이 꿈을 꾼 것인지 그저 멍할 뿐이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하늘을 스치며 자신의 앞을 날아갔던 그녀의 모습을 도저히 잊을 수 없었다.
다음날 아침. 그는 자신의 아파트 바로 위층에서, 수험생활의 중압감을 견디지 못한, 한
여학생이, 간밤에, 바로 그가 베란다에 나와 있던 시각에 뛰어내려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 독신 남자가 고달프게 일을 하며 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직업이 너무나 따분하고
재미가 없었고, 밤늦게까지 계속 이어지는 긴긴 야근에 매우 피로했다. 그러던 그는 집에
돌아가는 길에, 멀리 한 아파트에서 한 여자의 모습을 보았다. 거리가 멀어서 정확한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그 자태는 아름다워 보였다. 그녀는 음악에 맞추어 뛰고 왔다갔다하며
춤을 추고 있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정말로 아무 걱정 없이 자연스럽게 음악에 몸을 맡긴
듯 보였다. 지친밤 퇴근길에 보이는 그녀의 모습은, 매일 밤 항상 그렇듯 평화롭고 기쁜
모습이었다. 남자는 마침내, 그녀에게 문득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남자는 결국 용기를 내어 휴가를 내고, 낮에 그녀의 아파트를 찾아갔다. 아파트에
아무대답이 없고, 문은 열려 있어 들어가보았다. 남자의 눈앞에 보인 것은, 아파트
천장에 목을 매달고 죽어 있는 여자의 시체였다. 시체는 바람이 불 때 마다 전후좌우로
왔다갔다하며 흔들리고 있었다.
21. (다음 이야기는 페노미나 등의 영화에 바탕을 두고 비슷한 이야기가 돌고 있었고,
2000년대 초에 일본 쪽에서 건너온 이야기와 연결되어 완성되어 퍼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갓난 아기를 키우며 혼자 셋방살이를 하고 있는 한 여자가 있었다. 힘겹게 살고 있던
그녀에게 갑자기 애 아버지가 찾아오게 되었다. 그녀와 애 아버지는 대화를 하다가 싸우기
시작했고, 마침내 무엇인가를 주제로 매우 심하게 다투게 되었다. 애 아버지는 곧 그곳을
떠났고, 잠시후 그녀도 애 아버지를 쫓아가 무엇인가를 따지려고 애 아버지를 조ㅊ아 집을 나갔다.
그 후 한동안 별일 없이 잠잠했다. 셋집 주인은 얼마후, 그녀가 살던 방안에 아무도 없고,
까만색 인형만 하나 덩그러니 놓여 있는 썰렁한 광경을 보게 되었다. 매일 매일 누가 있나
없나 싶어 그 방을 보았지만, 항상 그대로 였다. 방세를 낼 때가 되어도 아무도 없자, 셋집
주인은 문을 따고 방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그런데, 그가 들어가자 까만색 인형이 갑자기
꿈틀거리며 움직이는 듯 하였다. 그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셋집 주인이 자세히 보니, 까만색 인형이란 것은, 혼자 방안에 갖혀 굶어죽은 갓난아기의
시체에, 파리와 바퀴벌레 떼가 까맣게 뒤덮여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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