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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괴담회
발송자 불명의 택배 - 9 (완)
목적지

나는 이어서 키리무라 마코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

키리무라 : ……여보세요.

우케츠 : 바쁘신 와중에 죄송합니다. 웹 작가인…

키리무라 : 또 당신인가요!? 적당히 좀 하세요!

우케츠 : 죄송합니다! 앞으로 두 번 다시 전화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끊으시기 전에 한 가지만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코마키다 맨션 102호실에, 달마다 택배를 보낸 이는 쿠라모토 사나라는 여성입니다.

사나 씨는 3개월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키리무라 : 네……?

———그녀는 놀란 듯 말했다. 역시……

우케츠 : 키리무라 씨가 사실 때도 택배는 왔었죠.

키리무라 : ………………그분, 어째서 돌아가셨나요?

———그때부터 키리무라 씨는 자신의 과거를 띄엄띄엄 전해 주었다.

역시 그녀도 우라카와 씨와 같은 처지였다.

10년 전 당시 18세의 프리터였던 키리무라 씨는 아르바이트의 선배의 아이를 임신했다. 이를 알린 다음날 그는 어딘가로 떠나버렸다.

기대도 하지 않았기에 낙담하진 않았다. 그러나 돈은 그녀를 힘들게 했다.

2013년 8월, 갈 곳 없던 그녀는 갓 태어난 유이를 안고서 코마키다 맨션의 방에 들어왔다.

아이를 돌보는 동안 출근을 할 수는 없었다.

당시 증가하던 인터넷 제휴 마케팅으로 일당을 벌긴 했지만, 그럼에도 월세는 크게 밀렸다.

그녀는 먹는 것을 참았다. 먹지 않아도 모유는 나왔다.

"이 아이라도 배부르면 충분하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키리무라 : 엄마가 밥을 못 먹으면, 젖도 잘 안 나오게 되잖아요.

날이 갈수록 밤마다 아이는 더욱 크게 울었다. 배를 곪고 있다.

가장 영양이 필요할 때 마음껏 젖을 먹지 못한다.

키리무라 씨는 모유를 짜내려고 했다. 너무나 초조했던 나머지 가슴에는 상처만이 남았고, 모유보다도 출혈이 더 많아졌다.

"아이에게 나눠줄 영양따위 없다" ……그녀의 몸은 스스로의 뜻을 거슬러 그렇게 말한 것이다.

그녀는 스스로의 몸을 원망했다.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그럴 때 택배가 왔다.

음식이 들어 있었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음식을 탐했다.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리기 위해서, 음식을 입안에, 위장에 쑤셔 넣었다.

수 년 뒤, 유이가 보육원에 갈 수 있게 되자 키리무라 씨는 드디어 직장을 얻었다.

여전히 빈곤했지만 배를 곪지는 않게 되었다.

그녀는 순조롭게 커리어를 쌓아, 요 몇 년 새에 남들 못지 않은 수입을 벌게 되었다.

그리고 제작년에 코마키다 맨션을 나와서 큰 아파트로 이사했다.

유이는 올해로 9살이 된다고 한다.

 

 

키리무라 : 정말, 힘이 넘쳐서 곤란할 지경이라니까요. 남자아이들처럼 곧잘 떼를 써대고, 혼자 어디로 가버리려고 한다구요. 매일이 큰일이에요.

 

그녀도 우라카와 씨와 마찬가지로 출처를 모르는 식품을 먹은 탓에 떳떳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사나 씨에 대해 이야기하자, 그 생각은 변한 모양이었다.

전화를 끊기 전에 그녀는 내게 이렇게 물었다.

키리무라 : 혹시 괜찮으시다면…… 그분의 묘가 어디인지 말씀해주시겠어요? ……다음에 딸을 데리고 인사를 드리러 가려구요.

우케츠 : 그건 좋네요. 사나 씨의 언니분과도 연락이 되니까 여쭤보겠습니다.

키리무라 : 감사합니다.

 

 

 

 

목적

모든 게 끝났다.

수수께끼는 풀렸다

 

……그랬어야 한다.

그러나 머릿속 한켠에선 석연치 않은 부분이 남아 있다. 결코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쿠라모토 사나 씨가 102호에 택배를 보낸 이유는, 정말로 "공양"이었을까?

 

사진을 볼 때마다 그런 의문이 깊어졌다. 아무리 봐도 이게 "공물"로는 보이지 않는다.

즉석 밥은 그렇다 쳐도 레토르트 식품을 영혼에게 바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아무리 봐도 이건 산 사람에게 보내는 택배다.

하지만 무엇을 위해서? 102호실의 거주자에게 음식을 보낸대서, 사나 씨에게 대체 무슨 득이 있는가?

어딘가에 힌트가 숨겨져 있지 않을지, 사진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본다.

그때 사진 한 장의 기묘한 부분을 발견했다.

 

작년 10월에 받은 택배. 그 부분에 눈길이 향한다.

테이프를 뗐을 때 찢어졌을 것이다.

골판지 끄트머리의 얇은 종이가 뜯어져서 내부가 보인다.

그 안에 무언가가 있다.

 

분명 골판지와는 색감이 다르다. 이건 뭘까?

생각해보자 무언가 번뜩 떠올랐다.

골판지는 파형의 심을 종이 2장이 감싸는 구조로 되어 있다.

때문에 골판지 내부에는 수많은 틈이 존재한다.

무언가를 숨기기엔 이곳이 가장 제격이지 않을까?

나는 가지고 있는 택배의 겉장을 뜯어 봤다. 그러자…

 

역시, 무언가 숨겨져 있었다.

신중하게 꺼냈다.

종이를 길게 만 것 같다.

열어보았다.

"乞母神、以此魂代价、使霊回生"

붓으로 쓴 글자.

일본어와 중국어가 섞인 것 같다. 의미를 이해할수록 가슴이 점점 더 두근거렸다.

 

"어머니 신께 비나이다, 이 혼령을 대가로 바치겠사오니 영을 되살려 주시옵소서"

 

 

 

 

대가

"乞母神、以此魂代价、使霊回生"이라는 말을 인터넷에 검색해보자, 사이트 하나에 도착했다.

 


이런 이야기는 들어본 적도 없고, "입들림"에 대해 작성한 사이트는 이것 말고는 하나도 없다.

아마도 이 기사를 쓴 사람이 지어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혹시나 생전의 사나 씨가 우연히 이 사이트를 발견해서, 진지하게 받아들였다고 한다면…….

거울과 쌀……. 짐작가는 부분이 있다.

항상 신경쓰이던 택배 속의 생활용품.

알루미늄 호일, 알루미늄 양푼이, 알루미늄 접시…… 전부 거울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매번 택배 안에는 즉석 밥이 들어 있다.

거울과 쌀이다.

설마 사나 씨가 102호실 거주자를 내림몸으로 이용해서, 강령술로 에이타 씨를 불러내려고 한 게 아닐까…….


"다만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모양이긴 했어요"

"안 오네" "와주지 않을까"라면서, 떠나기 직전까지 병실에서 잠꼬대처럼 중얼거렸어요"


사나 씨는 거주자에게 빙의한 에이타 씨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는 걸까?

아니, 그러나 그건 불가능하다.

102호에 "강령술" 도구를 보내봤자 거주자가 의식을 진행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사나 씨 입장에선 신에게 빌 정도로 절박한 계획이었겠지만, 그렇다 쳐도 가능성이 너무 희박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결정적인 도구가 부족하다.

 

"피가 스며든 종이" ……그런 건 어디에도 없었다.

이걸로는 부족하다.

거기까지 생각했을 때, 기분 나쁜 상상은 커져만 갔다.

레토르트 식품.

택배에 든 레토르트 식품은 마파두부, 치킨 카레, 토마토 페이스트 ……어느 것이든 강한 붉은색 액체다.

설령 레토르트 팩에 주사바늘을 넣고 혈액을 섞었다고 해도, 소량이라면 눈치채지 못하지 않을까?

기분 나쁜 상상은 커져만 간다.

우라카와 씨와 키리무라 씨는 배송된 음식을 먹었다.

레토르트 식품을 반찬으로, 즉석 밥을 먹은 적도 있을 것이다.

입 안에는 쌀.

혈액이 든 레토르트 식품이 입가에 묻는다. 그리고……

 

티슈로 닦는다.

그러면 티슈에는 피가 스며든다.

도중에 무심코 택배 안에 든 알루미늄에 눈이 간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성립해버린다. 일상적인 동작이 그대로 강령술의 의식이 되어버린다.

그정도로 계산적이었을 줄이야.

아니다, 설령 그렇다 할지라도, 뭐가 어쨌다는 건가?

 

우라카와 씨도 키리무라 씨도 지금 건강하게 살고 있다. 사나 씨에겐 안타깝지만 강령술은 효과가 없었다는 거다.

애초에 피와 쌀과 거울로 죽은 자가 되살아난다니, 뭐 이런 멍청한 소리가 다 있나.

다만……

키리무라 마코 씨가 딸 유이에 대해 이야기하던 말이 문득 떠올랐다.


"정말, 힘이 넘쳐서 곤란할 지경이라니까요.

남자아이들처럼 곧잘 떼를 써대고, 혼자 어디로 가버리려고 한다구요. 매일이 큰일이에요."


나는 그것을 애써 부정했다.

 

 

(끝)

 

 

 

"발송자 불명의 택배"

제공 : 라쿠텐 Kobo

글 : 우케츠

​번역 :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bladesoul12&logNo=223025704148&proxyReferer=https:%2F%2Fv12.battlepage.com%2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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