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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괴담회
발송자 불명의 택배 - 7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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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사태가 돌변한 것은 며칠 전이었다.

집에서 일을 하고 있다가 연락처에 없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 왔다.

어째선지 그 번호는 낯이 익었다. 두뇌를 풀가동해서 필사적으로 떠올렸다.

한 가지 기억에 다다랐다.

 

쿠라모토 사나…… 택배 발송자의 번호다.

일전에 과거 102호 세입자들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쿠라모토 사나의 번호로도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와서 저쪽에서 전화를 걸어올 줄이야…….

나는 두려운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다.

그러자 전화 너머로 가녀린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실례합니다. 마츠하라 리에라고 합니다."

 

귀를 의심했다.

그런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다. 이어서 여성은 이렇게 말했다.

 

"며칠 전에 이쪽 번호로 전화를 주신 것 같아서…. 제가 다시 전화드렸습니다."

"네…… 분명 전화를 드렸습니다. ……저, 실례지만 이건 쿠라모토 사나 씨의 전화번호 아닌가요?"

"네, 맞아요. 말씀이 늦었습니다. 저는 사나의 언니인 리에라고 합니다.

"네? ……아! 그랬군요. 실례했습니다."

 

———머릿속을 정리하자. 쿠라모토 에이타와 결혼해서, 사나는 "쿠라모토"로 성을 바꿨다.

"마츠하라"는 사나의 옛 성씨일 것이다.

그러나 어째서 사나에게 건 전화를 언니가 받는 걸까?

생각만 해선 답이 없다. 나는 전화하기까지 이른 사정을 설명하기로 했다.

리에 : 그렇군요…… 동생이 그런 짓을……

우케츠 : 언니분께선 모르고 계셨습니까?

리에 : 네. 에이타 씨를 잃고 나서부터 줄곧 혼자 자기 집에 틀어박혀서, 저희 가족에게도 거의 연락을 하지 않았으니까요.

우케츠 : 그랬군요……. 사나 씨는 지금도 방에만 계신 상태인가요?

리에 : 아뇨…… 3개월 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우케츠 : 뭐라구요!?

리에 : 올해 봄에 암이 발견돼서요……. 그걸 알았을 때는 이미 손쓸 방도가 없을 만큼 진행된 상태였어요.

세상을 떠난 건 5월이었습니다. 정말로 눈 깜짝할 새였죠.

우케츠 : 5월……. 돌아가신 게 정말로 "5월"인가요?

리에 : 네………… 무슨 일이죠……?

———이상하다. 우라카와 씨의 댁에는 이번달인 8월 초순에 택배가 도착했다.

사나 씨가 5월에 죽었다면, 대체 누가……?

우케츠 : 저…… 실례되는 질문입니다만, 언니분께서 사나 씨 대신 택배를 보내고 계시지는…… 않으십니까?

리에 : 아니요. 애초에 동생이 택배를 보낸다는 것 자체를 방금 알았어요.

우케츠 : 그렇군요……. 아, 그러면 혹시나 사나 씨가 돌아가시기 전에 누군가에게 택배를 보내달라고 부탁을 했다든가…… 그런 적은 없었나요?

리에 : 아니요. 그 애는 마지막 몇 년 동안은 누구와도 연락하지 않았으니까요.

우케츠 : 그렇군요…….

리에 : 다만……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모양이긴 했어요.

우케츠 : 네?

리에 : "안 오네" "와주지 않을까"라면서, 떠나기 직전까지 병실에서 잠꼬대처럼 중얼거렸어요.

우케츠 : ……누굴 기다렸나요?

리에 : 모르겠어요. 어쩌면 약물 치료 때문에 기억이 몽롱해졌을지도 모르겠네요.

 

———전화를 끊은 뒤로도 한동안 멍한 채 앉아 있었다.

사나 씨가 죽은 건 3개월 전이다. 그러나 택배는 이번달에도 도착했다.

 

이건 누가 보낸 걸까?

잠시 생각한 뒤 나는 문득 떠올렸다.

처음에 이 택배를 봤을 때 느낀,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쾌함.

그리고 우라카와 씨가 보낸 사진의 위화감.

지금까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러나 어쩌면 이 위화감이 사건의 진상으로 이어지는 힌트가 아닐까?

그때 쿠리하라 씨의 의미심장한 말이 뇌리를 스쳤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이 사건의 본질을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본질.

문득 전화 너머로 들었던 키리무라 마코의 말이 떠오른다.

"몰라요" ……그 속에 담긴 거절.

 

어쩌면

흩어진 정보의 조각이 머릿속에서 이어진다.

그리고 하나의 형상으로 엮인다.

이 사건의 본질, 그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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