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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괴담회
발송자 불명의 택배 - 2
방문자

 

우케츠 : 그런데 택배가 오는 것 말고도 다른 이상한 일은 없습니까? 이를테면 전화를 받았는데 아무 말이 없다든가 하는, 그런 일이요.

우라카와 : …………그렇군요……. 상관이 있을런지는 모르겠는데요…….

우케츠 : 사소한 일도 좋으니 뭐든 말씀해주세요.

우라카와 : 네. 사실은 딱 한 번, 저희 집 앞에 누가 온 적이 있어요.

이사 와서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예요. 작년 10월 중순 즈음이겠네요. 밤에 자려고 했더니 문 바깥에서 발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평범한 발소리가 아니라 "끼익 끼익"거리는, 한쪽 발을 끌면서 움직이는 듯한 소리였어요.

그 발소리가 제 방 앞에서 멈췄어요. 손님인가 싶었는데, 1분 정도 지나도 인터폰이 울리지 않길래 신경쓰여서 상황을 보러 갔어요.

제가 현관에 다가가자 다시 "끼익 끼익" 거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문을 열자 사람의 실루엣이 멀어지는 게 보였습니다.

우케츠 : 즉, 우라카와 씨가 방에서 나올 듯한 기척이 들어서 황급히 도망쳤다는 말이군요?

그 사람의 체격이나 성별은요?

우라카와 : 체격은 작은 편이었을 걸요……?

성별은…… 밤인데다가 저희 맨션은 공동 복도에 전등이 없어서 어두웠던 탓에 잘 모르겠어요.

다만…… 분명히 왼발을 끌고 다녔던 것 같아요.

쫓아갈 정도로 큰일은 아닌 것 같아서 그냥 가만히 있기로 했지만요.

우케츠 : 혹시 그때 현관에 뭔가 적혀 있지는 않았습니까?

우라카와 : 아뇨, 전혀요.

———알 수 없는 방문자와 택배 발송자가 동일인물이라면,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오른다.

우케츠 : 혹시 스토커는 아닐까요?

선물을 자주 보내고 집 앞까지 슬금슬금 찾아오는 건…… 스토커 피해 사건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입니다.

우라카와 : 마흔이 넘은 남자를 스토킹하나요……?

제가 말하기도 한심하지만, 최근에는 머리숱도 꽤나 없어지고 있어서 도무지 여성들의 호의를 살 만한 외모는 아닌데요…….

우케츠 : 머리숱이 없어도 인기 있을 사람은 있습니다.

스토커라면 내버려두면 위험할 테니 이를테면 경찰에게 문의하거나, 아니면 아예 이사를 가는 등 도망칠 준비를 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우라카와 : 경찰이라면 아까 전에 만나고 왔어요.

그치만, 택배가 오는 것만으로는 사건으로서 의미가 없는 모양이라 그다지 진지하게 상대해주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이사를 하자니…… 돈이 없습니다.

계속 일해온 회사가 작년에 도산해서, 사원 기숙사도 폐쇄된 탓에 도망치듯이 들어온 곳이 코마키다 맨션 102호실이란 말이에요.

지금 하는 일로는 달에 2만엔을 내는 게 고작이라서…… 이사 비용은 도저히…….

———도망칠 수도 없고, 도움을 요청할 사람도 없다. 진퇴양난이다.

생면부지의 오컬트 작가에게 기댈 수밖에 없었을 거다.

우라카와 씨가 딱하게 느껴졌다.

우케츠 : 알겠습니다. 제가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불안하시겠지만,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우라카와 : 정말 죄송합니다.

우케츠 : 다만, 지금 상태로는 단서가 너무 적군요…… 맞다.

지금까지 받은 택배는 아직 가지고 계십니까?

우라카와 : 네. 일단 전부 보관해 놨습니다.

우케츠 : 저에게 보내주실 수 있습니까?

우라카와 : ……글쎄요. 하나하나가 다 크기가 커서, 전부 보내드리는 건…….

우케츠 : 힘들겠군요. 그럼 이번 달에 받은 것만 보내주실 수 있습니까?

 

우라카와 : 네…… 알겠습니다. 바로 보내드릴게요.

~~~~~~~~~~~~~~~~~~~

전화를 끊은 뒤, 사진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택배 안에는 즉석 밥, 레토르트 식품, 티슈나 주방용품 등의 생활용품이 들어 있었다.

역시 아무리 봐도 살림살이 택배다.

이어서 송장 사진을 보았다.

모두 똑같은 형식으로 작성되었다.

필적도 비슷한 것으로 보아 역시 동일 인물이라고 생각하는 게 옳을 것이다.

그리고 이 사진들에는 또 하나 주목할 점이 있다.

 

송장 옆에 붙어 있는 증지다.

증지란 우체국 창구에서 직원이 우표 대신에 뽑는 스티커다.

즉 택배를 전부 우체국 창구에 가져가서 보냈음을 알 수 있다.

(딱 하나 붙어 있지 않은 택배가 있었는데, 택배 상자 표면에 찢어진 흔적이 있었다. 아마 원래는 증지가 붙어 있었으나 떨어졌을 것이다.)

발송자가 굳이 이 방법을 고른 이유는 우라카와 씨에게 자신의 정보를 알리지 않기 위함이라고 생각된다.

편의점 택배나 사설 회사의 택배로 보내려면 더 자세한 개인정보를 적어야 하는데다가 담당자의 이름도 기재된다.

이로 인해 자신의 신상이 파헤쳐질 위험이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다만 그럼에도 숨길 수 없는 정보가 있다.

우체국의 이름이다.

증지에는 모두 우체국의 이름이 적혀 있다.

찾아본 결과 발송자는

· 키시에 초등학교 앞 우체국

· 카자미역 앞 우체국

· 스즈하라 우체국

이라는 세 우체국을 나누어 이용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 우체국들은 모두 가나가와현 에비나시에 있다고 한다.

주소는 가짜지만 발송자가 에비나시에 산다는 점은 틀림없는 모양이다.

 

 

 

 

실물

이튿날 우라카와 씨에게서 택배가 왔다.

사진에서도 보이듯이, 음식이나 생활용품 들어차 있을 뿐 그밖에 이상한 것…… 편지나 메시지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어째서일까.

실물을 본 순간 기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우라카와 씨가 보낸 사진을 다시 본다.

그때, 나는 이 사진들의 이상한 점을 알아챘다.

다만 그건 너무나도 사소해서 이 시점에선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야말로 "택배 사건"의 핵심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힌트라는 사실을 이후에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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