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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리, 선플 재단 이사장상 수상🎊
8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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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144/0001080489



혜리는 “잠시만요! 악플 말고 선플해!”라는 메시지로
온오프라인 활동을 전개 중이다.💓



읽던 책 작가의 말에서

키우는 달팽이들이,

손가락 한마디도 안되는 작은 것들이

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말을 봤어요.

그런데 작가님은

그런 달팽이들을 자신이 혹여나 죽일 수도 있어

최소한의 힘만을 쓴 채로 돌본다고.

그 부분을 읽으면서

보지 못해서 밟아버린 낙엽이 생각났어요.

그러니까 그때 전 아주 큰 잘못을 한듯한 기분이 들었거든요.

그 기분이 오래 남아 책을 읽을 때까지 이어졌고

작가의 말 달팽이 부분에서

제가 왜 그런 기분이 들었는지 알 수 있었어요.

초여름에 낙엽이라니,

그건 아마도 태양에 말라버린 잎이었을 테지만

어쨌든 제가 밟지 않고 누구도 밟지 않게 되어

가을이 되면 낙엽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런 예비 낙엽을 제가 짓밟은 거잖아요.

항상 그 일을 기억하려고 해요.

모든 것들엔 연약한 부분이 있고

그 부분으로 쉬이 죽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주의한다면 태양에 말라버린 잎은

오래 살아 낙엽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아래는 주식회사 타임캡슐이라는 책에 나오는 대화입니다.

"특별 배달 곤란자에게 편지를 전하러 갔다가 일어난 일이었어요."

"아, 그 코털 .."

"네. 맞아요.

실제로는 사장님이 그 어르신의 말씀을 앞에서 듣고 계셨고 저는 뒤에서 그냥 보고만 있었어요.

오랜만에 말동무를 만나 봇물 터진 듯 말을 쏟아내는 그분의 이야기가 저는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겨우 일을 마치고 그 자리를 벗어나 자동차에 탔을 때 사장님이 어땠냐고 물으셨어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저는 비딱한 면도 있어서

'좋은 말씀이었지만 코털에 자꾸만 눈길이 가는 바람에 집중해서 듣지 못했어요.'라고 우스갯소리를 섞어 대답했어요.

솔직한 심정이었어요."



가이토는 과거를 회상하듯 미소를 지으며 잔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화를 내실 줄 알았어요.

우리 일을 우습게 보지 마라,

상대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라고 다그치실 줄 알았어요.

그런데 사장님은 전혀 다른 말씀을 제게 하셨어요."



"뭐라고요?"



가이토가 다시 웃었다.



" '귀한 경험을 했구나. 다행이다.'라고 하셨어요"



"귀한 경험을 했구나. 다행이다?"



히데오가 똑같은 말을 읊었다.

히데오의 표정을 본 가이토의 얼굴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저도 그랬어요.

무슨 말씀인지 영문을 모르겠더라고요.

사장님이 물으시는 거예요.

'내가 알았을 것 같나?' 하고 말이에요.

그래서 저는 대답했죠.

'당연히 보셨겠죠. 바로 앞에 계셨는걸요. 말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완전 뭉텅이로 빠져나와 있었는데...'라고요."



"사장님은 뭐라고 하시던가요?"



"대답하지 않으셨어요.

그저 웃으시며 운전만 하셨어요.

둘이 한참을 말없이 가다가 제가 너무 궁금해서 다시 한번 '보셨죠?'라고 여쭈어봤어요.

그랬더니 사장님은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인간은 한꺼번에 여러 생각을 할 수 있는 동물이니까.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어도 다른 생각을 떠올릴 수 있지.

그건 아무도 멈출 수 없어.

자꾸만 딴생각이 들거든.

그게 본능이야.

다시 말해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고 여러 생각을 떠올린다는 건, 뇌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해.

그 자체가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

그렇지만 그걸 입 밖으로 꺼내느냐 마느냐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 ​

넌 입 밖으로 꺼내는 선택을 한 거고.

말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했겠지.

그런데 만일 지금 우리의 대화를 녹음해서 아까 그 어르신이 듣는다면 어떨까?"



"그건.. "



가이토는 할 말을 잃었다.



"그렇다면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겠지.

아까 내뱉은 말을 당사자가 들으면 난처해할 거라는 건 알지?

물론 당사자의 귀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보장만 있으면, 다른 곳에 가서 떠벌리고 싶은 에피소드이긴 해.

이러쿵저러쿵 말하고 싶어지지.

남이 들으면 재밌어할 얘기거든.

그런데 그 얘기를 들은 제삼자 혹은 내가 그 어르신께 네가 내뱉은 말을 옮기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겠니?"



"..."

가이토는 조수석에서 고개를 떨구었다.



"모두 그런 종류의 말을 아무렇지 않게 인터넷에서 떠들지."



가이토가 호흡을 가다듬었다.



"당사자에게는 직접 대놓고 말하는 사람은 없어.

하지만 당사자가 아닌 제삼자에게 마음속으로 생각한 걸 들려주면 재밌을 거라고 착각해.

어쩌면 본인이 이렇게 재미있는 사람이란 걸 드러내고 싶은 욕망에서인지도 몰라.

나쁜 짓이라는 자각이 없어.

불현듯 떠오른 걸 어쩌냐며 오히려 당당하지.

하지만 그게 당사자의 귀에 영원히 들어가지 않으리란 법은 없어.

가이토. 잘 기억해 두렴.

사람들은 모두 당사자만 그 자리에 없으면,
그 말이 그 사람 귀에 들어갈지 어떨지 별로 고민하지 않고
머릿속에 떠오른 것을 그대로 무의식중에 뱉어버리는 약점이 있어.

너만 그런 게 아니야.

나도 그래.

인터넷 댓글도 마찬가지야.

그러니까 처음 만난 사람에게, 아니 만난 적도 없는 사람에게 '너 별로야'라고 아무렇지 않게 남기는 거야.

인터넷에서 그런 댓글을 아무렇지 않게 남기는 사람도 처음 만난 사람에게 다짜고짜 '웃는 얼굴이 볼품없네요'라는 식으로 얘기한 경험은 없을 거라고.

그러니 다른 사람이 이렇다저렇다 할 게 아니라 나부터 먼저 그런 말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않겠다는 의식을 가져야 해.

알겠지?

귀한 거 배웠지?

하긴 이렇게 말하는 나도 계속 노력 중이긴 해."



(중략)



"전 이 일이 정말 좋아요.

이 일을 하면서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을 되돌아보니 사람 냄새가 참 좋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어요.

저 역시도 나약한 사람 중 하나라는 사실도 알았고요.

그리고 어쩌면 모두 저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어요."



"다를 바 없다고요..?"



"네. 피해자 탈을 쓰고 있지만 실은 자신도 모르는 새 가해자가 되어 있다는 사실 말이에요.

제 누나를 향해 가시 돋은 말을 남긴 사람들도 한 명 한 명 이야기를 나눠보면 분명 저랑 다르지 않을 거예요.

이제껏 제가 만난 사람들은 모두 한결같이 사랑받아 마땅한 좋은 사람들이었어요. "





아주 멋진 사람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덧붙여 사랑하는 이들을 걱정하며 이 글을 작성합니다.





내가 뱉은 말은 나도 듣게 됩니다.

내가 하는 말은 결국 내게 하는 말이 됩니다.

하물며 말도 그러한데

인터넷에 쓰는 건 지워지지도 않고 반드시 자국을 남기게 됩니다.

그 글을 보게 되는 제일 첫 번째 사람이 나라는 걸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싫은 말, 나쁜 말, 모진 말 사용함으로 보고, 듣지 마세요.

나만이라도 하지 마세요.

분명 사랑받아 마땅할 당신이
좋은 말, 고운 말, 멋진 말 보고 듣게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혜리님 수상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뉴진스 사랑해, 늘 응원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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