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연습장에서 다른 사람이 휘두른 골프채에 안면 골절 피해를 입은 아이돌 그룹 골든차일드 출신 배우 최보민 씨에게 손해배상소송의 승소가 확정됐다.
서울서부지법 민사8단독 윤소희 판사는 지난달 15일 최 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금 변호사 김건우)가 자신에게 골프채를 휘두른 A 씨와 골프연습장 운영자 B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2023가단256327)에서 "B 씨는 최 씨에게 1200여만 원을 지급하되 이 가운데 1060여만 원에 대해선 A 씨와 공동으로 돈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최 씨는 2022년 9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한 골프 연습장에서 골프 연습을 했다. 최 씨는 타석으로 올라와 키오스크 조작을 하고 있었는데 앞 타석에서 스윙 동작을 하던 A 씨가 최 씨의 안면부를 골프채로 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최 씨는 우측 협골상악 복합체 골절 등 상해를 입었고,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연습 타석 간 간격은 2.5m였다.
윤 판사는 "골프연습장 운영자는 타석과 관련 부대시설을 제공해 이용객이 사용할 때 위험이 없는 안전한 시설을 제공함으로써 안전을 배려하여야 할 보호 의무를 부담한다"며 "구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의하면 골프연습장업의 경우 타석 간의 간격이 2.5m 이상이어야 하고 타석의 주변에는 이용자가 휘두르는 골프채에 벽면·천장과 그밖에 다른 설비 등이 부딪치지 않도록 충분한 공간이 있어야 하며 연습 중 타구에 의하여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그물·보호망 등을 설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습장이 규정에 따른 타석 간의 간격 기준은 갖추고 있지만, 타석 사이에 칸막이나 경계시설 등의 안전시설은 설치되지 않았고, 특히 키오스크가 옆 타석에 매우 인접해 있어 키오스크를 조작하기 위해 접근할 때 옆 타석의 연습자가 골프채를 휘두르는 반경 안에 들어가게 돼 골프채에 맞아 큰 부상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며 "B 씨가 연습장을 관리·운영하면서 이용자의 안전을 배려하여야 할 보호 의무를 위반해 사고가 발생했으므로 B 씨는 공공체육시설 이용계약의 불완전이행으로 인한 채무불이행책임을 진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연습장을 이용해 왔던 A 씨는 과거 스윙을 하다가 키오스크를 조작하던 뒷사람의 모자 등을 가격한 적이 있어 연습장의 타석 간격이 안전사고 예방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A 씨는 타석의 중간이 아니라 약간 뒤쪽으로 치우친 위치에서 크게 스윙했는데, 이럴 경우 자신의 뒤쪽 타석에 있는 사람이 골프채에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점 등까지 고려하면 스윙 동작을 하기 전 주위를 충분히 살피고 안전한 자세로 스윙 동작을 하는 등으로 주의를 기울일 의무가 있는 A 씨에게 사고를 일으킨 과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윤 판사는 최 씨에게도 안전사고 예방 조치를 다 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인정해 A 씨의 책임을 30%로 제한했다. 최 씨 역시 A 씨가 연습 준비 중인 것을 확인한 상태에서 타석 간 거리나 키오스크 위치 등에 비춰 A 씨가 스윙을 할 때 골프채에 맞을 수 있다고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앞 타석에 있는 사람을 주시하는 등의 예방 조치를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 판사는 최 씨의 기왕치료비인 200여만 원과 위자료 1000만 원을 손해배상액으로 인정했다. 최 씨가 치료·회복 기간 동안 연예인으로서 활동을 하지 못하게 돼 총 12건의 계약에 참여하지 못해 3500여만 원의 수익을 얻지 못해 손해를 입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이는 특별손해로서 A, B 씨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어 사고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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