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피우는 것
바보라서 편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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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사랑 / 김연식
사랑엔, 눈이 없어
먼지처럼 쌓인
그대와의 사연을
잊으려 다른 사람을 안았다.
그 사람도
비슷한 상처로
내 품에 기대어 왔다.
하룻밤은 너무 짧아
서로를 위로하듯
껴안으며 몸과 마음을 던졌다.
실연한 백조가
오리와 함께하듯
상처 난 짐승이
서로의 상처를 핥아주듯
우리의 사랑이 깊진 않아도
마음만은 따뜻했다.
사람은 그렇게 사랑하고
그렇게 울며
또 다른 인연을 만난다.
흔들리는 갈대처럼
과거는 조용히
잊어주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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