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이라크 전 전반 초반에 실점할 뻔 한 거랑, 이후에 김민재가 동료들에게 소리치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냐?
내려앉을 거라 생각한 이라크가 주전까지 바꿔가며, 우리 팀 중원의 이재성, 이강인, 황인범, 박용우에게 사실상 1대1 맨마킹으로 압박을 걸었기 때문이야. 그리고 축구 좀 봤다면, 애초에 이라크의 헤수스는, 수비축구를 하더라도 내려앉아 블럭치기 보다는 끈끈하게 달라붙어 괴롭히는 수비를 한다는 거 빤히 다 아는 거였지. 상대팀 전술분석 안하는 홍명보만 몰랐을 뿐.
그러니 앞선에 패스를 보내려고 해도 다들 압박 받아서 프리인 미드필더가 없었고, 결국 김민재가 홍명보의 전술이 아니라 자기 개인능력으로, 직접 볼 몰고 올라가서 상대 수비 자기쪽으로 당기고 그 뒤로 패스 돌렸잖음. 리스크 감수하고.
거기 더해 아이멘 후세인 등 이라크 공격수들은, 최전방에서 조현우 압박하면서 계속, 우리팀 선수들을 한 쪽 측면, 정확히는 설영우와 이강인 있는 오른쪽으로 몰아서 밀집시켜 공간을 뺏는, 이른바 채널링을 계속해서 걸어댔지. 그 탓에 이강인은, 전반 내내 내려와서 볼 받아주는 거에 급급했고 후반에는 사실상 중앙으로 들어가서 플레이 했음.
그 때문에 원래 홍명보 계획대로면, 왼쪽에서 빌드업 시작해 오버로드 시킨 다음 전환 쳐서, 오른쪽 측면 이강인 거쳐 다시 왼쪽으로 볼 보내고, 그렇게 좌우로 흔들린 이라크 수비진 상대로 패널티 박스 근처에서 배준호가 볼 잡아서 마무리 작업 하도록 짠 우리 빌드업은 전반 내내 어그러졌어. 홍명보의 전술(?)이란 거는 그나마 딱 한번, 전반 35분 경에 우리 선제골 나올 때, 이라크 수비라인 무너진 그 때 딱 한 번 통했음. 그 외에는 전반 내내 이라크에 말렸고.
그리고 후반에 문선민 오현규 투입? 그나마 한 골 넣고 통했으니 다행이지, 배준호 빠지고 문선민 들어가면서 중원싸움 숫자 줄어들며 밸런스 깨진 거는 생각 안하냐? 그 탓에 제딴에는 잠글 생각으로 투입한 백승호, 홍현석 등등 있어도 후반 막판 미들싸움서 밀리면서 추가실점 나온건데? 김민재가 전진해서 커팅할 때 그 뒷공간 커버할 선수 안 정해놔서 중앙수비 허술해지고, 결국 그거 때문에 실점까지 하는데도 수정 안되고 있고.
마지막으로, 어제 전술이 과연 홍명보 머리에서 나왔을까?
중계 화면 잡힌 거 못봄? 포르투갈 출신 전술코치 주앙 아로소가, 작전판 들고 화살표 그려가며 선수도 아닌 홍명보한테 작전 설명하는 거? 홍명보는 '아 완벽히 이해했어!(이해 못했음)' 그 짤 표정으로, 우두커니 서서 설명 듣고 있었는데.
그런 거 다 떠나서, 무슨 아르헨티나 프랑스 스페인 같은 강호를 상대로 3대2도 아니고, 이라크 상대로 한점차 승리한 거 가지고 홍명보 명장 어쩌고 저쩌고.
안 쪽팔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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