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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러닝 6일차, 1년 2개월만의 10K 러닝 (D-DAY)
또루뀨막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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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게 서울하프마라톤 재접수 기간에 예약에 성공 했다. 운이 좋다는 건 진짜 운이 좋았기 때문이다. (설명하자면 너무 길음) 암튼 그렇게 예약에 성공하고 나는 달리기 계획을 차근 차근 세웠는데 3월 말까지 아니 4월 초까지 몹시 추웠다. 나는 추위에 매우 취약한 편이다. 첫 러닝을 치일피일 미루게 됐다. 그렇게 3월에 첫 5k 연습을 하고 총 4회의 5k 달리기, 1번의 6.5K 걷뛰를 했다.

그리고 대회날이 되었다.
내가 뛰어야할 거리는 10k인데 10k는 커녕 7k는 뛰지 못했다. 다만 10k 대회가 이번이 5번째이니깐 아예 처음 뛰는 건 아니니깐 과거의 내가 소환되면 거기에 그 대회뽕이라는 것까지 더해지면 어찌 저찌 달릴 수 있을까 생각했다. 암튼 아몰라~ 오늘의 내가 제발🙏힘내렴 하고 달리게 됐다는 말이다.

잠을 푹 자고 자고 7시 50분쯤 광화문 도착. 언제나처럼 딜레이가 됐고 약 10분 정도 딜레이 됐고, 암튼 그렇게 출발. 달리기 훈련이 제대로 안 됐기에 무려 7번이나 걸었다. 걸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이건 더 열심히 달리기 위한 잠깐의 숨고르기야’

호흡만 진정 되면 더 열심히 뛰자고. 그리고 4킬로 지점에는 배가 아팠다. 처음 느끼는 경험이라서 매우 당황했다. 아침은 에너지바 1개랑 에너지젤만 먹었는데... 암튼 배가 당겨서 진심 포기해야하나 생각했다. 잠시 걸으니깐 배가 당기는 부분이 괜찮아졌다. 사실 포기는 힘들었다. 주변에 마라톤 나간다고 말을 너무 많이 뱉고 응원도 많이 받았기에... 그래서 멈출 수 없었다. 5킬로 지점부터는 무슨 정신으로 달렸나 모르겠다. 거의 블랙아웃 수준이다.

그런데 하나 확실한 건 코스가 머리에 있으니깐 이 지점엔 확 치고, 이 지점에선 걸어야지 생각했다.
전략적으로 걸을 땐 확 걷고, 뛰어야할 땐 확 뛰고, 악으로 깡으로... 7k부터는 그런 확신이 들었다. 지금 속도로 비슷하게 멈추지만 않으면 60분 안에 들어오겠다고. 끝까지 정신 차리자고.

5킬로 부터는 시야도 흐려져서 주변도 잘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더 그냥 다 달릴 수 있었던 거 같다. 기억이 나는 건 9킬로 지점에 스트레이키즈 미로가 나왔고 다음에 에스파 위플래시가 나왔는데 위플래시는 러닝할 때 참 힘에 안나는 노래구나 그 생각을 했다. 골인하고 나서는 5분 동안 그냥 제정신이 아니였다.

사실 골인하고, 나온 노래는 내가 운동할 때 이미지 트레이닝 한 노래였는데 정작 그 노래의 기억은 없다. (그 노래는 김연우의 그 곳에 올라라는 노래임) 늘 그 노래가 마지막쯤 나왔음 좋겠다고 생각하고, 늘 그 순간을 꿈꿔왔고, 정작 그 순간이 왔고, 영화처럼 그 노래가 나왔는데 거의 머리에 지우개가 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결국 난 59분 12초로 들어왔다.

1년 2개월 만에 뛴 10k 결과이다. (나의 마지막 10k 달린 기록은 2024년 2월, 그것도 러닝머신에서 달렸다.)

역대 마라톤 대회 중 가장 나쁜 기록이지만 그 어떤 대회보다 값졌다. 사실 70분을 목표로 달렸다. 그런데 59분이 나온 건 기적이었다.

런데이 기록과 공식 기록이 상이한 거 런데이는 와리가리 뛴 것도 다 달린 걸로 기록으로 측정 됐기 때문이다. 약 10초정도 차이나지만 중간중간 페이스 확인하기엔 괜찮았다.

메달이랑 완주 간식을 받고 걷는데


갑자기 이어폰에서는 노래거 나오는데 갑자기 머릿속에 조명이 탁 하고 켜지는 것처럼 노래가 들렸다.

싸울텐가 포기할텐가?
주어진 운명에 굴복하고 말텐가?



이 가사가 확 와닿았다. 오늘 포기할 뻔한 순간이 오버랩 되면서 ’난 포기하지 않고 잘 싸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간식 꾸러미를 받고 터벅터벅 숙소에 걸어갔다. 햇살이 참 좋았다.

작년에 달리기를 중단하면서 그런 글을 썼다.
언젠간 다시 달리고 싶다고, 그때는 나를 위해 달리고 싶다고. 이번에도 사실은 나를 위해 달린 건 아니다. 나를 응원해준 사람들에게 실망 끼치지 않기 위해서 달렸는데 애니웨이 결국 누굴 위해서 달리든 다시 달렸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5k는 꾸준히 달리려고 한다.

사실 한참 달릴 때보다 지금의 난 10킬로 정도 더 찐 상태이다. 그리고 난 더 낡았다. 그래서 사실은 60분 안에 들어오는 게 무리였다. 암튼 다이어트의 목적으로라도 꾸준히 달리면서 가을의 드라마를 위해서 또 뛰어야겠다.

암튼 ㄱㅂ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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