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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반 학생 딱 3명 "오징어게임" 할 수 없어요!ㅠ
꼼꼼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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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8일 학교일기!

https://youtu.be/JNSsLKPi88g?si=0qQenfBfn_GHOWVC

 

오늘 수업 중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뜬금없이 오징어게임 이야기가 나왔다. 요즘 드라마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지만, 내 머릿속에는 그 이름이 어릴 적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신나게 하던 놀이로 각인되어 있다. 문득 그 추억을 떠올리며 아이들에게 말했다.

"얘들아, 원래 오징어게임은 놀이였어."

내가 한 말을 듣고 아이들이 모두 깜짝 놀란 얼굴로 물었다.

"진짜요? 드라마 때문에 생긴 게 아니에요?"

그 맑고 천진난만한 반응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아니야. 드라마는 최근에 나온 거고, 선생님 어릴 때는 이게 진짜 놀이였단다. 운동장에서 친구들이랑 하던 거야."

내가 말을 이어가자 아이들의 얼굴엔 "그게 도대체 무슨 놀이야?"라는 궁금증과 "어떻게 놀았길래 그런 이름이 붙었을까?"라는 의아함이 교차하는 표정이 떠올랐다.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천천히 설명을 시작했다.

"운동장 배구코트 위에 오징어 모양을 그리고, 팀을 나눠서 공격팀은 선을 밟지 않고 중앙으로 진입해야 하고, 수비팀은 그걸 막는 거야."

설명을 듣던 아이들의 표정이 점점 더 흥미로워졌다.

"우리는 배구코트가 딱 좋아서 거기를 고집했지. 선생님들께 '배구코트 망가진다'고 혼나면서도 말이야. 그래도 끝까지 거기서 놀았어!"

아이들 중 한 명이 물었다.

"그림 그리고 막 뛰고… 재밌었겠네요! 그런데 몸싸움도 해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밀치기도 하고, 전략도 짜고, 온몸을 던져가며 놀았지. 땀으로 범벅이 되는 건 기본이었어."

아이들 중 한 명이 감탄하며 말했다.

"와, 완전 전쟁 놀이네요!"

그 반응이 또 웃음이 나왔다. 그러나 그 놀이를 실제로 우리 반 아이들과 해볼 수는 없었다. 우리 반은 여학생 둘과 몸이 불편한 지훈이까지 총 3명이다. 인원도 부족했고, 요즘 아이들은 햇볕 아래 오래 있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선생님, 요즘 애들은 피부 타는 거 싫어하잖아요. 엄마가 선크림 꼭 바르라고 매일 잔소리해요!"

한 아이의 말에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요즘 부모님들은 피부에 정말 진심이지.'

그렇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내가 어린 시절 맑은 햇살 아래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놀며 느꼈던 그 즐거움을 요즘 아이들도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요즘 아이들의 놀이 문화는 많이 달라졌다. 우리 반 아이들만 해도 운동장보다는 실내 놀이를 선호한다. 보드게임을 하거나 유튜브 숏츠나 틱톡 영상을 함께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여학생 둘은 서로 재미있는 영상을 보여주며 깔깔대는 일이 잦다. 그런 모습을 보면 "요즘 아이들의 놀이"라는 것에 공감이 되면서도 나도 그들과 함께 웃고 싶어지는 마음이 든다.

그러면서도 문득 해질녘까지 뛰어놀던 내 유년 시절이 떠오른다.

"밥 다 치웠는데 왜 아직 안 들어오냐!"는 엄마의 잔소리를 들으며 집으로 돌아가곤 했던 기억. 때로는 옆집 할머니 댁에서 저녁을 얻어먹기도 했다.

요즘 아이들은 다르다. 방 탈출 게임이나 키즈카페 같은 실내 공간을 즐기거나, '인생네컷'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낸다. 놀이 방식이 바뀌고, 세대마다 환경과 문화가 달라진다. 이런 변화가 아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당연하다고 느껴진다.

중요한 건 놀이의 방식이 아니라, 놀이를 통해 얻는 즐거움과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소통하는 마음이다. 그래서 요즘 우리 반 아이들과 보드게임을 자주 한다. 젠가, 루미큐브 같은 간단한 게임도 함께 하면 큰 웃음을 나누게 된다.

언젠가는 내가 어릴 적 했던 놀이를 아이들에게 조금 변형해서 알려줄까 생각해본다. 예를 들어 몸싸움 없이 실내에서도 가능한 규칙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중요한 건 함께 웃고 즐기는 시간이니까.

오늘도 아이들과의 웃음 덕분에 하루가 풍성했다. "놀이에도 세대 차이가 있구나"라는 걸 느끼며도, 그 차이 속에서 새로운 연결고리를 찾아가려는 내 모습이 조금 뿌듯했다. 아이들과 웃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 그게 바로 진짜 놀이의 본질 아닐까? 고감 꼼꼼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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