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역은 2호선 열차로 갈아타실 수 있는..'
환승역이란
서로 다른 노선들이 연결되어
갈아탈 수 있는 역을 말하며
각각의 승강장은
환승 통로를 통해 서로 이어져 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는가?
'대체 저 태극마크는 정체가 뭐지?'
요즘엔 서울에서 잘 보이지 않지만
몇 년 전만 해도 환승역에는
적황청 삼색으로 이루어진
요상한 태극마크가 붙여져 있었다
대체 저 태극 마크가
환승역을 뜻하게 된 이유가 뭘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1980년대로 돌아가보도록 하자
레츠고~!
1974년에 개통한 1호선과 국철은
수도권의 교통 수요를
단번에 처리해낼 수 있던 신수단이었고
그렇게 지하철 2호선 개통도 성공리에 마친
서울시는 고민에 빠진다
바로 이 표지판이
너무 구식이었기 때문인데
이게 문제인 이유는
출구나 타는곳이나 구분없이
흰 바탕에 빨강 화살표를 사용한데다가
행선지에 영어를 표기하지 않아
외국인은 탈 방도가 없었다
이게 70년대에는
외국인이 많이 없었을 때니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쎄울, 꼬레아!'
1981년, 바덴바덴에서
서울을 88올림픽 개최지로 선정하면서
이야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때 서울시는 올림픽 대비와 함께
환경 개선을 이유로
판자촌 철거, 보신탕집 교외로 강제 이전 등
여러가지 일들을 벌였는데
거기에는 지하철 환경 개선도
들어가있었다
그렇게 진행한 일은
문제의 표지판을 포함해
지하철역 디자인을
모두 뜯어고치는 것이었는데
기존의 표지판은
행선지의 글씨 크기가 작아
잘 보이지 않는다는 문제와
앞서 말한 영어 미표기 문제가 있었기에
이때문에 서울시에서는
2호선 전면 개통 이전 적용을 목표로
심미성과 가독성을 모두 챙기고
30년은 디자인 면에서 밀리지 않을
파격적이고 새로운 느낌의 서체
의 개발을
인터디자인연구소에 의뢰하는데
그게 바로 30년이 넘는 기간동안
많은 부분에서 쓰이고 있는
기존보다 가독성이 좋고
디자인도 좋아졌으며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새로운 서체, 지하철체다
이 서체는 2호선 개통과 함께
새롭게 같이 제작한,
지금까지도 우리가 볼 수 있는
지하철 안내 사인과 같이 쓰였는데
그 과정에서 모든 타는곳 표지판은
해당 타는곳의 노선색을
표기하는 것으로 바뀌었고
문제는 갈아타는 곳을 나타낼만한
색깔이나 마크가 없었다
그래서 새롭게
환승을 나타내는 마크를 만드는데
1983년에 당선된
88 서울올림픽의 휘장인 삼태극에서
영향을 받아
여러가지 색깔의 노선으로
환승할 수 있는 역 이라는 의미의
태극문양 환승마크가 생겨나게 되었다
그렇게 정립된 지하철 안내 사인과
새로운 환승 안내 마크는
3호선과 4호선이 이듬해인
1985년에 전구간 개통하면서
나가는곳은 노란색
갈아타는곳은 태극선표시로
완전히 정착하게 되었고
이를 당시 국철 운영주체였던
철도청에서도 받아들이면서
노란색 나가는곳 표시판과 함께
환승 안내 삼태극이 서울에 정착하게 됐다
참고로 이렇게 정착한 표기는
지방에도 영향을 미쳐서
부산에 2호선이 개통한 이후
그대로 수도권에서 사용하던
삼태극을 가져다 쓴 뒤 정착했고
이는 대구 지하철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삼태극 문양은
우리나라에서 환승을 나타내는 의미로
널리 사용하게 되었다
그렇게 쓰이던 삼태극 환승마크도
사라질 위기에 처했는데
2000년대 들어
점차 늘어나던 외국인 관광객들이
문화재나 박물관이 있는것으로 오인하는 문제와
노선이 열 개가 넘어가는 현대의 지하철 노선에서
알록달록한 환승 마크는 심미성이 떨어지는 문제로 인해
33대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이 시행한
'디자인 서울' 정책과 맞물려
지하철체가 서울남산체로 교체됨과 동시에
최근에는 그냥 굵은 원으로
표기하는 경우로 많이 바뀌었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지하철 노선도에서
환승을 나타내는 의미로
삼태극 환승마크를
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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