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평범하게 두지 않을거라 굳게 마음을 다지고
테이블에 앉아 태평하게 이래저래
특별한 삶은 뭘까? 생각하던 나는
곧 천재지변과 같은 삶의 이벤트를 맞이 하게 되었다.
하.. 이것 참 ..
삶이 내게 물어온다 죽을래? 살래?
주식.
그렇다 그것이 시작일테지
모든 사람이 나만 빼고 미장으로 달려가
엔비디아로 인생 잿팟을 터트리는 가운데
내 남편은 전생에 다하지 못한 애국이라도 하고자 했는지
그렇게 국장만..국장만..
벌써 이때부터 참으로 대인배답다
본인의 귀신같은 감으로 말미암아 파란 깃발일까 빨간 깃발일까로
잿팟을 터트리고자
부지런히 노력했다
밤낮으로 노력했지
부던히도 열심히 하셨고
사실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ELW와 선물의 차이는 뭔지,
주식을 했는데 주식은 어디가고 돈만 날라가는
마법같은 일이 일어나게 되었는지도.
어쨌든 내돈이 내돈이 아니게 되는 열받는 경험을 하게 되었고
남의 돈까지 내가 갚아야 하는 천하의 쌍쌍바 같은 년놈들이 되었네.
말리지도 못했고
이혼도 못했고
같이 죽지도 못했고
그냥 둘이 똑같은 빚쟁이만 남게 되었다.
(저기요 저는 하지말라고 했거든요)
터지는 속을 끌어안고
그래~ 집 팔면 되지
우리 가족 서로 웬수 되어서 미워하지 말자
그래~ 지도 잘 살아볼려고 그런거잖아
밖으로 돌기를 하나 그동안 속썩이는 것도 없었지
술 담배도 안하고
그 돈 아껴서 애들 까까 사주는 사람인데
사람이 살다보면 실수할 수도 있지 뭐... 는 개뿔
애들 졸졸이 앉혀놓고
우리 작은 집으로 갈 수도 있어
살다보면 집이 망할 수도 있는거야~
아빠가 잘해보려고 그런건데 잘 안됐어 미안하다
그래도 그동안 아빠가 너희들한테 최선을 다했잖아
그러니까 우리 아빠 너무 원망하지말자
아무렇지 않은것 처럼 웃으면서 말했지만
가슴이 뻥 뚫려 스산한 바람이 지나간다는 느낌이 어떤건지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애써 단도리 해가며 보석같은 애들 눈에 눈물 나게 될까봐
내 눈에 피눈물 흘려가며 사정사정하고 이리뛰고 저리뛰고
전쟁같은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평범이요? 그거 어떡게 하는 건데요?
정말 정말 그 날로 되돌아가서
집 담보대출에 손 떨며 도장 찍어주던
나 자신을 니킥으로 날려버리고 싶었다
정말 아무일도 없던 그 날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 즈음 남편은 낚시를 다녔다
그냥 있으면 머리가 터질 것 같으니까 바다로 갔다
나도 따라갔다
혹시라도 집에 안 올까봐 못 올까봐 걱정이 되니까.
나도 참 지 팔자 지가 꼰다더니
그렇게 사고를 쳐놔도 또 죽을까봐 걱정은 되더라
부부가 뭔지 안쓰럽고 불쌍했다
와중에 뭐든지 시작하면 열심히 하는 습관은 남아서
고기도 심지어 잘 잡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리스펙. 피싱맨.
진작 낚시를 보낼걸 그러면 고기를 절단 냈을텐데.
집안을 절단 낼게 아니라..
나름 수영도 좀 배운 나는 혹시라도 남편이
나쁜 마음 먹으면 건지려고 따라나섰지만
가서 바다도 보고 하늘도 보고 노을도 보고
고기 얻어먹으러 오는 고양이도 보고 하면서
그렇게 다 끌어안았다
다독이고 위로했다
남편도 나도 내 가정도 안망가지게.
그렇게 잘 헤쳐가고 있는 줄 알았는데 하나는 빠그라 졌더라.
내가 암이란다.
남들도 그렇게 많이 걸리는 착한 암.
암중에 그나마 다행이라는 암.
내 암은 특별히 걱정할 것 없는 갑상선 암.
하지만 나는 그냥 죽을것 같이 무서운 갑상선 암이었다
- 선택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