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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끝자락에서
gamill80511
댓글 3

외로우냐고 묻지 마라.
다 떨쳐버린 앙상한 가지에게

누굴 기다리냐 고 묻지 마라.
혼자 서 있는 허수아비에게

그 무엇도
위로가 되지 않은 질문 일 뿐
낡고 서글픈 추억 만으로
한 세월 견뎌 왔느니.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못하나니

푸른 잎새 묵묵히
떨쳐낸 나무에게
잔설이 하얀 게 내려
창밖으로 펼쳐지는 세상은
아름다움으로 물들 것만

자존심을 목숨처럼
삶을 군자처럼

단 하루를 살아도
서로가 믿음과 신뢰로 살아야 하거늘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고
오늘의 적이
내일의 아군이 되어 버린 세상

씹다 버린 껌보다 못한
사랑에 목숨 걸고
한 세월 사랑 타령 하지만
님이 남이 되고
남이 님이 되어가는 세상

진실도 믿음도
자존심과 신뢰감도
헌신짝처럼 버리는 세상
너와 나는 오늘도 다 떨쳐낸
앙상한 장승처럼 서 있는

마른 나뭇가지 일 뿐

그러나
마른나무는 말하지
다 떨쳐 버린 시린 가슴 일 때
다시 봄을 맞이 할 수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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