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박아름 기자] 오랫동안 곁에 있을 줄 알았던 서른 명에 가까운 유명 스타들이 2024년 예고도 없이 대중의 곁을 떠났다. TV나 영화, 무대, 노래로 대중을 울리고 웃겼던 스타들이지만 이젠 하늘의 별이 되어버린 이들. 수많은 업적과 영광을 남기고 떠난 이들을 다시 떠올리며 추억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올해 가장 먼저 세상과 작별한 이는 가수 정선연이었다. 1973년생 가수 정선연은 1월 28일 오후 8시20분 구리 한양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지병으로 사망했다. 1990년 대구출신 락밴드 사계로 데뷔한 정선연은 1991년 넥스트 기타리스트 김세황과 함께 밴드 다운타운 보컬로 활동한 뒤 솔로로 변신해 '어머님은 내 며느리', '고독', '울지 않는 새' 등 다수 드라마 주제곡을 가창하며 시청자들과 음악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고(故) 정선연을 시작으로 연예계에서는 2월 유독 많은 이들을 떠나보냈다. 먼저 홍정욱 전 의원의 아버지이자 원로 영화 배우 남궁원은 2월 5일 서울아산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영화 '그 밤이 다시오면'(1959)으로 데뷔한 후 영화 '자매의 화원'(1959), '빨간 마후라'(1964), '화녀'(1971), '피막'(1980)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던 남궁권은 2016년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했으며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 한국영화배우협회 회장 등을 지냈다.
가수 방실이는 2007년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오랜 투병 생활을 이어간 끝에 2월 20일 오전 인천 강화에 위치한 한 요양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61세. 앞서 방실이는 투병 생활 중에도 방송 활동 등으로 꾸준히 재활 의지를 보여주며 동료 연예인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았기에 그의 비보는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프로듀서 신사동호랭이의 비보는 2월 23일 소속사를 통해 전해졌다. 소속사 측은 이날 "너무 비통하고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되어 참담한 심정"이라며 "갑작스러운 비보에 누구보다 슬픔에 빠졌을 유가족 분들을 위해 억측이나 추측성 보도는 자제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당시 신사동호랭이가 애정을 갖고 프로듀싱한 그룹 트라이비가 컴백 활동을 시작한 시기였기에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트라이비는 비통함 속에 신사동호랭이의 유지를 받들어 새 앨범 'Diamond' 방송 활동을 그대로 진행했다.
그 뒤로도 매 달 부고가 이어졌다. 원로 배우 오현경은 3월 1일 오전 9시 11분께 경기도 김포의 한 요양원에서 눈을 감았다. 향년 88세. 생전 식도암, 위암 등으로도 투병 생활을 했던 오현경은 지난해 8월 뇌출혈로 쓰러진 뒤 6개월 넘게 투병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딸인 배우 오지혜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오늘 아침에 아버지가 떠나셨어요. 작년 여름에 쓰러지신 후 줄곧 누워계시다가 고통 없이 편히 가셨어요. 제 아버지이자 배우 오현경의 마지막 길에 계신 자리에서 손 한 번 흔들어 주세요”라고 직접 비보를 전했다.
원로배우 남일우는 3월 31일 새벽 아내인 배우 김용림, 아들인 배우 남성진, 며느리인 배우 김지영 등을 남겨두고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5세. 김용림은 올해 초 방송된 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를 통해 "내가 촬영하러 간 사이 남편이 넘어졌다. 수술하고 병원에 석 달 입원했다"며 남일우의 고관절 부상을 털어놓았다. 다행히 수술 후 건강이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노환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남겼다.
엠넷 '슈퍼스타K' 시즌2 출신 가수 박보람은 30세의 나이에 4월 11일 밤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 많은 이들에 충격을 선사했다. 박보람 소속사 측은 다음 날인 4월 12일 "비통하고 가슴 아픈 소식을 전하게 됐다. 4월 11일 늦은 밤 박보람이 갑작스럽게 우리의 곁을 떠났다"고 밝혔다. 박보람은 지인의 자택에서 술을 마시다 화장실에 간 뒤 쓰러져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오후 11시 17분께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당시 박보람은 데뷔 10주년 기념 앨범을 준비중이었기 때문에 안타까움이 배가 됐다. 고인의 사인을 놓고 의문점이 해소되지 않아 부검을 실시한 결과 급성알코올중독 가능성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임영웅 극단 산울림 대표는 5월 4일 서울대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임영웅 대표는 1955년 연극 '사육신' 연출로 연극계에 데뷔해 50여년간 100여편 이상의 작품을 제작하고 연출했다. 임영웅 대표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문화예술 공로자에게 주는 최고 훈장인 금관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배우 겸 가수 남석훈은 5월 7일 하와이에서 별세했다. 배우 한지일은 5월 12일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같은 비보를 알렸다. 한지일은 생전 남석훈의 사진 여러 장을 게재하며 "60년대 70년대 톱 미남배우 남석훈(85) 선배님께서 지난 5월 7일 하와이에서 소천하셨습니다. 60년-70년대 홍콩진출 1호 영화배우,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로도 잘 알려진 톱스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며 애도를 표했다.
'눈물 젖은 두만강', '마의 계단', '엄마기생', '젊은 여인들', '두 여자의 집', '아제아제 바라아제', '그 섬에 가고 싶다', '할렐루야' 등에 출연한 원로배우 조학자는 지난 6월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이 같은 사실은 7월 31일이 되어서야 뒤늦게 알려지게 됐다.
JTBC '팬텀싱어2'에 출연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조민웅은 지난 6월 29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37세. 그의 사망 소식은 7월 7일이 되어서야 뒤늦게 전해졌다. 사인은 심장마비. '팬텀싱어2' 출연 후 김동현, 안세권과 트리오를 결성해 팬들과 만났던 조민웅은 지난 6월 KBS 1TV '열린음악회'에도 출연한 바 있어 그의 갑작스러운 비보는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겼다.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 '사랑은 나비인가봐' 등 다수의 히트곡을 남긴 가수 현철은 7월 15일 밤 서울 광진구 소재 혜민병원에서 투병 중 사망했다. 향년 81세. 설운도, 송대관, 태진아와 함께 '트로트 4대 천왕'으로 불리기도 했던 현철은 2018년 방송된 KBS 1TV '가요무대'에서 건강 이상의 징조를 보인 이후 활동을 중단했다. 현철은 경추 디스크를 다쳐 수술을 받은 뒤 신경 손상 등으로 오랫동안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양희은 히트곡 '아침이슬' 작곡가이자 가수, 공연연출가이기도 했던 김민기는 7월 21일 지병인 위암 증세가 악화돼 세상을 떠났다. 향년 73세. 김민기는 1991년 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개관해 故 김광석을 비롯해 윤도현, 정재일 등 뮤지션은 물론 설경구, 황정민, 김윤석, 장현성, 조승우 등 노래로 하는 배우들을 배출해낸 문화의 산실로, 그의 부고에 많은 이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평소 지병이 있었던 개그맨 장두석은 7월 22일 사망했다. 향년 66세. 장두석은 1980년 TBC 제2회 개그콘테스트로 데뷔해 '유머 1번지', '쇼 비디오 자키' 등에 출연하며 당대 최고의 개그맨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아르바이트 백과', '부채도사', '시커먼스' 등 다양한 코너에서 활약하며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가수 우연이의 전 남편인 그룹사운드 키퍼스 리더 강정락은 8월 13일 별세했다. 향년 79세. 우연이는 2022년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해 "아이의 아빠니까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다"며 폐렴으로 죽을 고비를 넘긴 전 남편 강정락에게 생활비를 지원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연이는 아들과 함께 상주에 이름을 올렸다.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와 '허준', 인기 시트콤 '순풍산부인과' 등에 출연했던 배우 오승명은 8월 25일 새벽 6시께 노환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향년 78세.
악동클럽 출신 이태근의 사망 비보는 지난 9월 5일 보도됐다. 향년 41세. 3년 전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 접종 후 중태에 빠져 장기간 입원 치료를 받아 온 이태근은 9월 4일 가족들을 남겨두고 끝내 홀로 눈을 감았다.
배우 박지아는 9월 30일 오전 2시 50분 뇌경색 투병 중 향년 5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소속사 측은 이같은 비보를 전하며 "마지막까지 연기를 사랑했던 고인의 열정을 영원히 기억하겠다. 다시 한번 고인의 가시는 길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박지아는 2023년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문동은(송혜교 분) 모친 정미희 역을 맡아 뜨거운 화제를 모으며 주목 받았기 때문에 갑작스런 부고는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10월에도 많은 스타들이 떠났다. ‘야인시대’, ‘영웅시대’, ‘서울 1945’ 등 드라마에서 이승만 대통령 역할을 맡았던 원로배우 권성덕은 10월 13일 식도암 투병 중 별세했다. 향년 84세.
SBS 드라마 '쩐의 전쟁'서 미스 조 역할로 이름을 알렸던 배우 김병선도 지병으로 투병 중 10월 24일 눈을 감았다. 향년 37세.
앞서 건강이상설이 돌기도 했던 배우 김수미는 10월 25일 결국 하늘의 별이 됐다. 향년 75세. 김수미는 이날 오전 8시께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이 밝힌 사인은 고혈당 쇼크사다. 당시 비보를 접한 연예계 선후배들의 추모가 이어졌고, 고인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한양대병원 장례식장 홈페이지는 놀란 시민들이 잇따라 접속하면서 데이터 전송량을 초과해 사이트가 마비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故 김수미 별세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갑작스런 비보가 전해져 또 한 번 연예계를 비통함에 빠트렸다. 뮤지컬 무대에도 서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던 배우 송재림은 지난 11월 12일 향년 39세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송재림은 지인에 의해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타살 등 범죄 혐의점이 확인되지 않은데다 현장에서 유서가 발견돼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경찰 조사가 마무리 됐다. 사망 전 송재림 SNS 프로필에는 신변을 정리하려 한 듯 '긴 여행 시작'이라는 짧은 글이 적혀 있어 많은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너무도 갑작스런 비보에 유선, 홍석천, 박호산, 김지우, 안우연, 박하선, 김민교, 이윤지, 길건, 장성규, 솔비 등 연예계 많은 동료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송재림 유작으로 남게 된 영화 ‘폭락: 사업 망한 남자’은 내년 1월 15일 개봉을 확정했다.
구독자 24만명에 달하는 유튜브 채널 '성용'을 통해 팬들과 소통해온 개그맨 성용도 11월 21일 세상을 등졌다. 향년 35세. 이 같은 소식은 채널 쓰리콤보 공식 채널을 통해 전해졌다. 쓰리콤보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야 할 거 같다. 사랑하는 우리 용이가 세상을 떠났다는 슬픈 소식 전해 드린다. 성용을 사랑하시는 모든 구독자 분들 용이가 좋은 곳으로 갈 수 있게 기도해 주시고, 마지막으로 용이에 대한 지나친 억측들은 삼가 주시기 바란다"고 부고를 알렸다. 무엇보다 사망하기 불과 11일 전에도 자신의 채널에 영상을 게재한 성용이었기에 팬들은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비보에 놀란 팬들과 동료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보라! 데보라’, ‘넘버스: 빌딩숲의 감시자들’, ‘고려 거란 전쟁’, ‘손가락만 까딱하면’ 등에 출연한 배우 박민재는 12월 2일 중국 여행을 떠났다가 돌연 심정지로 사망해 많은 이들에 충격을 선사했다. 향년 32세. 소속사 측은 "연기를 사랑하고 늘 자신에게 최선이었던 아름다운 연기자, 배우 박민재가 하늘나라로 가게 됐다"며 "박민재 배우에게 쏟아주신 애정과 관심 정말 감사드린다. 이젠 그의 연기를 볼 수 없지만 빅타이틀의 배우였던 그를 자랑하며 기억하겠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황주혜 빅타이틀 대표 역시 이날 SNS를 통해 "중국 제패하겠다며 한 달간의 여행을 다녀오겠다던 녀석이 아주 긴 여행을 떠나게 됐다. 너무도 황망하게, 너무도 어이없게"라며 "아직도 우린 해야 할 말도, 해야 할 일도 헤아릴 수 없거늘.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의 대표여서 감사했고, 또 미안하다. 배우 박민재. 이 다섯 글자 꼭 잊지 않겠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즐거워야 할 연말, 일본에서도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영화 '러브레터'로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54세 일본 배우 겸 가수 나카야마 미호가 12월 6일 정오 무렵 도쿄 시부야구 자택 욕실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돼 한일 팬들에게 충격을 안긴 것. 무엇보다 나카야마 미호가 이날 오후 일본 오사카에서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앞두고 있었던 만큼 갑작스런 사망 원인에 많은 관심이 집중됐는데 소속사 측은 "사인은 입욕 중 일어난 불의의 사고에 의한 것으로 판명했다"고 발표했고, 일각에서는 열 쇼크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슬픈 소식은 계속됐다. 2022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던 기상캐스터 오요안나가 지난 9월 사망했단 사실이 12월 10일 뒤늦게 알려진 것. 향년 28세. 정확한 사인과 사망 시기는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오요안나가 지난 9월 9일 자신의 SNS을 통해 “이번 주 제가 얼굴 부상으로 인해 ‘930 MBC 뉴스’ 날씨가 불가능하다”며 ‘앞으로 넘어져서 치아가 깨졌다’, ‘안면부 다른 부위 골절’ 등이 적혀있는 진단서를 공개한 것을 끝으로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아 팬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박아름 jamie@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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