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뉴진스가 하이브에게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대표이사직에 복귀시켜달라고 한 주장이 사실상 무산됐다.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평행선을 달리는 민희진과 하이브의 법정공방이 2차전에 돌입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등 가처분의 심문기일을 오는 11일 오전으로 지정했다. 이번 심문은 ‘민희진-하이브 사태’ 이후 법원에서 진행되는 두 번째 심문이다.
민 전 대표 측은 지난달 13일 서울중앙지법에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소집 및 어도어 사내이사 재선임을 위한 가처분’을 신청한 바 있다. 민 전 대표는 자신에 대한 대표직 해임은 하이브와 맺은 주주간계약에 위반되는 것이고, 법원의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결정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 전 대표의 어도어 사내이사 임기 3년은 11월 2일 만료된다.
반면 하이브는 민 전 대표의 해임은 주주간계약과 무관하다고 맞섰고, 하이브와 민 전 대표가 체결한 주주간계약은 이미 해지됐다고 주장했다.
법원의 판단에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해당 재판부는 지난 5월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을 인용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민희진이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던 것은 분명하다고 판단된다”면서도 “모색의 단계를 넘어 구체적인 실행행위까지 나아갔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어도어에 대한 배임행위가 된다고 하기는 어렵다”며 민 전 대표의 해임에 제동을 걸었다.
앞서 어도어 이사회는 지난 8월 27일 민 전 대표를 해임하고, 김주영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이후 어도어는 민 전 대표가 사내이사직을 유지함은 물론 뉴진스 프로듀싱 업무를 그대로 맡는다고 밝혔지만 민 전 대표는 부당한 계약이라며 반발했다.
여기에 뉴진스 멤버들이 지난달 11일 긴급 라이브 방송을 켜고 민 전 대표를 25일까지 복귀시켜달라고 요구하는 등 하이브에 대한 ‘작심 비판’을 하며 갈등이 극에 달했다.
어도어는 민 전 대표에게 프로듀싱 및 사내 이사직을 제안했으나 대표이사직 복귀 요구에 대해서는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민 전 대표는 “‘절충안 제시’라는 표현은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대표직 복귀를 거듭 요구했다.
민 전 대표는 지난달 27일 현대카드 주최로 열린 ‘다빈치 모텔’ 강연에서 “내가 (싸움에서) 이길 것이다. 죄가 없기 때문”이라며 “내가 회사(어도어)를 나간다고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나와 결을 같이 하는 우리 (뉴진스) 멤버들도 억울할 것이다. 한 번도 회사를 나간다고 한 적이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뉴진스 팬들 역시 민 전 대표를 지지하고 있다. 뉴진스 팬들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대표직 복귀를 촉구하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김주영 현 어도어 대표를 업무상 배임으로 고발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입장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민 전 대표와 하이브에 뉴진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 역시 커지고 있다.
민 전 대표는 현 사태로 인해 기획했던 뉴진스의 깜짝 팬미팅과 다음 음반 작업이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뉴진스가 지난달 25일을 최종기한으로 선포한 이유가 전속계약 해지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필요에 의해 상호 간 법적 다툼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상당히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소속 가수가 뉴진스뿐인 어도어의 지난해 매출은 1103억원에 달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뉴진스 측의 승소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단순 계산으로도 5000억원에 달하는 위약금 지급이 관건일 것이란 전망이다.jayee212@sportsseoul.com
정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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