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유치원 교사가 아이들을 학대한 것도 모자라 피해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지 못하도록 협박까지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MBC '실화탐사대'는 피해 아동의 학부모들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내용에 따르면 대구 달서구의 한 유치원에서 6년간 근무한 교사 A씨는 훈육을 잘하기로 소문났으나, 사실은 '폭력'을 일삼고 있었다.
학부모 B씨는 아이와 대화하던 중 교사 A씨의 폭행 사실을 알게 됐는데, 유치원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A씨가 아이들의 명치를 때리거나 목을 조르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당초 A씨는 "배를 때리는 척만 하고 주의를 줬다"고 말했으나, CCTV 증거가 드러나자 "아이들로부터 다른 선생님에게 혼나고 왔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안 좋았다. 그래서 저한테만 혼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황당한 변명을 내놨다.
또 A씨로부터 피해를 입은 아동은 "삶이 힘들다. 유치원 가는 거랑 밥 먹는 거랑 모두 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A씨로부터 학대를 당한 아이들은 그간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고 한다. A씨가 아이들을 때리면서 부모에게 말하지 말라며 입단속을 했기 때문이다.
학부모 C씨는 "아이가 말하길 선생님이 그런 얘기를 했다고 하더라. '너희 집에 나만 볼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는 안 보이는 카메라가 있다. 그래서 그 카메라로 널 보고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이렇게. 그러니까 아이가 집에 와서도 카메라를 계속 찾고 카메라를 싫어했다"고 말했다
A씨의 반을 졸업한 아이의 학부모 D씨도 "아이에게 '왜 그때 엄마한테 얘기 안 했어?'라고 하니까 '엄마 기절할까 봐' 이러더라"며 속상해했다.
이에 대해 유치원 원장은 "상상도 못 했다"며 A씨의 학대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A씨의 교실이 원장실과 큰 창을 두고 마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치원 측이 학대 정황이 담긴 CCTV 영상 일부를 삭제한 탓에 학부모들의 분노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해당 유치원 원장의 경우 관련법상 원장 자격을 갖추지 않은 인물이었으며, 타인의 명의를 빌려 유치원을 운영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재환 기자 rehwa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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