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사망사고를 내고 도주한 운전자를 추적하고 있다.
25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3시11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 한 도로에서 신원 미상의 운전자가 몰던 마세라티 승용차가 앞서 달리던 오토바이를 뒤에서 들이받고 그대로 도주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 A씨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뒷좌석에 타고 있던 B씨는 숨졌다. 사고 당시 상황이 담긴 인근 상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질주하던 흰색 마세라티가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는다. 이 충격으로 오토바이는 100m 가량을 날아갔고, 탑승자 2명은 도로에 추락했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새벽까지 배달 일을 한 뒤 여자친구와 함께 퇴근하는 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를 목격한 C씨는 MBC에 “도주한 차량이 감속하지 않았다”며 “배기음 소리가 더 커지면서 도주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 D씨는 “(오토바이 운전자가) 고개를 들고 ‘내 여자친구는 죽었어요?’라고 물었다”고 전했다.
오토바이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심하게 부서졌지만 가해 차량인 마세라티는 구호 조치 없이 달아났고, 운전자는 사고 현장에서 500m 떨어진 곳에 차량을 버리고 도주했다.
경찰의 번호판 조회 결과 사고 차량은 서울의 한 법인 소유였다. 다만 해당 차량 보험자로 등록된 인물과 연락이 닿지 않아 사고를 낸 운전자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CCTV를 확인한 결과 마세라티의 브레이크등은 점등되지 않았고, 법인 차량이지만 연두색 대신 흰색 번호판을 단 마세라티에서는 탑승자 2명이 내리는 모습도 찍혔다.
이 차량은 사고 직전 광주 서구 상무지구 일대에서 또 다른 법인 명의 벤츠 승용차와 함께 질주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경찰은 뺑소니 운전자를 검거해 음주운전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사고 직전 빠른 속도로 현장을 지나간 벤츠 차량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김혜진 매경닷컴 기자(heyjin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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